소수 인종 위한 녹색당 ‘흑진주’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8.10.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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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후보 신시아 매키니 씨

ⓒEPA 연합
   

미국의 겉모습은 양당제이지만 사실 수많은 군소 정당과 대통령 후보가 있다. 그중 녹색당의 흑인 여성 후보 신시아 매키니를 주목하는 시선은 없다.

사실 주목하지 않아도 상관없을지 모른다. 득표력은 별로일 테니까. 하지만 그녀는 참 흥미로운 사람이다. 1986년 주의회에 발을 디디며 정치에 입문한 매키니는 1992년 조지아 주 11선거구에서 당선되어 연방 하원에 입성했다. 2001년에는 9·11 이후 벌어진 전쟁 행동에 책임을 묻기 위해 부시 정권과 기업의 유착 관계를 폭로하려고 했다. 그 때문에 공화당의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2002년 선거에서는 공화당의 치밀한 방해 공작으로 낙선했다. 하지만 2004년 애틀랜타에서 재기했다.

그녀가 관심을 두는 대상은 대부분 사회의 주류가 되지 못하는 이들이다. 여성의 낙태의 권리를 옹호하고 여성과 소수 인종 등의 고용을 확대하며 에이즈 환자를 위한 지원과 동성애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데 힘을 쏟았다. 사형 제도의 폐지, 공적 의료 서비스의 강화, 미국의 교토의정서 비준 요구, 이민자에게 시민권 부여, 군사비 축소, 미군의 이라크 즉시 철군 등 미국 사회의 논쟁거리에 항상 진보적인 입장을 취해온 사람이다. 그녀는 지난 2007년, 연방 하원의원에서 물러난 뒤 녹색당에 들어갔다. 다양성과 소수 인종 인권 옹호를 위해서 녹색당만이 내놓을 수 있는 후보에 막점된 것이다. 미국 정치의 힘은 의외로 이런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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