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 조심하고 짠 음식 멀리 하라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09.03.03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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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다공증, 넘어지지 않는 것이 최선…흡연·음주도 금물

▲ 환자가 골밀도 검사를 받는 모습.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은 표준 골밀도 검사법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제공
골다공증 약물 치료에는 일반적으로 칼슘과 비타민D제를 함께 사용한다. 칼슘은 하루 1천~1천2백mg, 비타민D는 하루 4백~5백IU(국제 단위)를 권장한다. 1IU는 4만분의 1g 정도이다. 

골 흡수 억제제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은 비스포스네이트(bisphosphonate)제이다. 파골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그 수를 줄임으로써 뼈의 파괴를 막는 역할을 한다. 알렌드로네이트(alendronate), 리세드로네이트(risedronate), 이반드로네이트(ibandronate), 졸레드로네이트(zoledronate) 등이 이 계통의 약제이다.

여성호르몬제는 골절 감소에 효과를 보이지만 혈전증이나 유방암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주의해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이런 단점을 보완한 약이 출시되고 있다. 척추 골절 예방 효과와 함께 유방암 발생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뼈 흡수를 막는 것과는 달리 뼈 형성에 도움이 되는 치료제인 부갑상선호르몬제는 골 조직 증가에 효과가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주사로 투여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뼈 형성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뼈 흡수를 억제하는 골다공증 치료제가 나오고 있다. 골다공증 환자는 무엇보다 골절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끄러운 바닥을 걸을 때는 조심하고, 어두운 곳은 꼭 불을 켜거나 앞이 잘 보이지 않으면 시력을 교정해서라도 넘어지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예상치 않은 사고를 피하기 위해 주변의 전선 코드나 카펫 등도 잘 정리해두는 것이 좋다.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에 운동은 큰 효과를 주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운동은 골질을 좋게 만들어 뼈를 튼튼하게 한다. 또, 평형감각 유지에 좋은 영향을 주므로 환자가 넘어져서 사고를 당할 가능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즉, 골절 예방에 운동은 필수적이므로 폐경기 여성이라도 1주일에 3번 이상 규칙적으로 해야 한다.

여성호르몬제는 유방암 일으킬 위험 있어 주의해야

▲ 정상인의 뼈(맨 위)와 골다공증 환자의 뼈. 아래 사진에서 일부 골절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화살표).
골다공증 환자에게 골절이 생기면 통증 외에도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 골절의 경우 키가 줄어들고 허리가 휠 수 있으며, 흉추 골절의 경우에는 폐활량이 감소할 수 있다. 고관절(대퇴골) 골절은 대부분 입원해 수술을 받아야 하며 오랫동안 누워 있어야 하므로 심부정맥혈전증 및 폐색전증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따라서 골절 부위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뼈에 생체 재료인 시멘트를 주입하는 골 시멘트술을 골다공증 치료법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골 시멘트술은 척추 골절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것으로 척추제(vertebral body)에 골 시멘트를 주입해서 골절된 부위를 굳게 하는 효과를 낸다. 골 시멘트는 굳으면서 열을 발생시켜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를 낸다.

그러나 골 시멘트가 척수로 새어 들어가 엉뚱한 질환을 유발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먼저 풍선을 넣고 그 속에 골 시멘트를 주입하는 방법도 고안되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골 시멘트로 굳어진 척추가 위아래에 있는 정상 척추를 압박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 골절된 부위는 견고해졌지만 다른 부실한 뼈에 압력을 가하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런 단점 때문에 지금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잘 사용하지 않는 치료법이다.

골다공증이 생기기 전이라면 예방에 신경을 써야 한다.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피해야 하며 유산소 운동으로 적절한 골량을 유지해야 한다. 짠 음식은 염분과 함께 칼슘을 소실시키므로 멀리해야 하며 되도록 햇빛을 많이 쪼여 비타민D를 합성하도록 해야 한다. 우유, 치즈, 표고버섯 등 칼슘이 함유된 식품을 섭취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특이한 증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중증에 이르러서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의 최선의 예방은 정기적으로 골밀도를 검사하는 것이다. 골밀도 측정에는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eXA)과 정량 전산화단층촬영법(QCT) 등이 사용된다. QCT는 골다공증이 잘 생기는 요추, 팔뚝, 정강이뼈를 주로 측정하는데 3차원 이미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골밀도를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검사 결과는 젊은 정상인과 비교해 ‘T수치’로 나타나는데, 국제보건기구(WHO) 기준에 의하면 T수치가 -1.0 표준편차에서 -2.5 표준편차 사이이면 골감소증, -2.5 표준편차 이상이면 골다공증으로 정의하고 있다.

 


▲ 골다공증에 좋은 식품인 우유와 멸치. ⓒ시사저널 우태윤
“20~30년 전만 해도 골다공증이라는 말조차 없었다. 그러니 요즘처럼 뼈에 좋다는 식이요법을 알 수 있었겠는가. 우유나 멸치 등 칼슘이 함유된 식품을 많이 섭취했다면 지금처럼 고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편식에다 운동까지 게을리 했던 나 자신이 후회스럽다.” 15년째 골다공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김수진씨(67ㆍ여ㆍ가명)는 다시 건강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뼈 건강부터 챙기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실 김씨는 50대 초반까지만 해도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특히 뼈에 적신호가 켜질 것이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다.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버스로 한 정거장 떨어진 거리라도 꼭 차를 타고 이동할 정도였다.

그녀는 “어느 날 걸레질을 하는데 손목이 아팠다. 처음에는 집안일을 무리하게 해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런데 점차 힘이 없어지더니 행주조차 짤 수 없을 정도로 심해졌다. 동네 의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보니 염증이 생겼다고 했다. 주사를 맞으면 된다고 해서 주사를 맞았고, 통증도 사라졌다”라며 15년 전의 일을 생생하게 설명했다.

그러나 통증 완화는 그때뿐이었다. 단독주택에 사는 김씨는 옥상에 상추를 키우고 있었다. 평소대로 상추를 돌보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려다 무릎 관절에 통증을 느꼈다. 김씨는 “옥상에도 못 올라갈 정도로 무릎관절이 아팠다. 또 가벼운 것도 들지 못할 정도로 손목에 힘도 없어졌다. 덜컥 겁이 나서 연세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골밀도와 혈액을 검사한 후,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인한 골다공증이라는 판정을 받았다. 이후 10여 년 동안 골 흡수를 막는 약물요법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는 “골다공증을 완치하지는 못한다고 들었다. 다만, 골 흡수를 늦추는 약을 먹으면 일상생활은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로 옛날처럼 생활에 큰 지장을 받지는 않는다. 그래도 날씨가 춥거나 여름철이라도 냉방이 잘된 실내에 있으면 손목이 결리는 느낌을 받는다”라고 전했다.

땀 흘리는 것이 싫어 운동을 피했지만 골다공증에 걸린 이후로는 매일 2시간씩 걷는다. 김씨는 “운동을 한다고 해서 골다공증을 치료할 수는 없지만 골질(骨質)이 더 나빠지는 것을 지연시킬 수 있다. 그래서 집 근처 산책로를 매일 2시간씩 걷고 있다. 그러나 무리한 동작이나 운동은 피한다. 자칫 골절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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