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후원에도 ‘큰’ 인물들
  • 감명국·김회권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09.04.0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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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급 정치인의 관록과 금력이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한나라당의 또 한 명의 대권 주자로 알려져 있는 정몽준 최고위원은 최창근 고려아연㈜ 부회장과 사촌동생인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두 사람에게서만 각각 5백만원씩을 기부받은 것이 전부이다. 개혁 소장파의 리더격인 원희룡 전 최고위원 역시 11명의 후원자로부터 총 5천4백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원의원의 후원자 그룹은 강대혁 KOREA HDD㈜ 대표이사, 소진평 국제기업 대표이사, 김명준 태경마루종합건축사무소 대표이사 등 비교적 젊은 CEO들로 구성되었다.

김형오 국회의장은 20명의 후원자로부터 총 9천8백50만원을 받아, 1억원에 조금 못 미쳤다. 부산에서만 5선의 관록을 자랑하는 그의 후원자 역시 대부분이 부산·경남 지역의 기업인들이었다. 이근철 ㈜삼정 회장, 김영섭 경신공영㈜ 대표이사, 전정도 성진지오텍㈜ 대표이사, 성영진 ㈜태종 대표, 부지현 ㈜제일선제 대표이사 등이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5명의 후원자로부터 총 2천5백만원을 받는 데 그쳤다. 인사들의 면면 역시 평범한 회사원과 자영업자들이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8천1백70만원을 받아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9등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 정태순 ㈜장금상선 등 중견 기업인들이 후원자 명단에 올라 있다.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이 지역구이지만 후원자의 대부분이 서울과 경기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5천9백만원을 받은 박병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의 후원자들은 대부분 직업란에 ‘고교 선배’ ‘고교 동기’ 등의 인연을 기재해 눈길을 끈다. ‘고교 선배’로는 전영채 삼부토건㈜ 사외이사, ‘고교 동기’로는 김진태 유성사 전무, ‘고교 후배’로는 심재필 법무법인 대전제일 변호사가 이름을 올렸다.

관록의 정치인답게 박지원 의원은 17명의 후원자로부터 총 8천4백만원을 받았다. 특히 총선 전(3천8백만원)보다 총선 이후에 더 많은 후원금(4천6백만원)을 모은 것이 눈길을 끈다. 후원자들은 광주와 목포 등 지역 인사들과 서울 인맥이 중심이다. 권이담 전북과학대학장, 윤대중 전 경원산업㈜ 사장, 김정인 대륙종합건설 이사 등이 지역에서 후원했다. 서울 인맥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고기채 전 경희대 교수, 문익수 고려대 교수 등 학계 인사와 이건수 동아일렉콤 대표이사, 나영돈 ㈜서현개발 사장 등 기업인의 지원이 잇따랐다.

박주선 민주당 최고위원의 후원자 17명 중 대다수는 자신의 직업을 ‘사업가’로 기재했다. 남재현 ㈜크리버코리아 대표이사, 이장섭 ㈜동원철강 대표 이사 등이 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율사 출신답게 법무법인 동인의 정충수 대표 변호사, 법무법인 조은의 유재만 변호사 등 법조인도 있었다. 박병석 의원을 후원했던 전영채 ㈜삼부토건 사외이사는 박주선 의원을 비롯해 심대평·이인제·이진삼 의원 등 다섯 명에게 무려 총 2천5백만원의 후원금을 내 눈길을 끌었다.

지난번 조사에서 정동희 프라임 상무이사, 염은선 파크로드 대표이사, 이경옥 ㈜ 피트건설 대표이사 등 세 명만이 고액 후원자 명단에 올랐던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총선 이후에도 문보상 ㈜건우스페이스 사장을 포함해 세 명이 추가되었을 뿐이었다. 김효석 민주당 의원도 서종한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담양군지부장, 안준태 중앙건설 사장 등 세 명만이 고액 후원자로 기록되어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지난 조사와 마찬가지로 고액 후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심대평 자유선진당 대표를 후원한 사람 가운데는 성하현 한화국토개발 부회장, 최창걸 영풍정밀 대표이사, 박성래 동익건설 회장 등 이름난 기업인이 포함되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7명의 고액후원자에게 3천4백만원을 받았는데, 남승우 풀무원 대표,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 조동성 서울대 교수, 김형진 변호사 등 지인들이 주로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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