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도 ‘가속 중’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09.07.21 17:2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모비스, 하이브리드카용 핵심 부품 국산화 성공

ⓒ현대모비스 제공

최근 자동차는 복잡하다. 컴퓨터 시스템이 가미되면서 완성차 메이커만의 기술력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하이브리드는 기존의 자동차보다 더 난해해졌다. 엔진과 모터 양쪽 모두를 동력으로 하고 둘 사이의 유기적인 조절과 제어가 필요하다. 완성차 메이커가 모든 것을 하기란 불가능한 상황이다. 완성차 메이커의 옆에 핵심적인 부품업체가 함께하는 이유이다.

도요타에게는 프리우스의 배터리를 만들어 준 부품업체 ‘덴소’가 있고, 닛산에게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한 부품업체 ‘보쉬’가 있다. 부품업체라고 얕보면 곤란하다. 덴소는 고압연료분사제어방식의 디젤엔진에서 세계 최고로 평가된다. 하이브리드 분야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모터에 전력을 제공하는 PCU(파워콘트롤유니트) 기술과 전지냉각 시스템에서 압도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 대씩 가지고 있다는 도요타의 프리우스에 덴소의 존재는 절대적이다. 보쉬는 2004년부터 하이브리드 태스크포스 팀을 만들어 마이크로(Micro)·마일드(Mild)·스트롱(Strong) 등 세 가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 인력만 2만명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부품업체의 규모화를 이루어낸 대표적인 회사이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인 <오토모티브뉴스>는 매년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의 순위를 발표한다. 지난 2008년 순위를 보면 1위는 닛산의 파트너인 보쉬로 매출액 3백39억 달러(42조8천억원)를 기록했다. 2위는 도요타의 파트너인 덴소로 2백77억 달러(35조원)였다. 순위표의 아래로 눈길을 돌리다 보면 낯익은 이름을 볼 수 있다. 현대모비스이다. 같은 해 88억 달러(11조원)를 기록해 19위를 기록했다.

일본 도요타, 하이브리드 관련 특허 상당수 차지해

이번에 등장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에는 모비스가 만들어낸 부품이 탑재되어 있다. 모비스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구동 모터와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고 공급하는 배터리 등 네 가지 핵심 부품을 개발해 국산화에 성공했다”라고 밝혔다. 모비스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핵심 부품 사업에 진출한 것은 지난해 10월로 얼마 되지 않는다. 일본은 일찌감치 연료전지의 상용화가 늦을 것으로 전망해 하이브리드카에 주력했고, 그 결과 하이브리드와 관련된 특허의 상당수는 도요타의 차지가 되었다. 짧은 기간이지만 모비스가 하이브리드카의 핵심 구동 부품을 국산화했기 때문에 아반떼 하이브리드가 탄생할 수 있었다.

일본은 하이브리드 기술력에서 저만치 도망을 갔다. 일본은 하이브리드카용 섀시까지 개발하고 양산할 정도이다. 간격을 좁히기 위해서는 일단 많은 개발 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현대모비스의 관계자는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카 부품 개발에만 총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현재 60여 명인 하이브리드카 부품 연구개발 등 관련 인원도 2백명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하이브리드와 관련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도 필요하다. 현대모비스와 같은 큰 규모의 부품업체를 중소업체들이 받쳐줘야 한다. 하지만 시장이 없으니 선뜻 발을 디디지 못하는 모양새이다. 한 부품업계의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부품은 자동차 메이커에서 구매해 주어야 하지만 극히 제한적이어서 리스크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