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소비’ 꿈꾸는 공정무역, 통일된 상표와 인증 마크 붙여라
  • 김세원 | 편집위원베트남 ()
  • 승인 2009.09.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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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국제 공정무역 세미나 열려…“소비자 신뢰 얻으려는 적극적 노력 기울일 때” 공감

ⓒ유럽-코리아재단(EKF)

“지난 30년간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으니 이제는 한국의 소비자도 개발도상국의 가난한 생산자를 돕는 공정무역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지난 9월22일, 서울 을지로 4가 국도호텔에서 주한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산하 유럽-코리아재단(EKF)이 주최한 제1회 국제 공정무역 세미나가 열렸다. 공정무역은 개발도상국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그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불공평한 국제 무역 시스템과 관행을 개선하자는 운동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조애너 필립스 국제공정무역인증기구(FLO) 국제상품표기 담당관은 “현재 60여 개국 7백46개 단체에서 생산된 커피, 차, 설탕, 코코아, 솜, 와인 등 6천개 이상의 상품이 공정무역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전세계 무역의 1%를 차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FLO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공정 무역에 의한 상품의 소매 규모는 2003년 5억5천만 유로에서 2008년 28억9천4백만 유로로 급신장했다.

1965년 영국의 비영리단체 옥스팸이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생산된 수공예품을 매장에서 판매하면서 시작된 공정무역 운동은 1980년대 세계공정무역기구(WFTO), 유럽공정무역네트워크(NEWS!) 국제공정무역인증기구(FLO) 등의 단체들이 잇따라 설립되면서 본격화되었다. FLO는 상품별로 품질 기준과 공정거래 기준을 정해서 개도국 생산자조합과 제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상표권자(기업)가 자신들의 원료와 완제품에 공정무역 마크를 표기할 수 있도록  인증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한국은 초기 단계 머물러…관련 상품 표기 제각각

세미나에 참석한 라오스의 수공예업체 카마크래프트의 텝슐린톤 바날라스 대표는 “우리 회사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에 속하는 라오(Rao)와 멍(Hmong) 등 10개 마을 여성들 2백50명이 만든 수공예품을 소비자들에게 구매하게 함으로써 라오스의 빈민 여성들과 그들의 가정을 돕고, 전통 기술도 보존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 세미나에는 아이쿱(icoop) 생협연대, 아름다운 커피, 두레생활협동조합연합, 그루, 한국YMCA, 한국공정무역연합, 기아대책 등의 한국 공정무역과 관련한 단체의 대표들도 참가했다. 지난해 국내의 공정무역 규모는 약 30억원으로 2007년과 비교해 49% 성장했지만, 유럽·미국·일본과는 달리 아직도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 전문 기업 트렌드모니터와 엠브레인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25.8%는 공정 무역에 대해 “전혀 모른다”라고 답했고, 58.1%는 “이름만 들어보았다”라고 말해 이 분야에 대한 인식 부재를 드러냈다. 유럽-코리아재단 지동훈 공동이사장은 “국내에도 공정무역 단체들이 속속 등장해 편의점이나 커피체인점 등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공정무역 상표와 인증 마크가 제각각이어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공정무역 기준에 맞는 통일된 상표와 인증 마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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