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눈을 돌리면 친환경 농산물도 싸게 산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09.12.0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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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 저렴한 생협·생산자 직영 인터넷 쇼핑몰 등 온·오프라인 전문 매장 많아

ⓒ시사저널 박은숙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서 친환경 식품을 구입한다면 초보 주부라 할 수 있다. 조금만 눈을 돌리면 15~20% 정도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친환경 식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친환경 식품이 가장 많이 유통되는 창구로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다. 현재 전국에서 운영되는 생협은 50여 개이다. 생협은 회원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회원에 가입해야 한다. 적게는 3천원에서 많게는 3만원의 가입비와 3만원가량의 출자금을 지불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대다수 생협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판매를 동시에 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지 않다면 자신의 주거 지역과 가까운 위치에 매장이 있는 생협을 확인해 가입하는 것이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온라인 구매는 직접 배달을 해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3일 전에 예약을 해야 하고, 배달을 해주는 지역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또한, 3만원 또는 4만원 이상 구매해야 배달료를 따로 내지 않는다. 

생협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사)한살림이다. 20만 회원을 보유하고 있고, 전국에 100여 개의 매장이 있다. 가입비는 3천원으로 저렴하며, 출자금은 3만원이다.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평균 15~20% 저렴하다. 한살림 조직홍보부 김현경 과장은 홍보비나 유통 거품을 뺐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사)아이쿱생협연대의 경우에는 회원이 아니라도 친환경 식품 구입이 가능하다. 아이쿱에서 별도로 조직을 꾸려 ‘자연드림’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에 60여 개 매장이 있다. 아이쿱 홍보기획팀 송원경씨는 “‘자연드림’은 일반인도 친환경 식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만든 매장이다. 다만, 조합비를 내고 가입한 조합원보다 20% 정도 비싸게 사야 한다”라고 말했다.

생협에 가입하는 것이 다소 번거롭고 부담스럽다면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오픈마켓인 지마켓과 옥션에는 친환경·인증 식품관을 카테고리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우체국쇼핑(mall.epost.go.kr), 신선몰(www.foodeshop.co.kr)도 친환경 식품관을 별도로 마련해두고 있다.

정부에서도 친환경 농산물 온라인 유통의 일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운영하는 농수산물 사이버거래소(www.eatmart.co.kr)에서는 2백여 개의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품목이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명품 농산물’ 카테고리에 들어가면 친환경 농산물을 시중가보다 10~2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자체에서도 사이트를 구축해 친환경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경기사이버장터(kgfarm.co.kr)를 비롯해 강원마트(www.gwmart.co.kr), 경남 안심농(www.ansimnong) 등 10여 개의 사이트가 있다. 다만, 친환경 식품을 별도로 모아놓지 않아 상품별로 일일이 찾아보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식품은 보고 사야 안심이 된다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이런 고객들은 친환경 식품 전문 매장을 이용하면 된다. 초록마을을 비롯해 신시, 이팜, 무공이네 등이 있다. 대다수 전문 매장이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매장을 찾아보기가 쉽지는 않다.

가장 규모가 큰 초록마을의 경우 서울·경기에 100개, 전국적으로 2백20개 매장이 있다. 다루는 품목 수가 2천2백개에 달할 정도로 종류도 다양하다. 정육 제품도 유기 축산,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것만 판매하고 있다. 초록마을 홍보팀 김충현씨는 “김치, 된장, 빵 등 가공식품도 있다. 친환경 인증 원료를 사용해서 만든 것들이다. 지금은 친환경유기가공인증 제도가 없지만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가공식품류에서도 친환경 식품이 주요 원료로 쓰이는 제품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최근에는 농협도 친환경 식품만 유통하는 오프라인 매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울 강남과 잠실 두 곳에서 ‘웰빙하우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농협 농산물 도매분사 이용주 과장은 “세 달 정도 운영해봤는데 아직은 적자이다. 농산물만 다루기 때문에 한 번에 쇼핑을 마칠 수 없다는 불편함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농산물을 찾는 수요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향후 2년 뒤에는 ‘웰빙하우스’가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펴낸 친환경 농산물 구매 가이드북 활용하는 것도 방법

소비자가 생산자와 일대일로 직거래하는 방법도 있다. 생산자가 직접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면 된다. 유통 마진을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에 가격은 조금이라도 더 저렴하겠지만 다루는 품목이 한두 가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 사이트를 알아야 하는 단점이 있다.

정부가 발간한 <대한민국 친환경 농산물 구매 가이드북>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정부가 인정한 6백개의 농축산물 생산 농가의 연락처가 기재되어 있다. 이 책은 농촌정보문화센터(www.cric.re.kr)로 연락해 우편 요금을 지불하고 받아보거나 홈페이지에서 e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의 수요가 매년 20%씩 늘어나면서 살 수 있는 구매 창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농촌정보문화센터 소비촉진팀 김귀영 팀장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구매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김팀장은 “1주일 간격으로 친환경 식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라면 생협에 가입해 방문 배달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반면, 필요할 때 즉시 구입하기를 원한다면 거주지 주변에 있는 전문 매장을 이용하면 된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라면 수시로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반짝 할인하는 품목들을 순간 구매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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