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 자동차에 ‘글로벌 톱 5’ 꿈 싣는다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0.01.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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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완성차 업계의 세계적 위상에 맞는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조직 혁신 활동도 성과

▲ 현대모비스 진천공장의 생산 라인에서 한 여직원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자동차 강국에는 어김없이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부품회사가 있다. 세계 자동차 산업 메카인 미국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델파이가 있다.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유명한 독일에는 세계 2위의 부품업체 보쉬가 있다. 일본에는 덴소라는 세계 3위 부품업체가 있다. 세계 10위 자동차업체 가운데 다섯 곳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일본에는 두 곳이 있다. 그 밖에 독일, 프랑스, 캐나다에 한 곳씩 있다. 자동차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부품업체 확보가 필수이다. 기술 경쟁력이 탁월한 부품업체 없이 완성차 업체가 신차 개발 능력이나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한국은 이제 세계 자동차 5위 생산국이 되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자동차 대량 생산 시대를 연 미국 포드를 제치고 세계 5위 자동차업체로 올라섰다. 완성차업계는 눈부시게 성장했으나 세계 5위 생산국에 걸맞은 부품업체는 아직 없다.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에 대한 기대가 큰 것은 이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 19위에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글로벌 톱 5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성장 전략은 친환경·지능형 자동차 기술이다. 기존 부품 시장에서 세계적인 강자와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미래형 자동차의 핵심 기술을 개발해 미래 부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맞추어 조직·기술·인력을 비롯해 전사적인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혁신을 주도하는 이는 윤치환 현대모비스 경영혁신실장(37)이다. 윤실장은 2007년 현대모비스에 입사해 혁신 활동을 지휘하고 있다. <시사저널>이 지난해 12월16일 국내 100대 기업 임원 5천여 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최연소 임원으로 꼽힌 윤실장은 IBM과 AT커니에서 경영 혁신 컨설팅 업무를 담당했다.

직원 1인당 제안 건수, 도요타 앞서

현대모비스 혁신 활동은 조직 운영·경영 체질·경쟁력 개선 분야에서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다. 생산성 향상 방안이 전세계 현대모비스 생산 공장에서 쏟아지고 있다. 임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한 건수는 지난해 19만2천여 건이나 되었다. 하루 5백30개씩 쌓인 제안 가운데 86%가 채택되었다. 직원 1인당 연간 제안 건수는 19건에 이른다. 개선 제안 활동의 대명사로 알려진 도요타의 1인당 연간 제안 건수(10~15건)보다 많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임직원 제안을 생산 공정에 적용해 3백억원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정석수 현대모비스 부회장은 “생산 현장에서부터 활발한 개선 제안 활동이 자발적으로 진행되는 등 다양한 혁신 활동이 경영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제안 이외에 지난해 연구 개발·생산 혁신·물류 등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 활동으로 성과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연구 개발 과정에서부터 설계 개선·부품 공용화 등을 통해 7백억원, 생산 혁신 활동으로 4백50억원, 물류활동 개선으로 6백50억원을 줄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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