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흑자 경영’ 원년 될까
  • 신명철 | 인스포츠 편집위원 ()
  • 승인 2010.04.06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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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6백만명 시대 맞아 “단 한 구단이라도” 기대…흥행 관리 잘하고 입장료 외 수입 키워야

 

▲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린 지난해 10월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는 현장에서 판매하는 입장권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프로야구가 출범한 지 30년 가까이 지냈다. 그동안 국내 프로야구단들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까.

프로스포츠 팀의 수입은 크게 보아 입장 수입과 방송 중계권료 등을 포함한 마케팅 수입으로 나뉜다. 마케팅 수입은 방송 중계권료 수입과 일반 마케팅 수입으로 다시 나눌 수 있다. 이 경우 세 가지 수입원은 균형을 이루어야 이상적이다. 물론 이는 프로스포츠 천국인 미국의 예이다. 국내 프로스포츠는 아직까지도 입장 수입에 절대적으로 기대는 구조이다. 이런 가운데 올 시즌 KBO가 여덟 개 구단의 목표치를 취합해 내건 6백50만 관중 동원 계획은, 국내 프로스포츠의 선두 주자인 프로야구에서 단 하나의 구단이라도 흑자로 돌아설 수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먼저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불붙기 시작한 순위 경쟁 그리고 지난해 6백만명에 육박하며 흥행에 성공한 여세 등을 고려할 때 6백50만명 목표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꽤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6백50만명이면 경기당 평균 1만2천명 이상을 모아야 하는 만만치 않은 목표이다. 한·일 월드컵으로 흥행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던 2002년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관중은 4천8백25명이었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야구는 연간 어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을까. 지난해 프로야구는 5백92만5천2백85명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았다. 입장료 수입은 3백38억2천1백25만1천6백원이었다. 이 가운데 운동장 사용료 19억5천4백5만5백85원을 빼면 3백20억원 정도를 남겼다. 지난해 관중 1인당 입장료 5천7백원을 기준으로 올해 6백50만명을 동원하면 3백70억원의 입장료 수입이 발생한다. 운동장 사용료 20억원 정도를 빼면 3백50억원 정도가 된다. 올해는 구단별로 입장료를 10% 정도 인상했다. 구단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입장료 수입으로 40억~50억원 정도를 챙길 수 있을 전망이다. 

국내 프로야구단은 1년에 2백억원가량을 쓴다. 최소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는 넥센은 1백50억원 정도를 쓰는 것으로 짐작된다. 넥센을 기준으로 올해 6백50만명을 동원한다고 해도 100억원 정도 적자이다. 입장료 수입 외 수입으로 적자 폭을 줄여 나가야 한다. 

대행사가 있지만 방송 중계권 계약을 포함해 8개 구단 공동의 마케팅을 하는 KBOP는 지난해 1백80억원의 매출을 올려 필요 경비를 빼고 1백50억원을 여덟 개 구단에 나누어 지급했다. 구단당 20억원에 못 미쳤다. KBOP는 올해 2백2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어 올해 마케팅 관련 수입은 구단당 2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그리고 각 구단이 개별적으로 벌이는 마케팅의 수입이 있다. 개별 마케팅이라고는 하지만 KBOP가 주관하는 마케팅과 일정 정도 겹친다. 구단 마케팅의 큰 줄기는 전광판 등 구장 내 광고와 물품 판매 등이다. 2009시즌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의 지난해 마케팅 매출은 12억원 정도로 2008년 대비 1백77%의 증가세를 보였다.

모든 마케팅 활동은 당연히 관중 증가와 연관이 있다. 미국 프로스포츠의 예를 들어 중계권료를 더 받아낼 수 있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지만 방송사도 이익을 내야 하는 조직이다. 관중 동원이 안 되고 인기가 없는 중계에 광고가 붙을 리 없고, 그렇다면 방송사가 더 많은 중계권료를 줄 수 없다. 마케팅 수입도 역시 흥행과 직결한다.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돼 공격적 마케팅 펼칠 수 있어

최근 프로구단에게는 꽤 좋은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2월30일 국민체육진흥법 및 스포츠산업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을 요약하면 먼저 국민체육진흥법이 바뀌어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 수익금이 야구장 개·보수에 필요한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또, 스포츠산업진흥법이 개정되어 프로야구단은 최장 25년간 야구장을 임대해 유지 및 보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 수 있게 되었다. 사업 계획을 세워 시행하고 이에 따른 평가를 한 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안정적이고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장기 임대를 할 경우 ‘AT&T 센터’ ‘야후 돔’처럼 구장 이름을 팔 수도 있다.  

입장료 수입에 KBOP와 구단이 독자적으로 펼치는 마케팅 수입을 더해도 운영비를 많이 쓰는 구단의 경우 100억원대의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계열사의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다. 대체로 광고비 명목으로 지원되는 계열사의 지원금은 인기 구단의 경우 보기에 따라서는 지원금이 아닌 실질적인 광고비, 즉 구단의 수입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프로야구 광고는 노출 빈도나 효과 면에서 다른 어느 형태의 광고보다 낫다는 주장이다.

최근 프로야구의 인기에는 치열한 순위 싸움과 대형 시장을 안고 있는 롯데의 분발 등 국내 리그가 알차게 운영되는 것도 어느 정도 힘이 되었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 등 리그 외적인 요소도 꽤 작용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당장 올 시즌 롯데, LG 등 대형 시장을 갖고 있는 구단의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최근 2~3년 사이의 흥행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2006년까지만 해도 연간 관중이 3백만명을 겨우 넘었고, 경기당 평균 관중은 6천명대였다. 이런 수준의 흥행이라면 프로야구단의 흑자 전환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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