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권력이 도덕적인지를 묻다
  • 조 철 (2001jch@sisapress.com)
  • 승인 2010.04.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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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가 인간 사회의 갈등을 어떻게 조절하고 해결할 수 있는지 고찰한 정치 철학서

 

주나라 무왕이 은나라 주왕을 쳤다. 그러자 백이와 숙제는 주나라의 곡식을 먹기를 거부하고 수양산에 들어갔다. 두 사람은 고사리로 연명하다가 결국 굶어 죽었다. 당시 은나라 주왕은 폭정으로 백성을 도탄에 빠뜨렸던 터라, 천하를 평안하게 한 주나라 무왕이 고마웠을 법하다. 그런데도 백이와 숙제는 왜 의롭지 못한 군주를 목숨을 바쳐 옹호했을까. 이 이야기는 단순히 충정과 절개에 대한 고사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의 정당성은 어디에서 오는지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이 질문은 바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정치 현실을 파악하는 데도 유용하다.  

정치 철학의 한 가지 과제는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국가 제도에 정당한 권위가 있으며 따라서 그들이 그 제도에 복종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국가가 구성원들의 지지를 확보하고 정당한 권위를 얻기 위해서는 도덕적 정당성을 견지해야 한다. 정치 철학이 권력 행사의 도덕적 정당성을 다루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양 정치사상사를 연구해 온 이종은 국민대 교수는 <정치와 윤리>를 펴내 이 아리송한 질문에 답했다.

이교수는 정치와 윤리가 어떤 관계에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바탕으로 서구 사상사의 한 줄기를 이루는 공리주의, 의무론, 계약론이라는 사상사적 맥락에서 정치권력은 어떻게 도덕적 정당성을 확보했는지 살펴보았다. 권력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탐구는 목적론과 의무론이라는 상충되는 이론을 조화시키는 정치 철학의 과제와 관련이 있다. 저자는 계약론이 어떻게 칸트주의(의무론)와 공리주의(목적론)의 요소를 결합할 수 있는지 살펴봄으로써 목적론과 의무론의 모순을 해결할 수 있는 지점을 모색했다.

공리주의자는 어떠한 행위나 사회 제도가 사람들에게 쾌락이나 만족 혹은 행복을 주면 공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불러오는 행위를 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다는 생각이 공리주의적 사고방식이다. 그러므로 도덕적으로 가장 옳은 행위는 공리를 최대화하는 행위이다. 즉, 인간의 선을 최대화하는 것이 공리를 최대화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인간 행위의 선악을 살펴보는 공리주의라는 윤리 이론은 목적론에 속한다.

반면, 의무론자들은 행동의 결과보다는 행동이 어떤 의무 규칙에 부합하는지를 따진다. 대표적 의무론자인 칸트는 경험적인 원칙에 근거를 두는 윤리를 거부하고 도덕을 모든 행동의 원칙으로 삼았다. 즉, 공리주의와 의무론의 근본적인 차이는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대해, 공리주의가 ‘무엇을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관점에서 답을 찾는 데 반해 의무론은 ‘무엇이 올바른가’라는 관점에서 답을 찾는 데 있다.

공리주의와 의무론의 갈등에서 우선적으로 인간이 준수해야 하는 도덕적인 규칙이 무엇이며, 이를 준수하는 것이 옳다고 보장하는 정치 질서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에 부닥치게 된다. 저자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홉스·로크·루소의 계약론을 낳았다고 말했다.

자연권을 주장하는 계약론자들은 국가가 계약을 통해 만들어졌다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국가는 계약을 통해 개인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즉, 국가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정당성은 계약이라는 약속을 통해 국민의 동의, 권위의 부여로 국가가 만들어졌다는 데 있다. 국민은 계약이라는 절차를 통해 정당성을 보유한 국가에 복종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국가의 명령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군주의 도덕적 정당성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지 좀 더 고민했더라면, 백이와 숙제가 굶어 죽지 않고 다른 행동을 모색할 수도 있었을까

 

 

                        ⓒ 해냄
행복한 가정이 행복한 사회를 만든다는 신념으로 대한민국 가정의 희망 찾기에 앞장서 온 HD마음뇌과학연수센터 최성애 원장은 <최성애 박사의 행복 수업>(해냄 펴냄)을 펴내며 이 땅의 부부와 가정을 위한 희망의 솔루션을 제시했다.

미국의 한 뇌과학자는 학생들의 학업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 부모의 불화라는 통계를 내세우며 미국의 장래를 걱정했다. 이혼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출산율은 세계 최하위인 우리나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초등학교 입학생의 4분의 1이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고 있으며, 청소년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1위라는 것이 웅변해주고 있다.

최박사는 불화를 겪는 부부들에게 ‘관계의 달인’이 되어 달라고 주문한다. 최박사가 도입한 ‘가트맨 부부 치료’의 핵심은 ‘작은 일을 조금씩 자주 하라(Small things often)’이다.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과 동시에 그런 긍정적인 생각에서 우러난 행동을 일상에서 ‘자주’ 실천하라는 말이다.

또, 최박사는 “행복한 부부들과 불행한 부부들의 차이는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 싸움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문제가 있을 때 그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해결하느냐 하는 방식의 차이이다”라고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지가 아니라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행복과 불행이 갈린다는 것이다.

관계가 좋았던 사람이나 좋은 치료법을 많이 아는 사람이라 해도 제대로 실천하지 않으면 관계가 나빠진다며,  최박사는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매일 이를 닦듯이 매일 방을 쓸듯이, 작은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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