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터 닦기’ 더딘 ‘외제’ 테마파크
  • 이 은 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10.05.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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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위기 때문에 자금 동원 어려워 진입 주춤…사업 자체 무산 가능성은 낮아

▲ 일본 오사카에 있는 유니버설스튜디오. ⓒ연합뉴스
국내에 들어오기로 한 해외 테마파크들이 국내외 악재 탓에 주춤거리고 있다. 세계 금융 위기 때문에 자금을 동원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데다가 테마파크 수익성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들이 쏟아져나오자 선뜻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물망에 올랐던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비롯해,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MGM 테마파크가 모두 좋지 않은 상황에 몰려 있다.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지난 1월19일 ‘화성유니버설스튜디오’ 사업 프로젝트 선포식을 열고 15개 참여 기관과 MOA(투자합의각서)를 체결하면서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사업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토지 소유주인 수자원공사와 가격 조율이 이루어지지 않아 3개월째 협상만 거듭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감정가로 땅을 공급하겠다고 하는 반면, 유니버설스튜디오는 원형지 가격 기준을 제시하면서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유니버설스튜디오 테마파크 산업 위탁 업무를 맡고 있는 AMC 관계자는 “일본도 유니버설스튜디오를 설립하기까지 10년이 걸렸다. 당초 6월에 본 계약을 체결해 토지 보상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은 달성하기 어렵다. 3~4개월 더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2014년 완공한다는 계획도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

파라마운트 무비파크는 시행사인 대우자동차판매가 최근 부도 위기에 내몰릴 정도로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빨간불이 켜졌다. 간신히 회사 부도는 막았지만 워크아웃 상태에 들어가면서 7월13일까지 모든 사업이 중단된다. 오는 10월부터 워터파크 공사를 시작으로 테마파크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당초 계획은 늦춰질 수밖에 없다. 

영종도에 들어설 계획이었던 MGM 테마파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사업 승인을 1년 이상 끌면서 답보 상보에 놓였다. MGM 테마파크 사업권을 가진 MSC코리아는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제주도로 눈을 돌린 상태이다. 영종도에 테마파크를 짓는 대신 제주도에 휴양 리조트를 건설하기 위해 MGM과 제주도 라이선스를 체결하였고,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사업파트너로 참여하여 합작법인을 추진 중이다.

자본력 있는 국내 대기업이 주주로 나서는 경우에는 전망 밝아

국내에서 해외 테마파크를 볼 날이 늦춰질 뿐이지 사업 자체가 완전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 유니버설스튜디오의 경우 자본력이 있는 롯데자산개발과 포스코건설이 1, 2대 주주로 되어 있는 데다가 경기도와 화성시가 국내 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직접 국내 기업을 돌며 투자자를 모집할 정도이다. 파라마운트 무비파크 역시 대우자동차판매가 워크아웃에서 졸업하게 되면 다시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파라마운트 무비파크가 들어설 예정인 인천 송도 일대 부지가 대우자동차판매 소유지이기 때문에 시설 투자 비용만 충당되면 곧바로 착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MGM 테마파크 역시 영종도에 테마파크를 세운다는 계획은 철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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