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집안 땅만 골라 ‘돈벼락’
  • 이석 (ls@sisapress.com)
  • 승인 2010.05.31 19:4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곤지암 리조트 사업 특혜 의혹 수사 때 ‘계열사에 전량 매각’ 약속…질질 끌다가 최근에야 매각

LG그룹은 지난 2005년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곤지암 리조트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홍역을 치렀다. 이곳은 상수원 보호 지역으로 골프장이나 콘도와 같은 상업용 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2004년 7월 광주시가 수질오염총량제를 적용해 곤지암 리조트 사업을 허가하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대검 중수부는 서브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지난 2004년과 2006년, 2008년 세 차례에 걸쳐 특혜 의혹을 내사했다.    

▲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 위치한 곤지암 리조트는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 휘말렸었다. ⓒ뉴시스

LG측 “허가받은 용도로 개발하기 위해 서브원과 공동 명의” 해명

 이 과정에서 LG가 인사들의 부동산이 부각되었다. 리조트 개발 대상 부지가 사실상 구씨와 허씨 일가 소유였기 때문이다. 그룹 안팎에서는 오너 일가가 리조트 개발로 천문학적인 시세 차익을 거둘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되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서브원은 오너 일가들이 소유한 부지를 개발 전에 전량 매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의 토지를 사들여 뒷말이 나올 수 있는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것이었다.

서브원은 현재 지주회사인 ㈜LG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이다. 대표이사도 현재 구본무 회장이 겸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5천7백65억원이다. 그룹 내 비주력 계열사임에도 다른 그룹 주력 상장사의 연간 매출과 비슷하다. 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LG 등 특수 관계자의 매출 비율이 80%에 달한다. 지난해 현금 배당도 전년 100억원(40%)보다 1백50억원이 늘어난 2백50억원(100%)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사저널>이 확인한 결과 서브원은 당시 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곤지암 리조트가 들어서는 도척면 도웅리 산40번지를 제외한 상당수 부지는 여전히 LG가 인사들의 소유로 남아 있다가 최근 들어서야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부지는 올 3월에 매각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얻은 시세 차익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은 지난 1989년 2월 도웅리 산35번지(2만6천9백69m²)를 매입했는데, 크리스마스를 앞둔 지난해 12월24일 서브원에 팔았다.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구자원 넥스원퓨처 회장, 구자두 LG벤처 회장 등이 공동으로 소유한 산30번지(3만2천8백90m²)도 같은 기간에 서브원에 매각했다. 구자극 엑싸이엔씨 회장은 지난 1989년 11월에 산25-1번지(1만6천3백30평)를 매입한 후, 지난해 12월30일에 서브원에 매각했다. 구자준 LIG손해보험 부회장은 산33번지와 산34번지를 또 다른 계열사인 재단법인 LG상록재단에 매각하기도 했다. 현재 서브원이 공동 소유로 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LG그룹의 한 관계자는 “상록재단이 현재 수목원으로 개발하고 있는 부지 내 일부를 오너 일가에서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매입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상록재단과 서브원이 공동 소유한 것에 대해서도 “서브원은 당초 수목원 개발 허가를 받은 주체였고, 최초 허가받은 날로부터 일정 기간 이내에 허가받은 용도로 개발해야 하기에 부득이하게 공동 명의로 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