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 성적’ 주인공은?
  • 신명철 | 인스포츠 편집위원 ()
  • 승인 2010.05.3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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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북한·일본·호주의 최근 전적 분석 / 한국, A매치 7승 2패… 조별 리그 상대들과도 호성적

아시아를 대표해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 나서는 나라들 가운데 어느 나라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릴까. 그리고 어느 정도의 성적일까. 남아공월드컵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이다.

▲ 지난 3월17일 멕시코 토레온에서 열린 북한과 멕시코 대표팀의 친선 경기에서 북한의 박남철과 멕시코의 산토스가 공중 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는 원래 오세아니아축구연맹(OFC) 소속이었지만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해 2010년 현재 AFC에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 북한 그리고 호주도 분석 대상 국가로 했다. 현재는 유럽축구연맹(UEFA) 소속이지만 이스라엘은 한때 AFC에서 활동하며 1956년, 1960년 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아시안컵) 결승 라운드에서 한국과 잇따라 맞붙기도 했다.  

아시아 축구의 수준은 아직 그리 높지 않다. 1938년 제3회 프랑스 대회에 네덜란드령 동인도(인도네시아)가 아시아 나라로는 처음으로 월드컵에 출전해 헝가리에게 0-6으로 진 이후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북한 8강, 1994년 미국 대회에서 사우디아라비아 16강, 2002년 한·일 대회에서 한국 4강과 일본 16강이 내세울 만한 성적이다. 호주도 2006년 독일 대회에서 16강에 올랐지만, 이때는 OFC 예선 1위 자격으로 우루과이와 대륙 간 플레이오프를 치러 본선에 진출해 거둔 성적이다. 

4개국 가운데 역대 월드컵 본선 성적이 가장 좋은 한국은 출전 횟수도 이번 대회를 포함해 8회로 가장 많다. 일본은 4회, 호주는 3회(두 차례는 OFC 대표), 북한은 2회이다. 큰 대회 경험으로 보면 한국을 따라올 나라가 없다. 역대 월드컵 성적은 한국이 4승 7무 13패, 일본이 2승 2무 6패, 호주가 1승 2무 4패, 북한이 1승 1무 2패이다.

역대 월드컵 전적 못지않게 중요한 자료가 최근 경기 성적이다. 한국은 동아시아축구연맹선수권대회 세 경기를 포함해 올해 들어 치른 9차례 A매치에서 7승 2패를 기록하고 있다. 7승 가운데에는 남아공월드컵 출전국인 코트디부아르,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 연속 출전한 남미의 강호 에콰도르전이 포함되어 있고, 유럽의 핀란드와 라트비아도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동아시아대회에서 중국에게 0-3으로 진 것을 빼면 한마디로 완벽한 상승세이다. 특히 한국팀은 지난 5월24일 사이타마에서 일본을 2-0으로 완파하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로 이동했다.  

일본은 올해 가진 A매치에서 3승 2무 3패를 기록했다. 겉으로 보기에 썩 나쁜 성적은 아니다. 그런데 내용이 좋지 않다. 2승은 2011년 아시안컵 예선, 1승은 동아시아대회에서 올린 것이다. 상대는 예멘과 바레인, 홍콩이었다. 아시아 밖 나라와의 경기에서는 세르비아에게 0-3으로 졌고, 베네수엘레와 0-0으로 비겼다. 게다가 동아시아대회에서 1-3으로 진 데 이어 5월24일 또다시 한국에게 0-2로 패했다. 여론이 악화되고 남아공월드컵이 열리기도 전에 오카다 다케시 감독의 후임 얘기가 나올 만한 전적이다. 일본의 최대 고민은 득점력 빈곤이다.

호주는 올해 단 두 차례 A매치를 가졌다. 아시안컵 예선에서 쿠웨이트와 2-2로 비겼고, 인도네시아를 1-0으로 꺾었다. 지난해 하반기에 치른 A매치에서 눈에 띄는 성적은 한국에게 1-3으로 지고,  네덜란드와 두 차례 싸워 각각 2-1로 이기고 0-0으로 비긴 것이다. 아일랜드에게는 3-0으로 승리했다. 경기력의 기복은 있지만 만만치 않은 전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을 통과한 뒤 부지런히 평가전을 치르며 전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가진 9차례 A매치에서는 2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2승 1무는 2010년 AFC 챌린지컵에서 기록한 것이어서 별 의미가 없다. 챌린지컵은 아시안컵의 2부 대회 격으로 이 대회 우승국에게 아시안컵 출전권이 주어진다. 북한은 이 대회 전적으ㄹ 빼면 파라과이와 멕시코, 베네수엘라에게 각각 0-1과 1-2, 1-2로 졌다. 이란에게도 0-1로 패했다. 남아공과는 0-0으로 비겼다. 44년 만에 본선에 오른 만큼 조금이라도 더 국제 경기 경험을 쌓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다.

▲ 2009년 9월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대표팀의 친선 경기에서 양팀 선수들이 공중 볼을 다투고 있다. ⓒ연합뉴스

■ 일본·호주는 선전하면 조 3위, 북한은 조 꼴찌 유력

각자 속한 조의 나라들과 어떤 성적을 거두었는지도 이번 대회 성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조별 리그 B조의 한국은 아르헨티나에게만 2패(1-3, 0-1)로 밀릴 뿐 그리스에게는 1승 1무(1-0, 1-1), 나이지리아에게는 2승 1무(1-0, 2-1, 2-2)로 앞선다. 단,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는 모두 국내에서 있었다. 한국이 조별 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할 그리스에게 역대 전적에서 앞선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2007년 2월7일 런던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이천수의 그림 같은 프리킥 골로 승리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조의 일본은 네덜란드와 2009년 9월 한 차례 경기를 가져 0-3으로 완패했다. 카메룬에게는 2승 1무(2-0, 2-0, 0-0)를 기록했지만 세 경기 모두 일본 내에서 열렸다. 또 다른 상대인 덴마크와는 오래전인 1971년 코펜하겐에서 경기를 치러 2-3으로 졌다.

D조의 호주는 독일과 두 번 싸워 모두 졌다.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선 1974년 서독 대회 조별 리그에서 서독에게 0-3으로 완패했고, 2005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는 3-4로 졌다. 1974년 월드컵에서는 동독에게도 0-2로 졌다. 당시 호주는 아시아·오세아니아 최종 예선에서 한국과 0-0, 2-2로 비긴 뒤 제3국인 홍콩에서 1-0으로 이겨 본선 무대에 올랐다.

호주는 가나와는 비교적 많은 여섯 차례 경기를 가져 4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두 나라가 영연방(Commonwealth of Nations)에 들어 있어 교류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여섯 차례 경기 가운데 다섯 경기가 시드니 등 호주 내에서 열렸다. 호주는 세르비아와는 A매치를 치른 적이 없다. 

G조의 북한은 브라질, 코트디부아르와는 마주친 적이 없고 포르투갈과는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에서 한 차례 겨루어 3-5로 역전패했다. 북한은 이 대회 조별 리그 4조에서 이탈리아를 1-0으로 꺾은 데 힘입어 조 2위(1승 1무 1패)로 8강에 올라 3조 1위(3승)인 포르투갈과 맞붙었다. 북한은 5만1천여 명의 관중이 들어찬 리버풀 구디슨파크에서 벌어진 준준결승에서 전반 1분 박승진, 22분 리동원, 25분 양성국이 잇따라 골을 터뜨려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키는 했으나 전반 27분부터 43분 그리고 후반 11분과 14분 에우제비오에게 연속 네 골을 내주며 이후 월드컵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지 못하게 되었다.

축구는 전력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많지 않다. 설사 있더라도 농구나 배구 같이 전력과 승패의 상관관계가 그리 높지 않다. 그래도 역대 월드컵 전적과 최근 A매치 결과 그리고 같은 조에 있는 나라들과 상대 전적 등을 종합해 보면 한국의 선전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한국의 뒤를 이어 호주, 일본, 북한 순으로 남아공월드컵 성적이 매겨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이 16강 진출 가능성을 안고 있는 가운데 호주와 일본은 선전하면 조 3위, 북한은 조 꼴찌가 유력하며 승점을 딸 수 있을지가 관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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