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다 하루키 교수 “병합조약 전문도, 본문도 거짓”
  • 임수택 | 편집위원 ()
  • 승인 2010.08.2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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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양심’ 와다 하루키 교수 인터뷰 /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 내용에 26년 전 우리가 요구한 것 담겨”

 

▲ 8월12일 ‘후광 김대중 학술상’을 받은 와다 하루키 도쿄대학 명예교수(왼쪽). ⓒ연합뉴스

진보적인 지식인으로 ‘일본의 양심’이라고 불리는 와다 하루키 도쿄 대학 명예교수는 1910년 체결된 한·일강제병합조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일본측 인사이다. 최근 방한해 ‘김대중상’을 수상한 그에게 한·일 관계에 대해 물었다.

▶ 한일병합조약이 무효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전문도 거짓이며 조약 본문도 거짓이다. 조약 체결의 절차와 형식에도 중대한 결점과 결함이 보인다. 병합에 이르는 과정이 불의부당(不義不當)한 것과 마찬가지로 한·일병합조약도 불의부당하다.

▶ 일본에서 한·일병합조약이 무효라고 생각하는 지식인들이 늘어나고 있는가? 또 이러한 운동을 계속할 생각인가?

우리들의 성명을 지지하는 지식인은 서명한 5백40명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한국병합조약에 있어서 깊게 생각하지 않았던 사람도 병합 과정이 일본군의 점령에 의해, 군사력에 의해 강제적이었다는 인식은 가지고 있다.

▶ 일본 정부가 이 조약이 무효라는 것을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는데, 가능성이 있나?

국회에서 결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 8월10일 간 나오토 총리가 발표한 담화 내용에 그동안 주장해 온 내용이 충분히 담겨 있다고 보는가?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함께 1984년 7월4일 ‘일본 국민은 한·일 병합이 조선 민족의 의지와 반하여 강행된 것임을 인정하고 일본이 식민지 통치 시대를 통하여 이 민족에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준 것을 반성하고 깊게 사죄한다’라는 내용의 성명서 ‘조선 문제와 일본의 책임’을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시민 기독교 인사 등 1백36명이 서명했다. 이 성명을 각 정당에 보낸 결과, 제안에 찬성한다고 답변한 것은 일본사회당과 사민련이었다. 일본사회당의 이시바시 위원장은 찬성하지만 이와 같은 결의를 채택하는 것은 ‘꿈같은 얘기이다’라고 써 왔다. 사민련의 회답에는 뭐라고 써 있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당시 그 당의 부대표가 간 나오토 씨(현 총리)였다. 그리고 이번에 간 나오토 총리 담화에서 1984년에 우리들이 요구한 내용이 전부 포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2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일본 정부, 국민의 입장이 여기까지 변화되었다는 것을 평가해야 한다.

▶ 일본 국민들은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아사히 신문에서 이번 담화는 북한 사람들에게도 보여주어야 한다고 게재했다. 생각이 있는 국민은 간 총리의 담화를 지지하고 환영하고 있다.

▶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한 선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일본인이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을 확립하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과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다. 무라야마 전 총리의 담화에서 간 나오토 총리의 담화까지, 그 과정이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해야 한다.

▶ 향후 계획은?

<납치를 다시 생각한다>라는 책을 9월에 출판하고 <북한현대사> 원고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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