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마 선택’에 큰코다친다
  • 노진섭 (no@sisapress.com)
  • 승인 2010.08.30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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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기능 식품 고를 때 유의할 사항 / 전문가와의 상담이 중요…로고나 마크도 꼼꼼히 살펴야

 

▲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의 건강기능식품 코너에서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건강기능식품을 꼭 구입해야 할 경우라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무엇보다 의사·약사·영양사 등 전문가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임산부나 수유 중인 여성, 만성적인 질환자들은 꼭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먼저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이 별도로 운영하는 사이트(hfoodi.kfda.go.kr)를 통해 승인된 원료나 성분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식약청이 정한 원료나 성분에 준하도록 되어 있다. 같은 원료라도 용량이나 형태 등에 따라 인증받지 못한 건강기능식품도 있는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제품 표면에 붙어 있는 ‘건강기능식품’ 로고나 ‘GMP’ 마크를 살펴보면 된다. GMP는 ‘우수 건강기능식품 제조 기준’으로, 식약청이 만든 마크이다.

‘영양 기능 정보’ ‘성분 표시’ 확인해 섭취 목적과 맞는지 확인해야

허위 또는 과대 광고인지도 살펴야 한다. 식약청에 따르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표시 또는 광고, 의약품의 용도로만 사용하는 명칭(한약의 처방명 등)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은 해당 제품 광고에 ‘표시 광고 사전 심의필’이라는 마크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로 관리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건강 증진 효과를 내세운 제품이 많다. 이를테면 ‘건강 식품’ ‘건강 증진 식품’ 등의 명칭을 사용하므로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건강기능식품으로 오인할 소지가 있다. 예를 들어 마늘 진액이나 누에 가공품은 건강기능식품이 아니다.

▲ 전문의와 상담한 후 건강기능식품이 필요하다면 정부가 인정한 로고나 마크를 확인해야 한다.


제품 표면에 ‘영양 기능 정보’를 확인해 먹고자 하는 목적과 부합하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또 ‘성분 표시’를 확인해서 종류나 양이 적절한지 따져보아야 한다. 유통 기한과 보관 방법도 확인한다.

제품을 먹을 때에도 유의할 점이 있다. 일부 판매업자들은 아침·점심·저녁 하루에 세 번, 그것도 동시에 여러 제품을 먹도록 권유한다. 한 제품의 효과가 묘연한데 여러 개를 동시에 먹었을 때 어떤 부작용이 나타날지 확인된 바가 없다. 또 부작용이 나타나도 그 원인을 밝히기가 쉽지 않다. 하루 권장량 이상 복용할 가능성도 커지므로 동시에 두 가지 이상의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일부 다이어트에 좋다는 제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끼니를 거르고 복용해야 효과가 배가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의 효능과 부작용에 대해 구체적인 지식이 없는 판매원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성인용뿐만 아니라 어린이용 건강기능식품도 판매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건강기능식품이 많아졌다. 성인용을 맛이나 모양만 어린이가 좋아하게끔 바꾼 제품이다. 어린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이상 증상’은 약효가 아니라 부작용

프로폴리스는 꿀벌이 식물에 있는 수지 등에 침과 효소 등을 섞어서 만든 물질이다. 벌이 벌집 틈새를 메우고 세균이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유기물과 미네랄이 많으며 항염ㆍ항산화ㆍ면역 증강 등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후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오경씨(가명ㆍ37)는 지난해 7월 피로 회복과 혈관 청소에 효과가 있다는 판매업자의 말만 믿고 28만원짜리 프로폴리스 제품을 구입했다. 복용한 지 10일 만에 이씨는 팔목에 평생 걸려본 적 없는 피부염이 생겼다. 피부과 의사의 권유로 복용을 중단하고 2주 동안 치료를 받고서야 증상이 완화되었다.

소비자보호원이 지난해 부작용 실태를 공개했다. 건강기능식품 섭취 후 부작용을 호소한 사례는 1천여 건에 달했다. 이 중에서 61.7%가 부작용 증상으로 분류되었다. 위장 장애가 41.9%로 가장 많았고 피부 장애(24.5%), 뇌·신경 및 정신 장애(9.8%), 간·신장·비뇨기계 장애(9%)가 그 뒤를 이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설사, 피부발진, 복통, 두드러기, 구토, 두통, 부종, 위염, 메스꺼움, 소화 불량, 가려움, 간 기능 이상, 두근거림, 어지러움, 속쓰림, 발열, 생리 이상, 혈당 상승, 탈모, 수면 이상 순으로 나타났다.

건강기능식품 섭취 후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섭취를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몸이 건강한 체질로 바뀌는 반응으로 오인해 증상을 악화시키는 경우 치료가 어려울 수 있다. 식약청과 한국소비자 연맹이 운영하는 건강기능식품부작용센터 홈페이지 (hfcc.or.kr)에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불만 사항 등을 상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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