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냐, 킹이냐 ‘왕의 남자’의 야심
  • 감명국 (kham@sisapress.com)
  • 승인 2010.09.06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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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유장훈

2010년 하반기 정국의 ‘태풍의 눈’은 단연 이재오 장관이다. 금배지를 달고 여의도로 돌아온 그는 특임장관직을 꿰차며 단숨에 정국을 주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말 그대로 ‘실세의 귀환’이다. 개헌 등 향후 정국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장관은 지하철 출퇴근 등 대중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었던 그의 이런 모습을 두고 일각에서는 그 자신이 ‘킹메이커’에서 벗어나 ‘킹’으로 등극하려고 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여권에서 두 차례 큰 전쟁이 치러질 것이다. 올해 하반기에 ‘SD’(이상득 의원)와 ‘이재오’가 한 차례 세게 충돌할 것이고, 내년 상반기에 ‘친이’(친이명박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한판 전쟁이 불가피하다. 이때부터는 본격적인 대권 후보 각축 구도와 함께 정계 개편까지 거론될 것이다.”

지난 7·28 재·보선 직후 여권의 한 고위 인사가 <시사저널>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놓은 향후 정국에 대한 전망이다. 여권 내부에서 ‘정무 기획통’으로 이름 난 그가 주목한 인물은 이재오 특임장관이었다. 당시 이장관은 7·28 재·보선에서 당선해 여의도 복귀를 앞두고 있었다. 이 인사는 당시 정운찬 총리의 사퇴 이후 구성될 새로운 내각에서 이장관이 중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든 이명박 대통령으로서는 어떻게 하든 ‘왕의 남자’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에서였다.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보면 결과적으로 그의 전망은 적중했다.

2010년 하반기 정국의 ‘태풍의 눈’은 단연 이재오 장관이다. 그동안 외곽을 맴돌았던 그는 불과 지난 열흘 사이에 금배지와 장관 임명장을 잇달아 거머쥐며 단숨에 정국을 주도하는 위치에 올라섰다. 실세라는 말이 실감나는 상황이다. 그러자 세간의 이목은 개헌 등 향후 정국에서 이장관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또 이장관이 ‘차기’로 누구를 밀 것인가에 쏠렸다. 이장관을 말할 때 항상 따라붙는 수식어에는 ‘왕의 남자’ 말고도 ‘킹메이커’가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킹메이커에도 계보와 특징이 있다. 원조 킹메이커는 김종필 전 총리이다. 그는 세 명의 대통령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박정희·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그들이다. 김윤환 전 의원 역시 킹메이커로 불린다. 김영삼 정권을 창출한 일등공신이다. 그 뒤를 잇는 이가 바로 이재오 장관이다. 이명박 정부 탄생의 산파역을 담당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2인자’로서의 처신을 잘 유지해 온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한 정치평론가는 “2인자는 속으로 독기를 품으면서도 겉으로는 꽃향기를 내뿜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또한 이들은 공통적으로 모두 내각제 혹은 이원집정부제와 같은 분권형 권력 구도를 지지하는 이들이다. 그만큼 대중성보다는 정치력과 정계 인맥에 더 자신감을 갖고 있는 셈이다.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이들 모두가 스스로를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자기 스스로 대권 주자 반열에 올라야 킹메이커로서의 역할에 극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재오 장관은 이런 공식에 매우 충실하다.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어온 취약한 대중적 지지세를 만회하기 위한 최근의 노력은 눈물겨울 정도이다. 지하철 출퇴근으로 상징되는 ‘친서민’ 행보와 90˚ 인사로 상징되는 ‘겸손’ 모드를 차기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이미지 변신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장관이 단순히 ‘킹메이커’가 아니라 ‘킹’이 되려고 한다는 것이다.

킹과 킹메이커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이장관의 행보는 어떤 식으로든 주변 대권 주자들이나 계파 보스들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나라당은 주류 친이계와 비주류 친박계로 크게 분류되고 있고, 친이계는 다시 ‘이재오계’와 ‘SD계’ 그리고 ‘정두언계’ 등 세 계파가 가장 큰 덩치를 형성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라는 확실한 대권 주자를 갖고 있는 친박계와는 달리 친이계는 어느 계파에서도 현재 뚜렷한 대권 주자를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당 외곽의 김문수 경기도지사나 오세훈 서울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고, 정운찬 전 총리나 김태호 전 총리 내정자 등이 외부에서 자꾸 수혈되기도 했다.  

▲ 최근 이상득 의원(왼쪽)과 박근혜 전 대표 간에 화합 분위기가 부쩍 강조되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이재오 출현에 자극받은 SD계와 친박계 밀착 분위기 확연

‘차기 정권 재창출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한 지상 과제’라는 말이 최근 청와대에서 부쩍 크게 들린다. 그런 면에서 근래 SD계와 친박계가 밀착하는 움직임이 주목된다. ‘박근혜 절대 불가’라는 공동 명제를 갖고 있던 친이계에서 분열 조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SD계로 분류되는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얼마 전 사석에서 이례적으로 박 전 대표를 한껏 치켜세웠다. “며칠 전 윤상현 의원 결혼식에 참석했는데, 거기서 박 전 대표의 위력을 진짜 실감했다. 그날 주례를 섰던 박희태 의장도, 또 막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안상수 대표도 입장할 때 그저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정도였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에 그렇게 많은 사진기자가 있었는지, 곳곳에서 일순간에 ‘파파팍’ 하면서 연신 플래시가 터져대는데, 깜짝 놀라 쳐다보니 박 전 대표가 들어서더라. 모든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폭죽 터지듯이 마구 터지더라”라고 전했다.

SD계와 친박계, 더 나아가서 청와대와 친박계의 해빙 무드는 곳곳에서 뚜렷이 감지된다. 이대통령에게 보내는 친박계의 은밀한 메시지가 청와대에 전달되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현재의 여권 대선 주자 가운데에서 MB(이대통령)에게 정치 보복을 안 할 사람은 박근혜 전 대표밖에 없다”라는 메시지였다. 이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SD계라는 얘기도 들린다. 8월21일 느닷없이 이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비밀 회동을 한 뒤 친박계는 일제히 침묵 모드로 들어갔다. 박 전 대표의 특별한 당부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인사는 “박 전 대표를 잘 알지 않느냐. 일절 얘기 안 하신다”라고 손사래를 쳤으나, 기자의 거듭되는 질문이 이어지자 “회담 후 박 전 대표께서 ‘괜찮아요. 잘될 거예요. 기다려 보세요’라고 하시더라. 표정이 무척 밝았다”라고 살짝 귀띔했다.  

SD계와 친박계의 밀착 분위기를 대하는 이재오계와 정두언계 쪽 분위기에는 ‘무시’와 ‘불쾌감’이 섞여 있다. 최근 정치인 사찰 문제와 관련해서 정두언계가 SD계를 향해 퍼붓는, 다분히 감정적인 공격 역시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현재 그림상으로는 정두언계와 SD계가 정면으로 대결하고 있고, 이재오계는 그 중간 지점에 서 있는 듯한 양상이다. 하지만 친이계 일각에서는 “정서상 이재오계와 정두언계는 명확한 구분이 어렵다”라고 할 만큼 양 진영을 ‘반SD’ 전선의 동일체로 보고 있다. 이장관이 특임장관을 맡은 현재의 임무 때문에 ‘동생’ 격인 정두언계가 대신 총대를 멨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장관의 최측근 인사는 SD와 반SD의 대립각을 묻는 질문에 대해 “현재 상황이 본인(이장관)이 직접 나서서 뭘 하고 하는 그런 입장에 있지 않다”라는 말로 현재 이장관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친이-친박의 갈등만큼이나 지금 친이계 내부에서 SD와 반SD 라인의 불신과 반목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반SD 성향인 친이계의 한 의원은 “솔직히 저쪽(SD계)에서 그동안 인사에 전횡을 일삼은 것은 주지의 사실 아니냐.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중에 반드시 이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고, 시끄러워질 것이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정권 후반기나 차기 정권에서 비리 문제가 불거질 때 그 책임을 둘러싸고 차별화를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최근 이상득 의원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정두언 의원(왼쪽)과 정태근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시사저널 유장훈

당내에 ‘이재오의 힘’ 인정하는 만큼 견제하는 움직임도 존재

실제 기자는 최근 SD계로 분류되는 몇몇 인사들과 접촉하며 이런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SD계 핵심 인사로 통하는 한 관계자는 얼마 전 사석에서 정부 기관 한 고위직 인사의 배경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입김이 들어갔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당시 나와 박영준(현 지경부 차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서 대통령에게 올렸고…”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여권의 아무개 후보에 대해 “SD의 권유가 있었으니까 당연히 출마했지, 어떻게 혼자 나섰겠나”라는 등의 발언을 서슴없이 하기도 했다.

최근 청와대에 입성한 한 관계자 역시 얼마 전 사석에서 기자에게 “그동안 참 마음고생 많이 했다. 나는 원래 SD 라인이었는데, 대선 캠프 때 우리 조직의 수장이 정두언 의원이 되는 바람에 졸지에 정두언계로 오해받았다. 그래서 지난 2년간 허송세월했다”라고 신세 한탄을 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인사와 공천 문제 등으로 지난 2년간 쌓여온 양측 간의 갈등이 그리 쉽게 해소되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의 한 중진 의원이 얼마 전 기자에게 전한 일화는 양측의 수장 격인 이상득 의원과 이재오 장관의 경쟁 관계를 짐작케 해준다. 그는 “나는 원래 이(재오)대표랑 아무 불편한 점이 없었는데, 내가 ‘친이재오’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이대표측에서) 나를 노골적으로 배척하고 나섰다. 그러자 SD계에서 나를 적극 도와주더라. 양쪽이랑 아무 상관도 없는 나는 졸지에 가만히 앉아서 ‘친SD’가 되어버렸다. 자연히 나도 이제는 더 이상 이대표랑은 함께 가기 힘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라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여전히 정치인 이재오에 대해 ‘화합’보다는 ‘투쟁’ 쪽에 더 선명한 이미지가 남아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이장관이 극복하기 힘든 한계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당내에는 ‘실세 이재오’의 힘을 인정하는 만큼이나, 여전히 이장관을 경계하고 꺾으려고 하는 움직임이 남아 있다.

영남 지역의 한 중견 언론인은 “최근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경기도 성남시 분당 그의 자택에서 만났다. 향후 강 전 대표의 움직임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강 전 대표는 성남시 분당구 을에서 재·보선이 치러지면 여기에 출마할 뜻을 강력히 시사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현재 임태희 대통령실장의 지역구로, 그는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전하는 바에 따르면, 최근 임실장은 강 전 대표를 직접 찾아가서 만났다고 한다. 여기서 지역구 출마에 대한 의견 조율이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 전 대표 역시 당내에서 여전히 ‘강재섭계’가 거론될 정도로 당내 지분을 갖고 있는 유력 정치인이다. 강 전 대표는 2006년 7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을 통해 이재오 장관과 숙명의 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당내 주류였던 박근혜 전 대표가 강 전 대표를 지원하면서 이장관은 고배를 마셨다. 이 일로 이장관과 박 전 대표의 앙금은 한층 더 깊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강 전 대표는 박 전 대표의 지원을 받은 바 있고, SD계로 분류되는 임태희 실장과 접촉설이 나돌면서, 그가 당으로 복귀하면 SD계-친박계 연대에 힘을 보태는 것이 아니냐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역시 이장관에 대한 견제 카드인 셈이다.

“최근 대권 행보 암시하는 듯한 컨설팅 계약설도 나와”

최근의 친이-친박 해빙 무드를 의식했음인지, 부쩍 목소리를 자제하고 있는 친박계이지만, 여전히 이장관에 대해서는 날 선 목소리와 경계심 어린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인사는 “이번 청문회에서 밝혀내지는 못했지만, 이장관의 미국 체류 10개월간의 체류비는 여전히 의혹투성이이다. 친구 집에 얹혀 지냈다고 하는데, 그게 말이 되나. 누군가의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라며 의혹을 감추지 않았다. 또 다른 친박계 관계자는 기자에게 “최근 이장관이 미국의 한 유명 컨설팅회사와 접촉했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어 확인 중이다. 이 회사는 미국 대선에도 참여한 적이 있는 유명 회사였다고 한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장관이 말과는 달리 직접 대권 주자로 나서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친박계 내부에서 이장관 쪽을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이장관의 최측근은 “지금 이장관이 대권 행보 하나? 이 정권 성공하는 데에만 모든 목표를 맞추고 있는데, 왜 컨설팅업체와 계약을 하겠나. 그야말로 음해하려는 것밖에 안 된다”라고 일축했다.

친박계 주변에서 끊임없이 이장관과 관련된 의혹이 제기되는 분위기는 향후 ‘이재오-박근혜’ 한판 대결의 가능성이 언급되는 상황에서 매우 주목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반대측의 움직임이 가속화될수록 ‘화합’ 모드로 나선 이장관이 다시 ‘투사’로 회귀하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오계’ ‘SD계’ ‘정두언계’ ‘친박계’의 미묘한 합종연횡 기류

한나라당 내부의 계파 간 합종연횡이 미묘하게 흘러가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SD계’와 친박계 밀착설은 이재오 특임장관의 출현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도 있다. 독자적인 대권 주자를 갖고 있지 못한 SD계로서는 가장 당선 가능성이 커 여권 주자에게 힘을 보탤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친박계 한 핵심 인사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역대 정권을 보라. 대통령 형제들의 말로가 다 좋지 못했다. 아들들도 마찬가지였고. 갖가지 구설에 시달리고 있는 SD로서도 이런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앞서 밝힌 여권 고위 인사의 전망대로 친이계 주류의 주도권을 둘러싼 SD계와 반SD계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하다면 SD계로서는 선택이 필요한 시점인 셈이다. SD계로 분류되는 장제원 의원은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친이니, 친박이니 하는 갈등을 바라지 않는다. 대통령도 박 전 대표를 청와대에 초청하면서 해빙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몇몇 사람이 물을 흐려놓아서는 안 된다”라고 정두언계를 겨냥했다. SD계의 또 다른 한 인사는 “원래 SD는 처음부터 박 전 대표와 관계가 좋았다. 그런데 저쪽(이재오계·정두언계)에서 너무 각을 세우고 나선 것이다. 처음부터 SD가 지향했던 화합론 쪽으로 갔으면 지금과 같은 심각한 계파 갈등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친박계는 친이계 내부에서 이장관이 결국에는 반SD의 선봉에 나설 것으로 본다. 친박계의 한 핵심 인사는 “지금 이장관을 보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 납작 엎드릴수록 향후 올라서는 반동의 힘도 커진다. 그는 쇄신을 주장하는 수도권 소장파들을 규합해서 SD계를 각개 격파하고 친이계를 통일시키려 할 것이다. 지금은 정두언계 등 소장파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안상수 대표와 홍준표 최고위원 등도 결국 이장관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홍최고위원은 지난 8월19일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소장 개혁파들의 요구를 대변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라며 정두언계와 가까운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친이계 단일 후보가 성사되면 경선에서 박 전 대표가 굉장히 어려워질 것이다”라며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이장관의 이름을 거명하기도 했다.

친박계에서 이처럼 이장관을 상당히 경계하는 것과는 달리 SD계에서는 이장관과 우호적 관계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장제원 의원은 “우리는 이장관이 다시 복귀한 것을 환영한다. 당내 갈등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잘 모르는 이들이 SD와 이장관의 대결 구도를 말하는데, 내용적으로는 그리 심각하지 않다. 실제로 내가 아는 한, 두 분 사이에 갈등은 별로 없다. (이장관) 밑에 있는 몇 명이 감정적 대립을 주도하고 있는 것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여권 내부에서는 “SD계가 마치 이재오계와 친박계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하다”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이장관의 한 최측근 인사는 “우리가 굳이 SD와 각을 세울 필요는 없다. 일부 의원들이 사찰 문제로 (SD를) 공격하는 것은 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갈등이 있으면 이해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는 게 좋지, 지금 이장관이 직접 나서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고, 또 그럴 생각도 없다”라고 전했다. 지금의 상황을 좀 더 ‘즐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금 이장관은 자신의 위치를 한껏 활용한 채, 멀찌감치에서 ‘친박계’와 ‘SD계’ ‘정두언계’ 등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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