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감 1위 “손학규”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0.09.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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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정동영 고문에 12.6%포인트 차로 앞서…차세대 민주당 리더 선두는 “김두관”

대다수 정치 전문가는 이번 10·3 민주당 전당대회(이하 전대)에서 표출될 당권의 향방이 곧 2년 후인 2012년 대선 구도로 직결될 것으로 본다. 이번 전대에 남다른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고, 민주당의 ‘잠룡’들로 일컬어지는 손학규·정동영·정세균 등이 모두 출사표를 던진 것 또한 그 때문이다. 과연 민주당 대의원들은 차기 대선에서 야권의 대표 주자로 누구를 염두에 두고 있을까.  

ⓒ시사저널 유장훈

 <시사저널>은 이번에 민주당의 새롭게 바뀐 전국 대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2012년 대선에서의 야권 후보로 누구를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 결과 1위는 손학규 후보로 나타났다. 43.5%의 대의원이 그를 가장 유력한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로 꼽았다. 2위는 정동영 후보로 30.9%였다. 두 사람은 지난 200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최종 승부처에서 격돌한 바 있다. 당시는 정후보가 손후보를 이겼다. 정세균 후보(17.8%)가 3위로 그 뒤를 이었지만, 상대적으로 ‘빅3’ 경쟁자들에 비해 지지율이 다소 떨어진다. 4위는 박주선 후보 5.5%, 5위는 천정배 후보 4.6% 순이었다. 이는 ‘차기 당 대표 지지 순위’와 동일하다.

다만, ‘당 대표 지지율’에서 손학규-정동영 두 후보의 격차가 0.6%포인트로 초박빙인 데 반해,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는 12.6%포인트로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차기 당 대표’와 ‘대권 주자’에서 두 사람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권역별로 보면, 손학규 후보는 전 지역에서 앞서는 가운데 특히 대전·충청(55.0%)과 대구·경북(51.5%)에서 높은 지지율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정동영 후보는 서울(35.9%)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박근혜 대세론’, 민주당 대의원들에게도 통해

현재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 후보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시민 전 복지부장관은 민주당 대의원 조사에서는 6위 (2.6%)에 그쳐 눈길을 끌었다. 이 밖에 7위 이인영 후보(2.4%), 8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2.3%), 9위 김두관 경남도지사(1.5%), 10위 최재성 후보(1.4%) 순이었다. 이처럼 민주당 대의원들은 ‘야권 대선 후보’로 대부분 ‘자기 식구’의 손을 들어주었다. 

민주당 대의원들이 ‘민주당의 차세대 리더’로 누구를 지지하는지에 대한 결과도 흥미롭다. ‘향후 민주당을 이끌어나갈 민주당의 차세대 리더로는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 전체 대의원의 35.2%가 김두관 경남도지사를 1위로 꼽았다. 2위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로 26.8%였다. 김지사·안지사와 함께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나란히 당선했던 이광재 강원도지사도 19.8%로 4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지사는 부산·울산·경남(52.4%)에서, 안지사는 대전·충청(61%)에서, 이지사는 강원·제주(67.1%)에서 각각 최고의 지지율을 올려 자신들의 고향이자 정치적 텃밭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당 대표 경선에 나선 최재성 후보가 ‘차세대 리더’ 부문에서 3위(20.7%)에 올랐다는 점이다. 486그룹 경쟁자인 이인영 후보(5위·15.8%)를 앞선 것이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여야를 통틀어 대선 주자 지지율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은 민주당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모습이다. ‘여권의 대선 주자 중에서는 최종 후보로 누가 선출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물음에 민주당 대의원들의 58.6%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꼽았다. 2위를 차지한 김문수 경기도지사(15.0%)와는 40%포인트 이상 큰 차이를 보였다. 3위는 정몽준 한나라당 전 대표(9.5%)였고, 그 다음 4위 오세훈 서울시장(7.5%), 5위 이재오 특임장관(5.9%) 등을 꼽았다. 최근 들어 김지사와 이장관의 상승세가 눈에 띄는데, 이같은 현상은 민주당 대의원 여론조사에서도 똑같이 나타났다.

 

 “국감 최대 쟁점은 ‘4대강’이다”

10월3일 선출되는 차기 민주당 지도부의 첫 시험대는 바로 다음 날(4일)부터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국정감사에는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쟁점 사안들이 수두룩해 새로운 지도부가 얼마나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대의원들은 이번 조사에서 ‘올해 국정감사의 최대 쟁점’으로 단연 ‘4대강 사업’(73.1%)을 꼽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주력 사업 가운데 하나였던 ‘세종시 수정안’을 좌절시킨 데 이어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그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천안함 사태를 포함한 북한 관련 문제’(42.3%)도 역시 핵심 쟁점으로 꼽혔다. 이 밖에도 유명환 전 외교부장관 딸의 특채로 불거진 ‘고위 공직자 자녀의 특채 의혹’(29.9%), ‘친서민 관련 복지 예산 문제’(24%), 조현오 경찰청장의 발언으로 불거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명 계좌 의혹’(20.7%),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등의 ‘민간인 사찰 의혹’(20.4%) 등이 다음 순위를 이어갔다. 특히 여권에서 군불을 지피고 있는 ‘개헌 문제’를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로 선택한 대의원도 19.9%인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하지만 향후 개헌 가능성에 대한 견해는 팽팽하게 엇갈렸다. ‘개헌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가 50.9%,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가 44.3%로 각각 나타났다.

천안함 사태에 대한 우리 정부의 ‘5·24 대북 조치’ 이후 경색 국면에 빠졌던 남북 관계가 최근 들어 유화 국면으로 바뀌는 분위기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대의원들은 ‘향후 이명박 정부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는가’라는 물음에 ‘현 정부 임기 내에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라는 응답이 68.0%, ‘가능할 것으로 본다’는 29.4%로,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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