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승계 과정은 순탄할까
  • 이철현 기자 (lee@sisapress.com)
  • 승인 2010.10.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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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회장 후임으로 김종열 하나금융 사장·김정태 하나은행장 경쟁 치열

▲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하나금융지주가 신한지주와 비슷한 내분이 일어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김승유 하나지주 회장(67)은 지난 1997년 하나은행장에 올라 2005년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거쳐 지금까지 13년 동안 집권하고 있다. 김승유 회장은 1943년생이다.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보다 다섯 살 어리다. 라회장을 제외하면 금융 기관 최고경영자 가운데 최고령이다. 최근 신한지주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불거진 내분 탓에 리더십 와해 사태까지 발생하자 하나지주 승계 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주 구성이나 최고경영자 후보군이라는 측면에서 하나지주는 신한지주와 비슷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지주 최대 주주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앤젤리카인베스트먼트라는 투자회사로 하나지주 지분 9.62%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 국유 펀드를 운영하는 테마섹홀딩스의 손자 회사이다. 테마섹은 금융·부동산·통신·에너지 분야에 장기 투자하고 시세 차익을 목표로 하는 순수 투자회사이기 때문에 경영에 간섭하지 않는다. 각각 8.66%와 8.19%를 보유한 GS데자쿠나 국민연금도 순수 투자 목적으로 하나지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난 1990년대 일개 시중 은행에 불과했던 하나은행을 국내 ‘빅4’ 금융지주사로 키운 전문 경영진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뉴시스
김승유 회장과 함께 하나지주 이사회를 이끄는 상임이사는 김종열 하나지주 사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석일현 감사위원이다. ‘넘버 2’를 다투는 이는 김종열 사장과 김정태 행장이다. 김종열 사장은 경영전략본부, 리스크관리본부, 경제연구소담당 부행장 같은 핵심 요직을 거쳐 지난 2005년 3대 하나은행장에 올랐다. 김정태 행장은 가계고객사업본부장과 지주 부사장을 거쳐 당시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맡았다. 김종열 사장이 지난 2008년 하나지주 사장으로 승진하자 김정태 행장이 후임 하나은행장에 올랐다.

▲ 김정태 하나은행장 ⓒ연합뉴스
김사장과 김행장이 동갑내기인 데다가 회사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탁월한 경영 실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 쉽지 않다. 이 두 사람이 포스트 김승유 자리를 두고 다툼이라도 벌이게 되면 신한 사태의 하나지주 버전인 ‘하나 사태’가 생기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하나지주가 내부 단속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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