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상인들 “농협, 너마저?”
  • 안성모 (asm@sisapress.com)
  • 승인 2010.10.2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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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로클럽, 매장 확대하며 대형 마트와 경쟁 나서…“지역 상권 위협…SSM과 다를 바 없다”

농협이 유통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하나로클럽 신촌점과 인천점을 잇달아 개장했다. 현재 매장 면적이 3천㎡ 이상인 하나로클럽은 전국에 19개이며, 1천5백㎡ 내외의 기업형슈퍼마켓(SSM)급인 하나로클럽도 전국에 35개에 이른다. 이 밖에 지역 농협에서 운영하는 1천㎡ 내외의 하나로마트가 2천여 개이다.

농협은 현재 54곳인 중·대형 하나로클럽을 오는 2015년까지 80여 개로 확대해 대형 마트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설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는 하나로마트가 읍·면 단위 지역에서 규모를 확장해 재개장하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소속인 정범구 의원(민주당)이 농협중앙회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6년 이후 새로 개장한 23개의 매장 가운데 10개 매장이 같은 지역에서 규모를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의 이러한 공세적인 행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다. 지역 중소 상인들 사이에서는 농협이 지역 상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대형 마트나 SSM이 가져올 폐해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 서울 양재동 하나로클럽에서 장을 보고 있는 소비자들. ⓒ시사저널 박은숙


수입 농산물 판매에다 원산지 허위 표시까지

‘신토불이’를 강조하는 농협의 매장에서 수입 농산물까지 판매하는 상황은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수입산 두부를 국산으로 허위 표시하거나 미국산 무순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다가 농산물품질관리원에 적발되기도 했다.

소규모 지방 상권의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범구 의원은 “읍·면 지역같이 시장이 좁은 농촌 지역에서는 하나로마트가 대형화하면 지방 상권이 받는 충격은 클 수밖에 없다. 하나로마트가 신설된다고, 소비되는 농축산물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 농협 매장의 확장을 두고 기존 상인들이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농협측의 입장은 다르다. 농협 관계자는 “하나로클럽이나 하나로마트는 농촌 지역 물가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고, 연말에는 지역 조합원에게 수익을 배당해 나누어준다. 일부 다른 대형 마트나 SSM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라고 설명했다. 원산지 허위 표시의 경우도 “엄격하게 단속해 처벌하고 있어 상당히 줄어들었다. 빈번하게 발생하는 심각한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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