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하신 유저들로 새해는 바빠지겠네~
  • 김회권 (judge003@sisapress.com)
  • 승인 2010.12.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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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한 해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한 사건이 벌어졌고 무수한 말들이 오갔다. 올해의 황당한 사건, 거짓말, 유행어 그리고 숫자로 2010년을 정리했다.

2010 거짓말

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왈(曰)

“올 수능은 지난해 수준으로 난이도를 조절해 절대 어렵게 출제하지 않겠다”

하지만 2010년 수능 점수가 발표되자 언어, 수리 가·나, 외국어 영역의 경우 표준점수 최고점자(원점수 만점자)가 지난해에 비해 대폭 줄어들었고, 수험생들은 ‘역대급’으로 어려운 시험이라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②방송인 신정환 왈

“뎅기열 때문에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신씨는 원정 도박 혐의를 무마하기 위해 뎅기열에 감염되어 입원해 있었고 도박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했다. 응급실에 누워 있는 인증샷까지 찍었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신씨는 아직 한국에 들어오지 않고 있다.

③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왈

“다른 예산을 깎는 한이 있더라도 소득 하위 70% 가구에 대한 양육수당 지급 확대만큼은 반드시 관철하겠다”

한나라당 단독으로 날치기한 새해 예산에서 양육수당 확대와 관련된 예산은 단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다.

ⓒ연합뉴스

④ 작사가 최희진 왈

“태진아·이루 부자가 폭언과 폭행을 일삼고 낙태를 강요했다”

태진아·이루 부자에게 눈물을 흘리며 사과해야 했던 최씨는 법정에까지 서야 했다. 서울중앙지법 1심 재판부는 최씨에게 공갈·협박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왈

“2006년 (6월) 도지사로 재선될 때까지는 그분하고 만난 기억이 없다”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김 전 지사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첫 만남을 2008년→2007년 4월→2006년 10월로 번복했다. 하지만 2006년 2월에 나란히 양옆에 서서 찍은 출판기념회 사진이 지역 신문에서 발견되었고, 김 전 지사는 총리 후보 자리에서 사퇴했다.

ⓒ시사저널 이종현


2010 유행어

① ‘공정 사회’

올해 정부가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의 핵심 기조로 제시한 ‘공정 사회’는 이후 불공정한 대포폰과 SSM 문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② “제 점수는요”

<슈퍼스타 K2>(<슈스케2>)에서 심사위원들이 심사평을 하고 점수를 매기기 앞서 공통적으로 하던 말. 심사 멘트가 유행어가 될 정도로 <슈스케2>는 폭풍 인기를 끌었다.

③ ‘미친 존재감’

등장 시간과 관계없이 강렬한 인상으로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는 뜻. 미친 존재감을 인정받는 인물들은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100% 수행하는 사람이었다.

④ 보온병 폭탄

군대 면제인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는 포격당한 연평도에서 보온병을 들고 포탄이라고 발언해 곤욕을 치렀다. 이후 사람들은 보온병을 두고 ‘포탄’을 먼저 떠올렸다.

⑤ 문명하셨습니다

“아침에 잠깐 한다는 것이 정신 차려보니 해가 졌더라.” 소셜미디어, 인터넷에서는 올해 최고의 중독성 게임으로 꼽힌 ‘문명5’ 이야기로 들썩였다. 역사적인 문명을 하나 선택해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다른 문명과 경쟁하는 게임이다. “문명하셨습니다”는 문명을 시작하는 유저에게 해주는 말로 ‘앞으로 넌 중독성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2010 황당한 사건

 8월16일, 부산에서 출산 예정일을 20여 일 남겨둔 임산부가 용변을 보던 중 하혈을 해 남편과 함께 응급실에 왔다. 몸 상태를 확인한 의료진은 깜짝 놀랐다. 뱃속에서 아이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119 구급대에 출산을 알렸고, 신생아는 산모의 집 화장실에서 발견되었다. 다행인 것은 화장실이 수세식이 아닌 재래식이었다는 점. 신생아는 분뇨 위에 떨어져 외상은 입지 않았다.

 11월, 비구니 정 아무개씨를 강간·폭행한 죄로 긴급 체포된 스님 장 아무개씨는 “그 사람이 나를 고소할 줄 몰랐다”라며 사실을 털어놓았다. 4년 전부터 금단의 내연 관계를 유지해왔던 장씨와 정씨가 성관계를 갖던 중 장씨가 다른 여자의 이름을 불렀던 것. 정씨는 이를 추궁했고, 장씨는 그런 정씨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10월25일, 인천지검 외사부는 ‘인체조직은행’ 관계자들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이 부정 수입한 것은 다름 아닌 사람의 머리, 무릎, 어깨, 허벅지 등이었다. 사체도 수입할 수 있다. 단, 검역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은 검역 없이 사체를 수입해 의과대학에 연구·학술용으로 제공했다.

④ 5월, 부산 연산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던 업주들은 손님들이 찾지도 않는 통닭 안주를 한 달에 100만~2백만원씩 주문했다. ‘언제나 많은 주문을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가 뜨면 하루에 2~3마리씩 주문을 넣어야 했다. 통닭집을 차린 이들이 다름 아닌 ‘연산 칠성파’ 조직원들이었기 때문이다. 통닭 주문 비용은 일종의 보호비처럼 거두어졌다.

ⓒ시사저널 이종현

2010 ‘올해의 숫자’

① 3991

유권자가 1인 8표를 행사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 6월2일 지방선거에서 선출된 총 당선자 수는 3천 9백 91명이었다.

② 46

지난 3월26일 1천5백t급 초계함 천안함이 서해 백령도 해상에서 두 동강 나며 침몰했다. 탑승 승조원 중 46명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③ 5928626

2010 프로야구 총 관중 수. 목표했던 6백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역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했다. 2010년은 프로야구의 르네상스 시대였다.

④ 5000

지난 12월9일 롯데마트에서 선보인 ‘통큰 치킨’의 가격. 통큰 치킨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생길 만큼 인기를 끌었고, 치킨 가격의 원가 논란이 사회 전반으로 퍼졌다. 논란을 일으킨 통큰 치킨은 ‘공정 사회’를 주장하는 청와대 정무수석의 트위터 발언이 나온 직후인 12월16일 판매가 중지되었다.

ⓒ부천시 제공

⑤ 50000000

지난 9월30일 국내 인구 5천만명 시대가 열렸다.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신흥동 주민센터에서 여자 아기가 주민등록 번호를 받으면서 인구 5천만명을 돌파한 것.

5천만 번째 아기는 행정안전부가 주는 기념패와 유모차를 선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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