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자리를 왜 그들이 꿰차는가
  • 김종희│뉴스앤조이 편집장 ()
  • 승인 2011.01.17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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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교회가 타락상 보이는 원인은 교회의 사유화 때문…특정인의 전횡 막을 방안 찾아야

 

▲ 서울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교인 전체의 의사를 묻는 공동의회를 열고 있다. ⓒ뉴스앤조이

담임목사직 세습, 여신도들을 상대로 한 성범죄, 교회 재정 횡령 내지 유용 등 한국 대형 교회의 타락상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새해 문이 열리자마자 목사들끼리 주먹다짐을 하는 엽기적 행각까지 선보였다. ‘기독교’가 아니라 ‘개독교’, ‘목사’가 아니라 ‘먹사’라는 세간의 비아냥이 터무니없는 것이 아님을 스스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교회가 바닥을 모른 채 곤두박질하는 근본 원인은 ‘내가 교회의 머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성서에 따르면, 교회의 머리는 예수이다. 사람들은 예수의 몸인 교회에서 각 지체를 이룬다. 목사도 지체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만약 손가락이나 발가락 같은 지체 중 하나가 머리 노릇을 하려 한다면 그 몸은 어찌 되겠는가.

수많은 대형 교회에서 목사들은 예수를 내쫓고 대신 머리 자리를 꿰차고 있다. 이들은 교회를 사유화했고, 모든 것을 자기 맘대로 휘젓고 있다. 담임목사직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여신도들을 성적으로 유린하고, 교회 재정을 쌈짓돈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교회의 머리 자리를 예수에게 되돌려줄 현실적인 해법은 없는 것일까.

‘모범 정관’ 갖기 운동 등 실천에 주목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수년 전부터 ‘모범 정관’ 갖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교회마다 민주적인 내용을 담은 정관을 갖자는 것이다. 모범 정관의 핵심 내용은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사 결정 구조를 민주화하고 △직분에 임기를 두자는 것이다. 이 세 가지 내용만 잘 구현되어도 특정인이 쥐락펴락하면서 전횡할 수 없다. 이를 통해 예수가 교회의 머리임을 구현하자는 것이다. 문제는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교회 민주화를 외치며 모범 정관 도입을 추진하려다가 교인들이 퇴출되는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한국 사회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에도 민주주의가 꽃피려면 피 흘림의 역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연전에 <메가 처치 논박>(뉴스앤조이 출판)이라는 책을 써서 화제의 주인공이 된 신광은 목사(열음터 교회)는 “메가 처치와 메가 처치 현상이 한국 교회의 부패와 무능, 타락의 주원인이다. 교회가 교회다우려면 크기가 작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교회의 대형화는 필연적으로 권력 집중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으니, 교회를 키울 생각을 처음부터 아예 하지 말라는 것이다. 문제는 성공주의·성장주의·물량주의라는 우상에 깊이 빠져 있는 한국 교회에서 신목사의 주장은 패배자의 넋두리처럼 들리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예수를 머리로만 믿는 믿음에만 머무르지 말고, 예수를 몸으로 따르는 믿음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예수가 이 땅에 다시 온다 해도 여전히 머리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광야를 헤맬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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