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대화 물꼬 트게 GPC 서울 행사 지원을”
  • 이철현 기자·정리│이규대 인턴기자 ()
  • 승인 2011.05.29 11: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삼남 문현진 UCI 회장 인터뷰

▲ 문현진은 누구?·1969년 서울 출생·미국에서 초·중·고 졸업·콜롬비아대 역사학과 졸업·하버드대 MBA·현 UCI 회장 ⓒ시사저널 임준선

통일교 문선명 총재의 삼남인 문현진 UCI(국제통일교회재단)회장(43)이 ‘통일교 왕자의 난’ 논란으로 떠들썩한 가운데 방한했다. 문회장은 자녀 4남5녀와 함께 미국 시애틀에서 산다. 방한 목적은 자신이 창설한 ‘서비스포피스(SFP)’라는 국제봉사단체 창립 10주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문회장은 전세계를 돌면서 ‘신(神) 아래 한가족’이라는 초종교 교리에 기초를 둔 평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그가 앞세운 것은 비영리 기구(NGO)이다. 문회장은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 재단(GPFF)이나 SFP 같은 평화운동 단체를 잇달아 창립했다. GPFF는 지난 2년 동안 파라과이, 네팔, 케냐를 돌면서 각국 정부의 후원 아래 초종교 단체와 손잡고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GPF)을 열고 있다. GPF 행사에는 세계 최대 이슬람 단체 NU와 브라질 종교 지도자 마누엘 페레이라 비숍이 참석했다. 8월 몽골에서 열리는 GPF 행사에는 남북한을 비롯해 6자회담 참가국의 정치·종교·경제·사회 지도자가 대거 참석해 남북한의 평화 정착 방안에 대해 고민한다.   

<시사저널>은 지난 5월26일 SFP 행사가 열린 서울 서초구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문회장을 만났다. 그는 형제간 다툼과 관련해서는 언급하기를 꺼리면서 초종교 활동과 동북아시아 평화 운동에 대한 비전과 리더십을 강조했다.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GPF)이라는 행사를 통해서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 지난 2007년 문회장이 국회에서 열린 NGO 평화 세미나에서 인사하고 있다. ⓒ뉴스뱅크

GPF는 ‘신(神) 아래 인류 한 가족’이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평화운동 조직이다. 정치·사회·교육·언론 분야 지도자와 청년이 참여하고 있다. GPF는 종교 간 차이가 아니라 공통점에 초점을 맞춘다. 기독교·불교·회교·힌두교의 근본 가르침을 살펴보면, 80% 이상이 비슷하다. 다른 것은 20%에 불과하다. GPF는 세계 종교가 공유하는 보편 원리와 가치에 기초해 초종교 활동을 전개하면서 종교 지도자가 세계 평화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고 천명한다. 글로벌 피스 페스티벌 재단(GPFF)은 파라과이, 네팔, 인도네시아, 케냐를 돌며 GPF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세계 최대 회교 단체인 인도네시아 NU 소속 사이드 박사나 세계 최대 복음교회 대표자인 마누엘 페레이라 목사 같은 세계 종교 지도자가 GPF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몽골에서 GPF 행사가 열린다. 몽골 대통령은 6자회담 참가국의 지도자를 초청해 동북아시아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 방안을 모색한다. 몽골 행사에 참석한 세계 정치 지도자, 종교인, 사회운동가, 연구원, 학자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글로벌 피스 컨퍼런스(GPC)에 초청되어 동북아시아 평화 정착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북한 정치 지도자가 몽골에 초청되는가?

북한 대표가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정세에 따라 좌우될 수는 있다. 한국 정부가 남북한 긴장을 완화하고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라도 GPC 서울 행사를 후원했으면 한다.

남북 통일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실현될 수 있다고 보는가?

남북 통일이 언제 이루어지느냐는, 오늘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국인은 ‘남북 통일을 통해 어떤 나라를 만들 것이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나는 통일 한국이 인간의 존엄성을 고양하고 기본적인 자유를 보장하면서 인류가 한 가족으로서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지 비전을 제시하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국내 기독교 단체들은 문회장을 비롯해 통일교 활동을 이단으로 평가 절하한다.

자기 신앙만 옹호하는 종교 지도자들은 어느 종교에나 있기 마련이다. 그 이상을 깨닫는 영적 지도자가 신앙과 역사를 바꾸는 주체로서 등장한다. 영적 지도자들은 종교 창시자의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 만인을 위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보편적인 비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한국 기독교 안에서도 영적 지도자가 있다고 믿는다.

문회장이 관여하는 NGO가 북한 구호 활동에 적극적이다. 최근 북한 황해도 지방에 빵 공장 20개를 짓는다고 들었다.

인도주의적 구호 활동이라면 정치나 종교와 상관없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의를 실천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하는 것은 필수이다. 황해도 빵 공장 건립 사업은 한국계 영국인 목사가 시작했으나 GPFF가 그 취지에 공감해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공장 운영까지 깊이 관여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지원으로 신뢰가 쌓인다면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GPF 행사에 참석한 북한 대표가 대화와 교류가 북한에 도움이 되는 보편 타당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기대한다.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다면 남북 관계가 훨씬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다. 

남북 화해와 동북아시아 평화 정착을 위해 한국이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한국인이 한국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반도 긴장 완화나 남북 통일 사업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외부 세력이 한반도 갈등 해결을 주도하면 한국의 운명과 남북 통일 과정이 다른 나라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한국인은 지금 한국의 운명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문회장이 펼치는 초종교 활동과 평화 운동이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하나?

케냐·파라과이·네팔·인도네시아처럼 전세계에서 정치 내지 종교 지도자가 내가 주관한 GPF 행사를 후원했다. 몽골에서는 민주당, 국민당, 대통령이 나서서 행사를 주관한다. GPF의 취지가 설득력이 없다면 그들이 나서겠는가? 각국 국가 원수나 지도자들은 내가 제시하는 비전과 사고의 틀을 공감하고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형제간 갈등에 대한 문회장의 입장은 무엇인가?

큰형(문총재의 1남과 2남은 사망했다)은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가정을 보호하고 가족 구성원에게 행복과 기쁨을 돌려야 한다. 나는 가정을 존중하는 삶을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동생들이 어떻게 행동하든지 간에 형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참사랑의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나는 그들이 존경받는 지도자들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