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한국, 누가 움직이는가 - 문화ㆍ예술인] 거장의 ‘뜨거운 울림’ 올해도 쩌렁쩌렁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08.0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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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 3년째 수위 이수만 SM 대표, 4위로 수직 상승

▲ 정명훈 지휘자 ⓒ일러스트 찬희

올해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문화예술인은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이다. 3년째 1위이다. 그가 지난 5년여 간 공들였던 서울시향이 외국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클래식의 메이저 음반사인 도이치그라모폰을 통해 서울시향의 연주가 첫 발매되었다. 8월9일부터는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등을 도는 서울시향 유럽 순회 공연을 시작한다. 한국 교향악단의 유럽 투어나 메이저 레이블을 통한 음반 발매 장기 계약은 서울시향의 위상이 급격히 오름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가 직접 지휘하는 말러 사이클은 연초부터 1년치 콘서트 티켓이 매진되는 등 그의 음악적 성취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을 정도로 찬사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정명훈 천하’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0위권 순위에서 올해의 깜짝 데뷔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등장이다.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20~30위권에서 이름을 올리다가 올해에는 4위로 순위가 껑충 뛰었다. 그는 한국형 아이돌 그룹의 사업 모델을 만들고, 일본과 동남아시아로 진출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 2~3년 동안 유튜브라는, 국경을 넘나드는 새로운 미디어가 한국형 댄스음악을 만들어 파는 연예기획사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를 주었다. 케이팝이라는 이름으로 중남미와 유럽,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등지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한국 대중가요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라고 말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현실이 되었고, 그 행렬 앞에 이수만이라는 기획자가 있다. 

▲ 조수미 성악가 ⓒ연합뉴스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두드러진 변화가 몇 개 있다. 그중 하나는 영화감독의 퇴조이다. 지난해에는 10위 안에 임권택 감독, 강우석 감독, 이창동 감독, 박찬욱 감독 등 네 명이나 포진해 있었다. 하지만 올해에는 임감독만 10위권에 잔류했다. 상업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이렇다 할 성취를 보여주지 못하며 대기업 계열 영화사에서 비슷비슷한 붕어빵 같은 제품만 찍어내는 한국 영화계의 현실이 반영된 셈이다.

영화감독·행정가 퇴조 뚜렷

▲ 이외수 작가 ⓒ시사저널 임준선

순위권에서 ‘권력의 퇴조’도 짚어볼 만하다. 전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인 유인촌 현 대통령실 문화특보가 지난 2008년 이래 늘 10위권 안을 기록하다가 올해는 11위를 기록했다. 현 문화부장관인 정병국 장관이 취임한 것은 지난 1월이다. 정장관의 순위는 27위. 여전히 유 전 장관의 그림자가 긴 것으로 나타났다.

작가 분야에서는 소프트한 방식으로 사회적 발언을 하며 비교적 젊은 층과 밀착감이 높은 이외수 작가가 8.1%의 지지를 받으며 작가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기본적인 직업이 운동선수인 김연아 선수가 문화예술인 순위에서도 10위로 등장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본업인 운동은 물론 방송 활동, 올림픽 유치 등 체육 행정, 패션, 광고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다 보니 운동선수가 아닌 종합예술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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