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에 젖어드는 글로벌 대한민국
  • 정락인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1.09.04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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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월31일 인천 중구 다문화센터 회원인 다문화 가정 주부들이 차례상 차리는 법을 배우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대한민국의 글로벌화 속도도 가파르다. 이제는 도시나 시골 어디에서든 외국인들을 보기가 어렵지 않다. 이주 노동자나 결혼 이민자들의 증가와 함께 출신 국가별로 공동체를 형성해 모여 사는 곳도 적지 않다. 한가위를 맞아 국내 다문화 가정의 실태와 새롭게 그려지고 있는 ‘다문화 지도’를 살펴보았다.

‘글로벌 서울’ ‘글로벌 대한민국’이 되었다. 도시든 시골이든 외국인을 보는 것이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추석 때 외국인 며느리가 차려주는 차례상을 받는 것도 새로운 풍경이 되었다. 이같은 ‘열린 대한민국’은 자신감의 표출이자 노동력이나 결혼 등에서 외국 인력이 요구되는 시대상의 반영이기도 하다.

서울은 글로벌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다. 동서남북에 걸쳐 다문화 타운이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다. 서울에서도 용산구 이태원동은 ‘다문화 1번지’로 불린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서울의 대표적인 외국인 특구는 용산 이태원이었다. 우리 속담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용산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곳의 터줏대감이었던 영어권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지형도를 확 바꿔놓았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이 원인이었다. 그 자리에 ‘무슬림 타운’과 ‘아프리카 타운’이 새로 들어섰다. 국내 최대인 이슬람 사원 근처에는 현재 약 5백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다. 이슬람 휴일인 ‘주마(예배)’가 열리는 금요일에는 7백~8백명의 무슬림들이 이 일대에 모인다. 무슬림 마트, 무슬림 베이커리, 무슬림 식당도 늘어났다. 

무슬림들의 특징은 무슬림들이 운영하는 가게만 이용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할랄(무슬림) 표시가 없는 상품이나 가게는 이용하지 않는다. ‘할랄’은 하나님이 허락하신 곳, 술과 돼지고기를 팔지 않는 곳을 말한다. 즉,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상점이다. 이태원에는 무슬림들이 운영하는 식당만 40~50개가 넘는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5년 전만 해도 한국인 자영업자가 많았는데, 지금은 장사가 안 되니까 가게를 접고 있다. 점포를 내놓으면 무슬림들이 들어온다”라고 말했다.

한국 이슬람교중앙회 출판담당자인 장 후세인 씨는 “무슬림 상권 확대와 포교와는 별로 연관이 없다. 술이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생활, 지나치게 비싼 가격을 받지 않는 상도 등 이슬람식 삶과 생활 방식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좋은 포교 방식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타운’의 주인공은 나이지리아인들이다. 이들 중 절반은 무슬림이다. 이태원에 거주하는 나이지리아인들 중에는 한국에서 옷을 사서 나이지리아로 수출하는 일도 한다. 나머지는 노동을 하거나 한국에 유학 온 학생들이다. 아프리카 거리로 통하는 이화시장 길에는 아프리카 음식점 등이 즐비하다. 건물 한 층 전체가 아프리카 식료품점, 이발소, 의류점으로만 채워진 곳도 있다.

ㅇ식당 업주는 “이곳의 나이지리아인들은 본국에서 상류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장사하러 오는 것이다. 3천만~4천만원짜리 차를 타고 다닌다. 한국 사람들보다 훨씬 잘산다. 하지만 한국인들과는 잘 어울리지 않고, 사이도 좋지 않다. 싸우는 일은 별로 없지만, 워낙 다혈질이어서 말다툼은 흔하다”라며 고개를 흔들었다. 

‘리틀 도쿄’ ‘리틀 프랑스’ ‘중앙아시아 타운’…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이슬람 사원 주변에 형성된 무슬림 거리를 무슬림들이 걸어가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한남대교 건너에 있는 동부이촌동에는 ‘리틀 도쿄’가 있다. 한적하고 평범한 아파트촌인 이 마을에는 1천2백여 명의 일본인들이 모여 산다. 이곳에 사는 일본인 대다수는 기업 주재원과 주한 일본 대사관 직원들이다. 일본인은 자기 적성에 따라 테니스 모임·골프 모임·합창단 등 작은 모임을 이루고 취미 생활을 공유한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일 때는 재한일본인협회 ‘서울재팬클럽’이 주최하는 크리스마스 자선 콘서트가 열릴 때이다. 이때는 주한 일본인학교, 일본인 합창단 등이 참가한다. 또한 무용가를 비롯한 일본 예술가들도 초청되어 일본의 전통문화도 엿볼 수 있다.

한남동 서울 독일 학교 주변에는 ‘독일인들의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이제 동대문구 광희동으로 올라가보자. 이곳은 국내 최대의 중앙아시아촌이다. 골목마다 몽골 거리, 우즈베키스탄 거리, 러시아 거리가 따로 있다.

처음 광희동에 자리 잡았던 외국인은 러시아인이었다. 1990년 한국과 러시아가 수교를 맺은 이후 무스탕과 가죽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러시아인들이 동대문 의류상가와 가까운 광희동에 모이기 시작했다. 그 후 우즈베키스탄인, 키르기스스탄인, 카자흐스탄인들이 러시아어가 통하는 광희동에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중앙아시아촌이 형성되었다.

현재 남아 있는 러시아인들은 음식점이나 술집을 운영하거나 소규모 무역에 종사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러시아인들 중 노동하는 사람들은 거의 다 사할린 동포들이라고 한다. 이들은 사업에서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 보니 말다툼과 싸움이 잦은 편이라고 한다.

광희동의 ‘신금호타워’는 ‘몽골타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주말이면 이 건물을 중심으로 3백여 명의 몽골인들이 모인다. 신금호타워 관리소장은 이곳이 ‘몽골타워’가 된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었다. 그는 “10년 전 몽골 대사 아들이 이 건물의 오피스텔을 분양하며 휴대전화 판매점을 냈던 것이 몽골타워의 시작이었다. 사회주의 체제하의 몽골 사람들이 한국의 자본주의 시스템과 법을 잘 몰라서 이곳에서 자문을 많이 받았다.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여기가 몽골인 본부가 되었다”라고 귀띔했다.

몽골인들의 하루 유동 인구는 3백명 정도 된다. 이곳의 몽골인들 가운데는 재활용 폐상품 무역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다. 폐차, 폐가구, 헌옷 등을 몽골로 가져가서 판다. 한 부동산중개업소 대표는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에 돈 있는 사업가들이나 무역상, 요식업체 운영자들이 주로 광희동에 산다”라고 전했다.

네팔인들은 지하철 1호선 동묘역 부근의 창신동에 밀집해 있다. 2000년에 네팔 음식점 ‘나마스떼’가 문을 열면서 네팔 음식점과 잡화점이 하나 둘 생겨났다. 그러면서 네팔인들도 모여들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네팔 거리가 만들어졌다.

서초구 반포동 서래마을은 프랑스인들의 한국 속 보금자리이며, ‘작은 프랑스’라고도 불린다. 이곳에는 주한 프랑스인의 70%가 거주하고 있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 직원 및 기업 주재원 등이 이곳에 모여 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본국의 전 교육 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서울 프랑스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로 한국에 온 프랑스인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서래마을에 정착한 셈이다.

서래마을의 ‘서래 글로벌 빌리지센터’에서는 한국어 수업과 프랑스어 수업은 물론 한국과 프랑스의 다양한 문화 체험 행사가 1년 내내 진행된다. 센터장 마리 피에르 씨는 “프랑스 학교 학기 중에는 프랑스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방학 때는 주로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다”라고 말했다.

센터 활동에는 한국인의 참여도 활발하다. 센터에 등록된 한국인은 4백여 명, 프랑스인의 두 배에 달한다. 센터의 한 직원은 “한국인과 프랑스인 사이에 갈등은 없다. 한국 사람들은 프랑스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어 한다”라고 전했다.

‘다문화 수도’ 안산에는 등록된 외국인만 4만

프랑스 학교에서는 한국 문화 체험 교실 등 탐구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를 익히기 위해 장구·고전무용 강사를 초빙해 특별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중학교 2학년부터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배운다. 한국 지리를 익히기 위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수학여행을 간다. 오후 네다섯 시가 되면 이색적인 모습이 연출된다. 마을 언덕에 있는 프랑스 학교에서 아이 손을 잡고 내려오는 프랑스 여성들이 골목골목을 메우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2006년 서래마을 영아 유기 살해 사건으로 인해 마을 분위기가 달라지지는 않았다. 부정적인 분위기도 형성되지 않았다. 오히려 서래마을이 세간에 알려져 사람들의 관심을 끈 효과가 컸다”라고 전했다.

구로구 가리봉동과 영등포구 대림동 일대는 ‘국내 최대의 조선족 타운’이다. 가리봉동에서 시작된 조선인 타운은 영등포구 대림동을 거쳐 관악구 봉천동까지 확대되고 있다. 조선족들은 왜 이곳에 정착한 것일까. 교통이 편리하고 임대료가 저렴한 노후 연립이 많기 때문이다.

ㅇ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건물주인 한국 사람들도 중국 사람에게 임대해 주는 것을 선호한다. 조선족들이 월세를 더 잘 주기 때문이다. 사실 이 동네는 중국인들 때문에 먹고산다. 중국인들이 나가면 소비할 사람이 없다. 소비 고객 80%가 중국인이다. 가게를 내놓으면 중국인들이 임대한다. 한국인들이 여기서 할 수 있는 가게는 휴대전화 판매점이나 여행사 같은 행정 업무 관련 상점들이다”라고 말했다.

성동구 왕십리는 ‘베트남 타운’으로 유명하다. 서울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기도 하다. 이곳이 베트남 타운이 된 것은 이 지역에 있는 ‘아시안 마트’ 때문이다. 약 5년 전에 이주 여성들을 위한 마트가 생기면서 서울 전역에서 베트남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예 베트남 거리로 탈바꿈했다. 고향과 친구가 그리운 베트남 사람들이 주말이면 이곳으로 모여든다. 

필리핀 문화를 체험하고 싶으면 ‘혜화동’으로 가야 한다. 이곳에는 ‘필리핀 타운’이 있다. 1999년 한 필리핀 신부가 혜화동 성당에서 다갈로그어(필리핀 전통어)로 미사를 시작한 것이 타운이 형성된 계기가 되었다. 지금은 매주 일요일에 1천여 명의 필리핀인 들이 미사에 참여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도, 충청도 등 전국에서 찾아온다. 성당에는 필리핀 사제까지 파견되어 있다.

매주 일요일 이곳에서 또 다른 볼거리가 펼쳐진다. 성당 앞 인도에 기다랗게 ‘필리핀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벌써 16년째이다. 다양한 필리핀식 먹거리부터 생필품까지 사고판다. 특히 필리핀 출신 결혼 이주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 이들은 이곳에 와서 고향 소식도 듣고 향수도 나눈다. 장터는 필리핀 사람들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에게도 문화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

지방에도 빠른 속도로 다문화 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과 시흥시 이주민 단지가 대표적이다.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등록된 인원만 4만여 명에 이른다. 이 중 조선족 등 중국계가 전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베트남인, 우즈베키스탄인, 필리핀인, 인도네시아인 등이다. 이들이 안산시에 정착한 이유는 근처에 시화공업단지와 반월공업단지가 있기 때문이다.

안산역 일대 원곡동은 ‘다문화 거리 특구’로 지정되어 있다. 서울 가리봉동이나 대림동과 마찬가지로 원곡동에도 중국 식당과 베트남 식당, 아시안 마트,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휴대전화 판매점, 가전제품 매장이 즐비하다. 대다수 건물의 2·3층에는 이주민들이 거주하는 쪽방 고시원이 입주해 있다.

경기도 시흥시는 도내에서 안산과 수원 다음으로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조선족이 가장 많고, 베트남, 필리핀, 태국, 방글라데시 등의 국적이 많다.

시흥시 정왕본동에는 외국인 거주 지역인 ‘이주민 단지’가 존재한다. 시화공업단지가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시흥시 내 외국인 공동체는 활발하게 운영되는 편이다. 활동의 중심은 정왕동 이주민 단지 내에 있는 ‘시흥시 외국인복지센터’이다. 여기에서는 도자기 만들기, 한국 명승지 방문 등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다문화 공동체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시흥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은 외국인복지센터의 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지며 교류하고, 지역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인천과 부산에는 오래전부터 ‘차이나 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인천시 중구 선린동의 차이나 타운은 관광지로 더 잘 알려진 화교마을이다. 이곳 거리에는 중국 음식점, 기념품점, 월병 가게 등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거리 곳곳마다 세워진 패루(예전에 중국에서 큰 거리에 길을 가로질러 세우던 시설물이나 무덤, 공원 따위의 어귀에 세우던 문)와 화려한 홍등, 돌계단을 비롯한 석조 조형물들이 중국의 거리를 연상하게 한다.

부산시 초량동의 차이나 타운은 2007년 부산시가 ‘차이나 타운 특구’로 지정해 ‘상해 거리’를 조성하는 등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다. 

경남 김해시 서상동은 ‘김해시의 이태원’으로 불린다. 서상동은 ‘외국인 거리’로 지정되어 특화 거리로 발전하고 있다. 김해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만여 명, 이들은 주로 김해시 외곽에 위치한 주촌면·한림면의 공단에서 일한다.

이들 중 2천여 명의 외국인이 주말이면 서상동에 몰려든다. 서상동에는 아시안 마트를 포함한 외국인 상점 100여 곳이 들어서 있다. 대다수가 외국인 사장님들이 운영하는 가게이다. 김해 외국인 근로자센터의 관계자는 “아시안 마트도 국가별로 들어서 있다. 서상동 상권은 어느 한 국가 출신이 독점한 형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메카’인 거제시에는 북유럽 타운이 조성되어 있다. 양대 조선소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거제시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에는 한국 조선소에 파견 근무를 나와 있는 외국인 선주나 선급 직원이 많다. 특히 조선 분야의 선진국인 노르웨이 직원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 인구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타운도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광 상품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역에서 열리는 ‘다문화 축제’도 그 일환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 지난 7월24일 수원 역전시장에 ‘다문화 푸드랜드’가 문을 열었다. ⓒ연합뉴스
다문화 사회가 형성되면서 외국 음식점들도 속속 자리를 잡고 우리 입맛을 바꾸고 있다. 이미 인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몽골, 터키 등의 정통 음식점들이 들어와 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은 각국 음식의 ‘종합 백화점’이다. 요르단 음식점 ‘제트라’, 태국 식당 ‘마이타이’, 프랑스 정통 요리 ‘르 생텍스’, 인도 음식점 ‘아그라나 차크라’, 인도네시아 음식점 ‘발리’, 파라과이 음식점 ‘꼬메도르’, 그리스 음식점 ‘산토리니’, 불가리아 음식점 ‘젤렌’, 브라질 음식점 ‘코파카바나’ 등이 거리 곳곳에 들어차 있다.

러시아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서울 동대문구 광희동에는 러시아 정통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사마리칸트’가 있다. 서울 을지로 6가 국립의료원 후문에서는 뷔페식 레스토랑 ‘스칸디나비안 클럽’이 유명하다. 1958년에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뷔페로 알려진 곳이다.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 등 스칸디나비아 3국의 바이킹 음식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 강남에서도 각국의 이국적인 맛을 즐길 수 있다.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맛보려면 역삼동에 있는 아시안 레스토랑 ‘실크 스파이스’에 가면 된다. 여기에서는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요리를 한꺼번에 음미할 수 있다. 싱가포르식 게 요리 전문점으로는 청담동 ‘크리이지 크랩’이 많이 알려졌다. 브라질식 꼬치요리 전문점으로는 역삼동 ‘까르니두’를 빼놓을 수 없다.

비록 브랜드는 없지만 이국적인 정취와 현지인들의 소박한 밥상을 원한다면 ‘외국인 마을’이나 ‘외국인 거리’에 가는 것이 좋다. 경기도 수원의 ‘다문화 푸드랜드’는 베트남·태국·중국·우즈베키스탄, 몽골 등 5개국의 다문화 식당이 들어서 있다. 경기도 안산에는 아시아 여러 국가의 면류를 메뉴로 하는 ‘아시안 누들 다문화 음식점’이 문을 열었다. 

향후에는 현지의 이국적인 맛과 한국적인 맛을 조화시킨 ‘퓨전 음식 체인점’들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이를테면 ‘베트남 쌀국수’가 모델이 될 수 있다. 머지않아 국내 외식 시장에도 ‘다문화 바람’이 거세게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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