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고사에서 ‘강점 영역’ 찾아라
  • 최병기│영등포여고 교사 ()
  • 승인 2011.09.27 16: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 대입 전략 마지막 / 수능에서 네 개 영역 모두 반영하는 대학 적어…각자 전략 세우는 데 활용

▲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 ⓒ시사저널 이종현

모의고사를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전국의 모든 수험생은 수능에서 전 영역 모두 잘 보려고 준비를 한다. 그러나 실제 전 영역에서 고른 성적을 얻어 진학할 대학은 많지 않다. 수시에서는 수능 등급을 최저 학력 기준으로 활용하는데, 네 개 영역 모두를 최저 기준으로 적용하는 대학은 없다. 그중에서 1~3개 정도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되는 것이다. 정시에서도 네 개 영역의 성적을 모두 활용하는 대학은 전체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2백여 개 4년제 대학의 정시 수능 성적 활용 방법은 2천 가지가 넘는다. 따라서 총점이 같다고 하더라도 실제 대학에서 반영하는 점수로 환산할 경우 적게는 몇 점에서, 많게는 몇십 점 차이가 난다. 때문에 수능도 전략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고, 그에 따라서 모의고사 활용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성적표의 백분위 이해해 영역별 장단점 파악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수능 때까지 모의고사를 10여 회 이상 치른다. 그런데 많은 학생은 1학년 첫 모의고사 성적과 수능 성적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교 3년간 열심히 공부했음에도 성적이 별로 향상되지 않는 것이다. 이유는 모의고사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먼저 모의고사를 보는 목적부터 명확하게 해야 한다. 모의고사를 보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영역별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영역별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언어 또는 수리 영역에서 내 성적이 전국의 같은 학년 학생들 중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모의고사 성적표의 백분위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성적 지표로는 수능과 마찬가지로 등급, 백분위, 표준점수가 제공된다. 이 중에서 백분위는 그 시험을 몇 명이 보았는지에 관계없이 모두 100명이라고 가정하고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알려주는 지표이다. 백분위가 100이라면 전국 1등이라는 것이다.

백분위가 90이라면 전국의 상위 10%에 해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1학년 첫 모의고사부터 영역별 백분위를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자신이 해당한 영역의 상대적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실제 수능에서의 백분위도 예상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는 등급만을 참고하는 경향이 있다. 일선 교사들도 백분위보다는 등급과 표준점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것으로 각종 통계를 내는 경우가 있다. 등급과 표준점수는 수능 성적표에 있는 것만을 알면 된다. 등급만으로는 정확한 상대적 위치를 파악하기가 어렵고, 모의고사의 표준점수로 선발하는 대학은 없다. 더군다나 표준점수는 해당 시험의 난이도에 따라서 상당히 크게 변화된다. 따라서 모의고사 성적표에서는 백분위만을 제대로 이해하면 충분하다.

모의고사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모의고사 성적표를 통해 영역별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표의 하단에서는 네 개 영역의 응답 현황에 관한 것을 제공하고 있다. 각 영역별로 네 줄이 있는데, 첫 번째 줄과 두 번째 줄에는 1부터 5까지의 숫자가 있다. 첫 번째 줄의 숫자는 그 문제의 정답이고, 두 번째 줄의 숫자는 수험생이 답안지에 정답이라고 표시한 숫자이다. 그 다음에는 ‘○’ 또는 ‘×’ 표시가 되어 있다. ‘○’는 그 학생이 맞았다는 것을 표시하고, ‘×’는 틀렸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마지막에서는 알파벳 A, B, C, D, E 중 하나가 표시되어 있다. 이것은 그 문제의 난이도를 나타낸다. ‘A’는 그 시험을 본 학생들 중에서 80% 이상이 맞출 만큼 쉬운 문제이고, ‘E’는 20%도 못 맞출 만큼 어려운 문제이다.

한 시험에서의 난이도별 정답률을 확인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어떤 학생이 A와 B 난이도 문제는 50~60% 정도 맞혔는데, D와 E 난이도 문제도 30~40% 맞힌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 가운데 대다수는 시험에 대한 관념이 별로 없는 경우가 많다. 이 학생이 맞춘 D, E 난이도 문제는 아마도 풀어서 맞히기보다는 찍어서 맞힌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런 학생들은 시험의 중요성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지원 대학에 맞춰 집중해야 할 영역 결정

▲ 울산시교육청에서 열린 대입 수능 설명회에 참석한 울산 지역 학부모들이 강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에 A와 B의 난이도 문제는 80~90% 맞히는데, D와 E 난이도 문제는 30~50% 정도밖에 못 맞는 학생이 있을 수 있다. 이런 학생은 그 영역의 어느 부분에서인가 막혀 있는 학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런 학생은 자기가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서 그 부분을 보충 학습해야만 성적이 향상될 것이다. 부족한 부분을 찾는 방법은 2~3번 정도의 모의고사 오답 노트를 만들어보면 찾을 수 있다. 이런 학생들은 같은 내용의 문제를 계속 반복해서 틀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수능 성적을 올리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오랫동안 학생들을 지도해본 경험에 의하면 성적 향상이 더딘 학생 대다수가 그 영역에서 어딘가 막혀 있었다. 그것을 제대로 찾아서 보충할 경우, 성적이 아주 빠른 속도로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모의고사를 그냥 한 번 치를 것이 아니라 제대로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1~2학년 때에는 언어와 수리, 외국어를 중심으로 종합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그중에서 어느 한 영역이라도 큰 차이가 날 정도로 부족하다면, 다른 두 영역의 성적도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언어와 수리, 외국어는 다리가 셋인 세발솥(鼎)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세발솥은 세 다리의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제대로 설 수 없다. 공부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한 영역이 부족하다면 다른 영역 성적으로 그것을 보충할 수 있는 경우보다는 그것으로 인해 다른 두 영역의 성적도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1~2학년 때에는 세 영역을 균형 있게 학습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3학년 때부터는 조금 다르다. 자신이 수시를 통해 진학하기로 결정했다면 굳이 네 개의 영역을 모두 잘할 필요는 없다. 최저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1~3개 영역에 집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전략이다. 몇 번을 강조했듯이 내신 성적과 모의고사 백분위를 정확하게 이해한다면 수시와 정시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법이 무엇인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올해도 그렇지만, 내년에도 수시에서 더 많은 학생을 선발할 것이다. 더군다나 올해부터는 수시에서 미등록 충원 기간 설정으로 인해 사상 최대의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그만큼 정시 선발 인원은 줄어드는 것이다.

내년에도 이런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수시를 통해 진학하기로 결정한 학생은 수능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정시로 지원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 반영 방법을 사전에 알아둔다면(전년도 정시 모집 요강을 참고하면 됨), 자신이 집중해야 할 영역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진학을 위해서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하게 하는 것이 더 쉽고 빠른 준비 방법이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