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클럽’ 멤버들 누가 있나
  • 김진령 (jy@sisapress.com)
  • 승인 2011.10.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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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 자산 평가액 1조 이상 부호, 지난해보다 6명 늘어 25명…삼성가 출신이 8명으로 가장 많아

대한민국에서 주식과 부동산 등 등기 자산의 평가액이 1조원을 넘는 부호 중의 부호는 모두 25명이었다. 지난해에는 19명이었는데, 올해 여섯 명이 불어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인 데다 기업 실적도 지난해에 이어 꾸준히 좋아진 덕에 이들의 재산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1조원 클럽의 구성원은 대부분 전통적인 재벌가 인사들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과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등 여섯 명을 빼면 모두 삼성·현대·SK·LG·롯데 5대 그룹 창업주와 혈연 관계를 맺고 있었다. 여기서 빠진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나 신창재 교보그룹 회장도 창업자의 2세들이다.

▲ 1위이건희삼성전자 회장 ⓒ시사저널 유장훈
▲ 2위정몽구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시사저널 유장훈
▲ 3위최태원SK그룹 회장 ⓒ시사저널 윤성호

재벌그룹 중에서는 삼성가 출신이 가장 많았다. 이건희 회장(1위)과 그의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4위), 이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11위), 이회장의 조카인 이재현 CJ그룹 회장(16위)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18위), 이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19위), 이회장의 두 딸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24위)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24위)이 모두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이회장의 직계 가족 가운데 1조원 클럽에 들지 못한 유일한 사람은 부인인 홍라희 리움 관장이다. 홍관장의 자산 평가액은 9천2백6억원으로 전체 4백대 부호 중 27위에 해당하는 순위이다. 홍관장의 주식 평가액이 조금만 더 늘어나면 이회장 일가는 가족이 모두 1조원 클럽에 들어가는 진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이회장 일가 중 올해 자산 증식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은 이재용 사장이다. 이사장의 평가 자산액은 지난해보다 1조1천억원 정도 늘어났다. 가지고 있는 주식의 대부분이 비상장 주식인 이사장의 재산이 갑자기 증가한 이유는 평가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에버랜드는 올해 매각설이 나오면서 주당 평가액이 1백25만원에서 2백20만원으로 뛰어올랐다. 물론 여기에는 에버랜드가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상장된 효과도 들어 있다. 또 SDS의 실적이 호전되면서 장외 거래 가격이 3만원대에서 7만원대로 두 배 이상 올랐다.

현대가와 LG는 각 3명씩 포진

삼성가에 이은 부자 가문은 현대가와 LG가로 이들은 각각 세 명의 1조원 클럽 멤버를 배출했다. 현대가의 대표 주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보다 자산 평가액이 6천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1위인 이건희 회장과의 격차를 더욱 줄이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이회장과 정회장의 자산 평가액 차이는 2조2천억원 정도였지만 올해는 1조5천억원 정도로 줄어들었다. 정회장의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지난해보다 5천억원 정도 자산 평가액이 늘어났다. 총수 승계 작업과 지분 사전 상속이 완료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정부회장과 삼성 이재용 사장의 자산 평가액은 6백억원 정도의 차이로 비슷비슷하다. 정부회장과 이사장의 재산 불리기 경쟁도 눈길을 끈다. 정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이 최근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등 인수·합병과 매출 증가 속도가 빨라 현대엠코의 대주주로 있는 정부회장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7위정몽준현대중공업 오너 ⓒ시사저널 이종현
▲ 9위신동빈롯데그룹 회장 ⓒ시사저널 박은숙
▲ 14위구본무LG그룹 회장 ⓒLG 트윈스 제공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1조원 클럽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창업주 가문이 LG의 구씨 가문이다. 구본무 회장이 14위, 구회장의 형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21위, 동생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20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보다 모두 순위가 떨어졌다. 이는 올해 들어 LG그룹의 주력인 LG전자의 실적 악화가 반영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LG그룹은 창업 3세인 구회장에 이르는 과정에서 일가 친척에게 지분이 분산된 까닭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도 그룹 회장의 지분이 다른 그룹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고 평가액도 적을 수밖에 없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재산 평가액이 지난해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은 지주회사인 SK C&C가 2009년 11월에 상장되면서 미반영 상태로 있던 자산 가치가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5대 그룹 중에서는 롯데그룹의 퇴조도 눈에 띈다. 신동빈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의 순위가 지난해보다 하락했다. 이들의 자산 평가액도 소폭이나마 줄어들었다. 이는 내수 위주의 롯데그룹 계열사 주식이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홀대받은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조원 클럽의 분포도를 보면 재벌가의 재산 사전 상속 작업도 한눈에 드러난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명희 회장은 재산 평가액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순위가 소폭 하락했지만 아들인 정용진 부회장의 순위는 상승했다. 또 롯데에서는 창업주이자 현직 회장인 신격호 회장의 이름이 보이지 않는다. 삼성에서는 분가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건희 회장의 딸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처음으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조원 클럽’ 부자들의 재산 순위  
※괄호 안은 지난해 기록 (단위 : 억원)

순위

이름

나이

성별

직업 및 관계 

재산 평가액

1(1)

이건희

69

남자

삼성전자 회장

85,265
(87,333)

2(2)

정몽구

73

남자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71,922
(65,670)

3(7)

최태원

51

남자

SK그룹 회장

32,245
(22,612)

4(9)

이재용

43

남자

삼성전자 사장

29,191
(17,936)

5(5)

정의선

41

남자

현대자동차 부회장

28,455
(23,358)

6(14)

박현주

53

남자

미래에셋그룹 회장

24,638
(11,841)

7(3)

정몽준

60

남자

현대중공업 오너

23,645
(26,888)

8(-)

김정주

43

남자

넥슨 대표이사

23,358
(-)

9(4)

신동빈

56

남자

롯데그룹 회장

21,487
(23,651)

10(6)

신동주

57

남자

일본롯데 부사장

20,378
(22,861)

11(8)

이명희

68

여자

신세계그룹 회장

19,220
(19,673)

12(13)

김택진

44

남자

엔씨소프트 사장

18,251
(12,812)

13(10)

서경배

48

남자

아모레퍼시픽 사장

17,964
(15,563)

14(11)

구본무

66

남자

LG그룹 회장

15,505
(15,495)

15(17)

신창재

58

남자

교보그룹 회장

14,158
(11,046)

16(15)

이재현

51

남자

CJ그룹 회장

13,700
(11,638)

17(12)

이민주

63

남자

에이티넘파트너스 회장

13,166
(15,406)

18(-)

정용진

43

남자

신세계그룹 부회장

12,043
(9,814)

19(-)

홍석현

62

남자

중앙일보 회장

11,483

20(16)

구본준

60

남자

LG전자 부회장

11,412
(11,326)

21(18)

구본능

62

남자

희성그룹 회장

10,679
(10,324)

22(19)

김준일

59

남자

락앤락 회장

10,635
(10,212)

23(-)

이부진

41

여자

신라호텔 사장

10,515

24(-)

이서현

38

여자

제일모직 부사장

10,228

25(-)

서정진

54

남자

셀트리온 회장

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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