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없이 뛰는 활동가들 ‘따로 또 같이’ 뚜벅뚜벅
  • 김지영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1.10.25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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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1위…박경철 원장, 김기식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와 공동 2위

무릇 시민운동은 조직을 기반으로 한다. ‘조직을 통해’ 정부의 정책 등을 감시하고, ‘조직을 통해’ 행동과 실천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올해 ‘차세대 파워리더’ 시민운동가 부문 조사에서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다. 상위권에서 ‘조직 없는 시민운동가’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국 교수·김제동씨 등 상위권 점령

1위로 꼽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엄밀히 말해 시민운동가는 아니다. 안원장의 이름 앞에는 항상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그런 그가 차세대 시민운동가로 꼽힌 것이다. 1995년 안철수연구소를 창업한 그가 현재 맡고 있는 직책은 대략 일곱 개.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및 CLO(Chief Learning Officer; 최고교육책임자)’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 위원’ ‘대통령 소속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 ‘노리타운스튜디오 이사회 의장’ ‘포항공대 이사’ 그리고 지난 6월부터 맡고 있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등이며, 2008년 9월부터는 ‘아름다운 재단 이사’도 맡고 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아름다운 재단 상임이사였고, 안원장과 상당히 절친하다는 점에서 시민운동가 반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안원장은 그동안 정치권에서 무수한 러브콜을 받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초대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안원장에게 많은 공을 들였다. 당시 정보통신부장관에 앉히려 했으나, 안원장이 고사했다. 무슨 위원회를 맡기려고도 했는데 역시 고사했다”라고 전했다.

여권의 한 인사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안원장을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로 전략 공천하려 했으나 거절했던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 9월 초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언뜻’ 내비치기만 했는데도 지지율이 치솟으면서 이른바 ‘안철수 돌풍’을 불러일으켰다. 2012년 대선 정국까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공동 2위는 시민운동으로 잔뼈가 굵은 김기식 ‘혁신과 통합’ 공동대표와 안철수 원장의 ‘절친’으로 알려진 ‘시골의사’ 박경철 신세계연합병원장(경북 안동 소재)이다. 김기식 대표는 서울대 인류학과를 나와 1993년 ‘참여민주주의를 위한 사회인연합’ 사무국장으로 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이후 참여연대 사무국장, 정책실장 그리고 사무처장을 거쳤다. 김대표는 현재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의 야권 통합을 위해 활약하고 있으며, 박원순 후보의 특보를 맡고 있다. 4위는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다. 공동 5위에는 유성희 대한YWCA연합회 사무총장과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 방송인 김제동씨가 선정되었다.

이렇듯 5위 안에 든 일곱 명 가운데 안철수·박경철·조국·김제동 씨 등 네 명이 ‘현재’ 조직 없는 시민운동가들인 셈이다. 이밖에 하승수 변호사, 고계현 경실련 사무총장, 문화평론가 진중권씨 등이 올랐다. 상위권은 아니지만 참여연대 활동가들도 주목된다. 안진걸 민생희망팀장, 김민영 전 사무처장, 박원석 협동사무처장 등이 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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