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분란의 끝은 어디?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1.11.1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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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까지 장로에게 피소돼…조목사 가족 중 4명이 검찰에 기소되거나 조사받아

▲ 지난 7월20일 낮 경기도 파주 오산리에 있는 여의도 순복음교회 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서 조용기 원로목사가 기도원 집회를 마친 후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김경직 기독교시민연대 대표의 폭로로 여의도 순복음교회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순복음교회 장로들은 그동안 조목사 가족들이 교회와 관련해 직책을 확대하는 것을 지속적으로 반대해왔다. 일부 인사는 조목사의 가족을 ‘교회를 훼파하려는 세력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조희준 전 회장 등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교회 분란을 조장해왔다는 증언이 나왔기 때문에 교회 내부에서 반발이 생기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순복음교회는 현재 교회 설립 이후 최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19일 조용기 원로목사가 교회 장로 40여 명으로부터 고발을 당했다. 장남 조희준 전 회장과 공모해 교회 재정에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끼쳤다는 이유이다. 그동안 가족에게만 향해 있던 교회 내부의 화살이 조목사에게로 옮겨간 셈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신도들에게 ‘큰절 사죄’까지 했지만…

조목사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불만 세력의 음해이다’라고 밝혔다. 조목사측은 “교회 돈을 유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 검찰 조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고발인들은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측도 “조목사가 목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교회 홍보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영훈 담임목사와 조목사가 만나 오해를 푼 것으로 알고 있다. 조금 있으면 오해가 풀릴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교회 안팎에서는 이번 고발 사건을 단순한 비리나 의혹 이상으로 보는 분위기이다. 조목사와 장로들 사이에 그동안 팽배해져 있던 갈등이 최근 사랑과행복나눔재단 분쟁을 거치면서 폭발했다는 것이다.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한 장로는 “조목사에 대한 교회 내부의 불신이 많이 커졌다. 오해를 풀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교회 장로는 “이번 고발은 전초전에 불과하다. 장로회 차원에서 추가 고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회 장로들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조목사 가족들이 교회 일에 개입하는 것을 반대해왔다. 지난 4월에는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최고 의결 기구인 당회가 조목사 가족들의 교회 내 역할을 대폭 제한했다. 조용기 목사는 신도들에게 ‘큰절 사죄’까지 했다. 가족 문제로 교회 내부의 분란이 확산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김성혜 총장과 조희준 전 회장이 제출한 사직서를 조목사가 반려했다. 이로 인해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또 한 번 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그에 따른 실망감이 결국 조목사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갔다는 설명이다.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여의도 순복음교회. ⓒ시사저널 유장훈
국민일보측 분위기도 심상치 않아

조목사는 당시 김 아무개 장로를 재단 사무국장으로 임명했다. 재단 문제를 해결하도록 전권을 위임했다. 그러면서도 가족들의 사표를 반려해 두 개의 세력이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내부적으로 혼란에 휩싸였다. 법적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조목사는 기존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해체하고 ‘조용기자선재단’을 설립했다. 하지만 새로운 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다시 조희준측 인사들이 대거 재단 이사로 선임되었다. 이에 따른 반발 차원이어서 당분간 재단 운영을 둘러싼 교회 내부의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사무국장으로 파견되었던 김 아무개 장로 역시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난 11월10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조용기 목사의 지시로 재단 사무국장으로 파견되었다. 사무실 이전 역시 조목사의 결재하에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나를 절도범으로 몬 데 대해 황당하다”라고 토로했다. 허동진 장로회장은 최근 안수집사회 임원들과 분과위원회 회장단 등 4백50명을 소집해 ‘교회 사태’와 관련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허회장은 “조목사의 말을 더는 믿을 수 없다. 앞으로 교회의 모든 일은 운영위원회와 당회를 통해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장로회 차원에서 더욱 강력한 대응을 암시하는 대목이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국민일보의 분위기 또한 심상치 않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는 최근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을 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했다. 조사장은 자신이 최대 주주로 있는 ㈜경윤하이드로에너지에 4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장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경윤하이드로에너지 인수와 경영에 관여한 일이 없다”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내가 경윤하이드로에너지 경영에 개입했다는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음에도 무리하게 기소를 했다. 향후 법정에서 무죄를 밝히고 억울한 누명을 벗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일보 내부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국민일보 노조는 최근 순복음교회 당회에 강도 높은 대응을 주문하는 공문을 보낸 상태이다. 편집국, 종교국 차장 이하 기자 96명도 지난 11월9일 성명서를 통해 “개인 비리로 기소되어 재판을 앞둔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CEO로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노조에서 촉발된 조사장 퇴진 운동이 최근 사내 전체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조상훈 국민일보 노조위원장은 “노동조합이 추진한 것이 아니다. 차장 이하 평사원들이 모임을 갖고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교회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목사를 포함한 가족 전부가 현재 검찰에 기소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 향후 추가 고발 가능성을 염두에 둘 때 교회와 국민일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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