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경쟁 갈수록 ‘부글부글’…라면업계 오너 2세들의 ‘성적표’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1.12.12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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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업계의 ‘지각 변동’으로 또 한 가지 주목되는 것이 있다. 오너 2세들의 성적표이다. 라면업계는 최근 2세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전인장 삼양식품 대표와 함영준 오뚜기 대표가 나란히 회장에 취임했다. 농심 역시 신춘호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아들인 신동원 부회장이 맡아서 하고 있다. 특히 이들 세 명은 그동안 사실상 국내 라면 시장을 삼등분해 운영해왔다. 라면 시장의 최근 점유율 변화가 오너 2세들의 성적표와도 같기 때문에 주목되고 있다.

그동안의 성적에서는 신동원 부회장이 가장 앞섰다. 지난해 농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천9백52억원과 1천72억원으로 2년 연속 상승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이나 오뚜기는 영업이익 상승률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라면 시장 악화로 오뚜기나 삼양라면의 매출 및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농심은 꾸준히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삼양의 전인장 회장이 상황을 역전시켰다. 규모 면에서는 여전히 농심이 10배 가까이 앞서 있다. 하지만 올 8월 나가사키 짬뽕을 출시하면서 반격을 가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주가에서도 이런 추세를 엿볼 수 있다. 최근 1년간 이 회사의 주가 상승률은 2백40%에 달한다. 같은 기간 농심과 오뚜기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29.62%와 16.22%에 그쳤다. 내년 전망 역시 밝은 터여서 주가가 끝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의 예측을 뛰어넘을 정도이다. 김윤오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에도 삼양식품의 라면 판매량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치가 반영되었다”라고 말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하얀 국물’ 열풍으로 최근 회사의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결국 3위의 자리조차 한국야쿠르트에 양보했다. 시장조사 전문 업체들에 따르면 오뚜기의 점유율은 현재 10~11% 정도이다. 올해 들어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해마다 상승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향후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뚜기 역시 한때 삼양식품을 제치고 점유율 2위까지 치고 올라간 전례가 있다. 3%의 점유율 차이는 마케팅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는 만큼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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