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구 도시 환히 밝힌 인재의 불빛들
  • 이춘삼│편집위원 ()
  • 승인 2011.12.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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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전남 목포

전라남도 목포시. ⓒ 뉴스뱅크 이미지

목포는 서부 전남 지역의 중심 도시이다. 목포를 중심으로 신안, 무안, 영암, 해남, 강진, 완도, 진도를 아우르는 지역이 서부 전남 생활권이다. 이 지방에서는 예부터 목포가 교역의 중심지였으며 수재들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목포고, 문태고, 목포상고, 목포공고가 명문고로 꼽혀왔다.

실업계이던 목포상고가 2001년 3월1일 인문계로 전환하며 전남제일고로 이름을 바꿨다. 목포상고 시절에는 목포고와 서로 분야가 달랐으나 전남제일고로 바뀐 후에는 목포고와 우열의 경쟁 상대가 된 셈이다. 현재 재경 전남제일고목상 동문회 회장은 김성철 경향신문 부사장이 맡고 있다.

DJ 정부 시절 막강했던 ‘동교동계’의 위력

따라서 목포를 지역 기반으로 하는 인물들은 사실상 목포 출신에 국한되지 않고, 타 지역 출신이면서 앞에 열거한 명문고를 다닌 사람들의 집합체를 형성한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 인물이 ‘신안군 하의도-목포상고’ 출신인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김 전 대통령 집권 시절 목포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 출신들이 권부를 장악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리고 ‘동교동계’로 지칭되는 정치 세력은 한때 우리 정치사에서 막강한 위치에 있었다.

김대통령의 목포상고 후배인 권노갑 민주당 고문을 필두로 하는 동교동계는 김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의 재기를 숙원 사업으로 여기며 고심해왔다. 심지어 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인 목포를 김홍업씨에게 내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제는 ‘김홍업 전 의원은 무안·신안 선거구’라는 쪽으로 선회한 분위기이다. 김 전 의원은 18대 총선 때도 무안·신안에서 출마했다가 이윤석 의원에게 패했다.

이 지역은 여태까지 민주당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이 회자되던 곳이다. 정리하자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목포의 민주당 후보 경선은 박지원 의원에게 배종호 전 KBS 보도본부 라디오뉴스 제작팀장이 도전하는 형국으로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에도 몇몇 거명되는 인사가 있기는 하지만 세가 약하다는 것이 중평이다.

배 전 팀장은 목포에서 출생해 목포고-한국외대 러시아어과를 졸업하고 KBS에서 방송 기자로 활동하다가 손학규 후보 경선 캠프 공보특보와 대통합민주신당 목포시 상임선대위원장을 지냈으며 18대 총선에 목포 지역구 공천 경쟁에 나섰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편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최근에 있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야권 통합이 본격화되기 전만 해도 차기 민주당 대표 자리에 가장 근접한 것으로 평가되었었다. 그러던 것이 통합 국면에서 ‘반대론자’로 몰리면서 당내에서도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정종득 현 목포시장은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경우이다. 정시장은 목포에서 태어나 목포고-서울대 상대를 졸업했다. 공인회계사 자격을 소지하고 한국산업은행 기업분석부에서 근무하다 쌍용, 한국건업, 정우개발 등을 거쳐 벽산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지내기까지 40년 넘게 기업체에서 일했다.

“그동안 익힌 경영 마인드를 활용해, 태어나고 성장기를 보낸 고향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라는 것이 시장 출마의 변이었다. 목포시장으로 3연임에 성공한 그의 꿈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지역에서는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50년 지기인 한화갑 평화민주당 대표, 전윤철 전 감사원장과의 교분이 두텁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의 해남·완도·진도 출마설이 꾸준히 나돌고 있다. 이 지역구에서는 완도 출신인 초선 김영록 의원에 맞서 해남 출신 박광온 MBC 논설위원, 전 전 원장이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여기는 전통적으로 해남 출신 인사가 당선되던 곳이지만 지난 총선에서 완도 출신에 무소속이던 김의원이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19대 총선을 앞두고 해남 출신 인사들이 고토 탈환을 외치고 있다. 해남은 완도에 비해 인구가 두 배에 달한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일고 있는 현역 의원에 대한 반감에 곁들여 비민주당 인사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면서 전 전 원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한다. 목포에서 출생한 전 전 원장은 한화갑 평화민주당 대표와 목포 유달중학교 동기생이다. 일찌감치 상경해 서울고-서울대 법대를 다녔다. 행정고시에 합격해 경제기획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 오래 몸담은 예산통이며 공정위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김영삼 정부 시절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된 후 김대중 정부까지 자리를 지켰고 기획예산처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을 역임했으며 노무현 정부 시절에 감사원장으로 발탁되었다. 업무를 깐깐히 챙기는 철저한 원칙주의자로서 업무 추진력과 조직 장악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전윤철·신승남 등 공직에서 큰소리

목포고 출신 중에서도 특히 3, 8회에 인물이 많았다. 최영철 서경대 총장, 정시채 전 농림부장관, 전석홍 전 국가보훈처장(이상 3회), 한화갑 평화민주당 대표, 정종득 목포시장(이상 8회)이 그들이다. 천정배 의원(목포고-서울대 법대)은 서한태 목포 환경과건강연구소 이사장의 사위이고, 소설가 천승세씨(목포고-성균관대 국문과)는 여류 소설가 고 박화성씨의 차남이다.

신승남 전 검찰총장(목포고-서울대 법대)을 비롯해 검찰에도 목포권 출신 인사가 다수 있었다. 김학재 전 대검 차장, 정충수 전 대검 강력부장, 김규섭 전 수원지검장은 목포고 12회 트리오라고 불렸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인 박신한 대령은 2005년부터 이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박대령 전에는 1년에 한 번꼴로 책임자가 바뀌었기 때문에 최장수 단장인 셈이다. 초창기 육군본부에 속했던 잠정 조직에서 2007년 국방부 산하의 영구 사업 조직이 되기까지 박대령은 그 중심에 있었다. “운명처럼 다가온 일을 숙명으로 받아들인다”라는 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유해가 모두 대한민국과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대령은 군에서 달변으로 통한다. 그동안 사업 홍보에 쫓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솜씨가 늘었다고 한다.

창립 후 줄곧 도자기 하나만 만들어 온 행남자기는 내년 5월16일이면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면서 도자기 한 우물만을 팠다. ‘행남’이라는 회사 이름은 김용주 회장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호에서 각각 첫 글자를 따 지은 것이다. 지난 1996년 ‘행남사’에서 이름을 바꾼 행남자기는 도자기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본차이나, 고강도 자기인 울트라파인, 일반 도자기보다 강도가 3배 이상인 세비앙 컬렉션, 순백의 엘레강 본차이나 등 최고급 도자기 식기류를 생산한다.

이매방·오순택 등 재능 빛낸 인물도 많아

김회장은 “우리는 제조업체가 아니라 디자인 회사”라고 말한다. 그만큼 새로운 디자인 개발에 공을 들인다는 얘기이다. 본차이나의 본고장인 영국을 비롯해 수출에도 발벗고 나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연매출 6조원의 패션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랜드그룹의 박성경 부회장. ‘킬힐(kill heel·굽 높이가 10cm가 넘는 하이힐)’ 샌들, 보석 장식이 달린 모자, 은빛 구슬이 촘촘한 목걸이, 어깨선을 강조한 검은 정장 - 패션 기업의 수장답게 그녀의 옷차림은 현란하다. 이랜드그룹 박성수 회장의 동생인 그는 대외 업무를 담당하고 패션 전략을 책임진다.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를 나온 전공을 살린 것이다.

이랜드의 역사는 1980년 이화여대 앞 ‘잉글랜드’라는 작은 보세 옷집에서 시작되었다. 당시에는 미국 수출용으로 만든 옷들을 가져다 팔았다. “미국 스타일의 옷을 판다”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2년 만에 서울 이태원과 명동에 분점을 열었다. 이쯤 되자 “우리가 직접 만들어 팔아 보자”라는 욕심이 생겨 본격적으로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1984년 박성수 회장은 ‘이랜드법인’을 세우고 박부회장을 디자인실장으로 영입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그의 대표 작품인 ‘로엠’이다.

춤꾼 80년 외길 인생을 걸어온 이매방옹은 어머니가 시집 올 때 가지고 왔다는 재봉틀로 춤출 때 입는 속치마부터 겉치마까지 제자들의 옷을 일일이 만들어 입히곤 했다. 그가 춤에 입문한 것은 일곱 살 때. 아버지 몰래 목포 권번에서 할아버지로부터 춤을 배웠다. 할아버지에게는 춤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허튼 춤’을 배우고 광주에 가서 승무와 북, 검무를 배웠다. 자라면서 남자아이들과는 어울려 놀지 않고 여자들하고만 소꿉장난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간직했던 끼가 평생 그를 춤꾼으로 살게 했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27호 승무, 97호 살풀이춤 등 두 분야에서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어 있다.

영화배우 오순택씨는 한국인 최초로 영화 <007> 시리즈에 등장했다. 그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에서 제임스 본드를 돕는 정보 요원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다. 1933년 목포에서 태어난 오씨는 연세대 정외과를 다니면서 친구들이 ‘단성사 대학’을 다닌다고 놀렸을 정도로 영화에 심취했다. 대학 졸업 후 영화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미국행을 결심했고 1959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 40여 년간 영화와 TV 시리즈 2백여 편에 출연했다. 유명 영화제의 최우수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목포를 흔히 예향이라고 부른다. 개항 이후 목포가 급성장하면서 각종 예술 관련 행사가 목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영리 목적이 아니라 자선 사업의 일환인 것이 대부분이었다. 당시 지주나 유지들 사이에는 예술 행사에 참여해 그림도 구입하고 후원금도 내야 지역 사회에서 체면을 세울 수 있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정계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권노갑 목포상고-동국대 전 민주당 고문 
김홍일 대신고-경희대 정외과 전 민주당 국회의원 
박지원 문태고-단국대 경영학과 국회의원(민주당·목포, 진도 출신) 
이호균 중동고-조선대 건축과 전남도의회 의원(민주당) 
정종득 목포고-서울대 상대 목포시장(민주당) 
홍승태 목포고-서울대 정치학과 민주당 미디어지원단장 


관계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김영후 문태고-육사 병무청장 
김해용 경복고-서울대 언어학과 주미얀마 대사 
박신한 광성고-성균관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 
박종수 목포고-전남대 정외과 성남 중원경찰서장 
선한길 목포고-강원대 산업공학과 한국우편사업지원단 이사장 
이철민 영일고-경찰대 화천경찰서장 
천룡  목포고-육사 조달청 시설사업국장 
추규호 목포상고-성균관대 법률학과 주영 대사 


경제계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강용 서울대사대부고-서울대 법대 IBK테크 사장 
김영호 서울고-미국 뉴욕프랫대 건축과 일신방직 대표이사 회장 
김용주 목포고-한양대 공업경영학과 행남자기 회장 
나종규 동성고-연세대 경제학과 영안모자 부회장 
박상현 목포고-아주대 경영학과 한컴리눅스 대표이사 사장 
박성경 이화여대 섬유예술학과 이랜드그룹 패션 부문 부회장 
박성수 광주일고-서울대 건축과 이랜드 회장 
박용훈 목포고-서울대 경영학과 신원종합개발 법정관리인 
용원영 광주일고-한국외대 경제학과 솔로몬투자증권 IB총괄부사장 
이광훈 목포상고-홍익대 경영학과 롯데중국투자유한공사 사장 
이영회 서울대사대부고-서울대 경제학과 아시아자산신탁 대표이사 회장 
이춘식 목포상고-조선대 경제학과 동원상호저축은행 대표이사 사장 
임성주 목포고-전남대 화학과 C&그룹 총괄부회장 
임형진 목포고-명지대 법학과 광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장선명 문태고-서울대 법대 동양오리온투자증권 사장 
전창영 광주일고-서울대 건축과 현대엠코 건축본부장 
정세혁 서울대 미학과 두산 의류BG 대표이사 부사장 
정충시 목포고-서울대 화공과 오미아코리아 대표이사 회장 
조풍언   미국 LA 가든스위트호텔 소유주 
홍순기 목포고-서울대 상학과 남양 회장 


법조계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강성국 목포고-고려대 법학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신헌석 목포고-성균관대 법학과 전주지법 부장판사 
양인평 서울고-서울대 법대 법무법인 로고스 상임고문변호사 
유남석 경기고-서울대 법대 서울고법 부장판사 
조경란 정명여고-서울대 법대 서울고법 부장판사 


언론계 인사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고익수 목포고-한국외대 중문과 목포MBC 보도제작국장 
김상수 중앙고-연세대 정외과 MBC 시사교양국장 
김성철 목포상고 경향신문 부사장 
김인현 서울대 법대 한겨레신문 선임기자 
김일환 전남대 신방과 광주일보 여론매체부장 
김청원 목포고-서강대 신방과 KBS 해설위원실장 
문창석 배명고-건국대 경영학과 KBS N 부사장 
윤영욱 목포고-성균관대 사회학과 MBC 논설위원 
이두헌 목포고-전북대 전남매일 편집국장 
이해동 목포고-한신대 청암언론문화재단 이사장 
정박문 서울대 경제학과 TV조선 국제부장 
조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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