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직접 투자 늘어난 이유 있다
  • 박병표│전략팀장 ()
  • 승인 2011.12.2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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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의 전담 기구 ‘인베스트코리아’가 최전방 역할 맡아…현지에서 ‘기동 상담 서비스’ 실시해 호평

ⓒ 인베스트코리아 제공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외 개방 시책과 외국 자본 유치 노력을 바탕으로 2009년도 제조업 기준 매출의 13%, 고용의 6%를 차지하는 등 우리 경제의 한 축을 이루었다. 지난 4년간은 다소 주춤했으나 최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3/4분기 기준 투자 신고 규모가 75.8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늘어났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일본,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등이 전체 투자 금액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대지진 및 원전 사고 이후 한국에 대한 투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6억9천6백만 달러에서, 9억8천2백만 달러로 41% 늘어났다. 중국도 한국에 대한 투자가 2010년 3억2천6백만 달러에서 올해 5억3천9백 달러로 65.3%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투자 유형별로 보면 올 들어 3/4분기까지 M&A(인수·합병)형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감소한 반면 그린필드형 투자는 6% 증가했다. 코트라의 외국인 투자유치 전담 기구인 인베스트코리아(약칭 IK)의 백진종 투자종합센터 전문위원은 “그린필드형 투자는 신규 고용 창출 등을 수반하기에 바람직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 투자 기업들은 IK의 이미지가 예전과 달라졌다고 평한다. IK 종합행정지원실은 지난 7월 상하이와 홍콩 등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기동 상담 서비스’를 실시해 양광그룹, 고금그룹 등 일곱 개사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한편 9월에는 북미 지역의 시카고와 토론토에 있는 주요 기업을 방문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 시카고에 있는 날코(Nalko) 사는 한국 내 인수 기업 대상을 확대하고 연구·개발(R&D) 센터 투자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정 재료 부문 세계 1위인 캐봇(Cabot) 사에는 한국 내 공장 준공에 이어 R&D센터 설립 등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만한 노무 관리 해결을 위한 방법, 수자원 보전 관련 규제 사항 등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한편 현지 정부와의 투자 유치 증진을 위해 IK 종합행정지원실은 미국 일리노이 주 상업개발부, 캐나다 퀘벡 주의 투자 유치 기관을 차례로 방문해 투자 유치 증진을 위한 상호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섯 개 지자체(서울, 인천, 부산, 충남, 충북, 전북)와 합동으로 ‘Building Strategic Partnership With Korea’라는 타이틀로 뉴욕과 애리조나 주 피닉스 시에서 한국 IR(Investor Relations)을 개최했다. 올 초 일본 덴소코리아 사의 R&D센터 투자와 관련해 법령 해석상의 이견으로 투자가 어려움에 부딪혔으나, 조례 개정 등 지자체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IK는 국내에서도 외자 유치와 관련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국내 진출한 외국 기업도 투자 유치에 한몫

한국 내 외국인 투자 기업의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한국을 생산 전초 기지로 생각하고 R&D 센터나 시설 및 공장을 추가로 확대하고 있다. 장애인 고용 촉진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는 63명의 장애인을 정규직으로 고용해 국내 관계자들에게 훈훈한 마음을  전하고 있다. 최근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복합기 제조 공장의 이전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R&D 센터를 국내에 설립하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벌이고 있다. 김천주 대표는 “한국 경제의 현안인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관련한 투자 유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중국 분마그룹이 추진하는 제주 지역 리조트 건설은 생산 유발 효과가 총 5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주분마 이호랜드㈜는 IK를 통해, 지자체의 회사 채권 은행에 대한 연체 이자 탕감 및 신탁 등기 해지 업무 처리 등과 관련해 도움을 받았다. 김경구 이호랜드㈜ 대표는 “투자는 긴 시간을 요구한다. 관련 지자체장이 바뀌더라도 법의 적용이 그대로 유지되고 진행된다면 한국 투자에 더욱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 1조4천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를 가져오는 에드워드코리아의 반도체 진공 펌프 공장 신설은 한국이 에드워드그룹의 생산 전초 기지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이성민 에드워드코리아 대표는 “연구·개발 시설을 통해 연구 인력 확충과 주요 기술 이전뿐만 아니라 핵심 기술을 주도적으로 연구·개발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시사저널 이종현
사실 글로벌 금융 위기 등으로 인해 투자 유치 여건이 어렵다. 다만, 최근 풍부한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으로부터의 관광 분야 투자 증대와 일본 기업들의 수익선 다변화 전략 그리고 대지진과 원전 사고 등을 계기로 한 생산 기지 다변화 전략 등이 대한국에 대한 투자를 견인하고 있다. 아울러 한·EU,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계기로 국내를 기반으로 미국·EU 시장 진출을 추진하려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도 있다고 보인다.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 한국의 강점은?

세계 각 국가들은 투자 유치를 위해 세금 혜택부터, 산업 부지의 무상 제공 등 다양한 국가적 상품을 내놓고 유치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중국·일본 등 거대 경제권을 아우르는 입지적 강점이 크다. 반도체, 자동차 등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의 클러스터 유인 효과도 크다. 또 무엇보다도 근면성과 풍부한 기술 인력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인 EU·미국과의 FTA를 통해 한국이 FTA의 허브 국가가 된다면, 이 점이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 커다란 지렛대가 될 것이다.

종합행정지원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 실은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기획재정부, 법무부, 노동부, 국세청 등 외국인 투자 관련 주요 부처와 지자체, 산업단지공단 등에서 파견된 인력과 코트라 직원 등 총 40여 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투자할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나 이미 투자한 기업들의 애로 사항들을 사전에 알아보고 도움을 주고자 발품을 팔았던 기동 상담 서비스가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이러한 점을 높게 평가받아 지난 11월 주한 유럽상공회의소(EUCCK)로부터 2011년도 한-EU 협력상을 받기도 했다. 내년에는 한·미 FTA 등 새로운 투자 환경이 조성되는 만큼 상담 요원의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기동 상담 서비스를 더욱 확대 실시해 좀 더 효과적으로 투자 지원 업무를 수행해나갈 것이다. 외국인 직접 투자(FDI)는 영어로 Foreign Direct Investment이나 외국인 투자를 지원하는 기관의 입장에서 FDI는 Friendship Development Initiative라는 생각을 갖고,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 지원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친절하고 깊이 있는 상담 및 행정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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