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푸르른 날, 눈은 빨개져
  • 석유선│헬스팀장 ()
  • 승인 2012.03.19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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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결막염·안구건조증·황사 눈병 등 3대 봄철 안질환 대처법 / 손 깨끗이 씻고 외출 줄여야

두 딸의 아버지인 구자준씨(41·서울 상수동)는 돌아오는 주말에 아이들과 대공원 나들이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아내 때문에 이 나들이가 취소될 위기이다. 이유인즉, 며칠 전부터 재채기와 콧물 증상을 보였던 아내는 감기를 의심했지만 열은 나지 않아 의심하던 차에 눈이 계속 따갑고 간질간질한 데다 충혈까지 심해졌다. 봄이면 찾아오던 눈병이 또 도진 것이다.

아내의 정확한 질환명은 ‘알레르기성 결막염’. 봄이면 으레 그러려니 하고 미리 대처를 못한 탓이 컸다. 더구나 올해는 중국과 몽골 일대의 사막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유독 황사도 심해진다고 하니 김씨의 아내는 더욱 걱정이 앞선다.

흔히 봄이 되면 김씨의 아내처럼 이른바 ‘눈병’으로 안과를 찾는 이들이 폭증한다. 아무런 준비 없이 봄을 맞았다가 안과질환으로 고생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봄철 3대 안과질환의 원인과 예방을 위한 생활 습관을 챙겨볼 때이다.

■ 알레르기성 결막염 봄철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 눈질환인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특정 유발 물질에 의해 결막염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한 가지 원인보다는 2~3가지 원인이 복합되어 나타난다. 황사, 꽃가루, 화장품, 비누, 샴푸, 먼지, 곰팡이, 집먼지, 음식물, 화학 성분 등이 원인인데 알레르기가 체질인 사람에게 더 많이 나타나는 편이다. 가족 중에 고초열·천식·습진 등 알레르기 병력이 있다면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주로 가려움을 동반한 충혈이나 이물감 같은 증상이 주로 발생하는데, 눈곱 같은 분비물이 생기거나 잦은 눈물 흘림, 눈이 붓고 화끈거리는 증상도 생길 수 있다. 증상이 심한 환자들은 “눈이 빠지는 느낌이다”라며 심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각막 속으로 혈관이 들어가 각막궤양이 생기거나, 각막이 혼탁해져 시력이 떨어지는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현준일 강남BS안과 원장(안과 전문의)은 “황사나 꽃가루 등으로 발생이 잦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대표적 봄철 안질환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기에 황사가 발생하면 가급적 외출을 삼가하고 외출을 할 때는 긴소매 옷을 입고 머플러를 활용해 피부에 미세먼지가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만약 외출 후에 눈이 가렵다면 비비거나 손을 대지 말고, 냉찜질로 가려움증을 완화시켜주면 도움이 된다. 가렵다고 눈을 비비는 자극적인 행동을 하면 결막 부종을 악화시켜 증상이 되레 나빠진다. 평소에도 집 안에 먼지가 없게 청소를 자주 해주고 환기를 통해 공기를 정화시키는 것도 필수이며, 눈물 분비가 적다면 자주 인공 눈물을 넣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같은 예방 조치에도 알레르기 결막염이 발병했다면, 자가 진단은 하지 말고 가까운 안과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안과 전문의들은 우선 알레르기에 효과적인 스테로이드제를 점안 치료하면 충혈과 가려움을 호전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다만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안압이 올라가는 녹내장이나 백내장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담한 후 적절히 사용해야 한다. 냉압법도 치료에 도움이 된다.

■ 안구건조증 컴퓨터로 업무를 오래 하는 직장인들은 오랫동안 한곳을 응시해서 보기 때문에 눈물 분비의 저하와 과도한 눈물의 증발 등으로 인해 안구건조증에 걸리기 쉽다. 그러다 봄철 환절기가 되면 이런 증상이 더욱 심각해진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강한 햇빛이나 외부 자극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면 안구 건조 현상이 심화될 수 있고, 꽃가루나 황사 등의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결막에 염증이 생기기도 쉽다. 더구나 2차적으로 주변 환경이 건조해지고 강한 바람 등의 영향으로 눈이 더욱 메마르기 쉬운 계절이 바로 봄이다.

안구건조증의 대표적 증상은 눈이 시리고 모래알이 들어간 듯한 이물감을 느끼는 증상으로, 특히 눈이 쉽게 피로해지고 심한 경우 두통까지 유발하게 된다.

초기에는 간단히 인공 눈물을 점안해도 호전되지만 증세가 악화되면, 눈물샘의 기능을 도와 눈물 분비를 촉진시키는 치료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 아울러 따뜻한 찜질을 해주면 눈물의 지방 성분 분비가 원활해지기 때문에 안구 표면이 촉촉해져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안구건조증 역시 평소의 습관과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 특히 장시간 근거리에서 모니터, 책,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콘택트렌즈를 장시간 착용하거나, 먼지가 많고 건조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들이 안구건조증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종호 서울밝은세상안과 원장(안과전문의)은 “50분 정도 책이나 컴퓨터를 봤다면 10분은 먼 곳을 보며 눈을 쉬게 하고, 콘택트렌즈는 청결 관리에 유의해 하루 5~6시간 이내로 사용하도록 하면 건조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가습기를 틀어 주변 습도를 유지하도록 하고, 필요할 때마다 무방부제 인공 눈물을 사용하면 안구건조증 관리에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한다.

■ 황사에 의한 눈병 봄철에 눈을 괴롭히는 가장 큰 복병은 바로 ‘황사’이다. 황사에 포함된 미세입자가 대기 중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인체에 유해한 산화물로 변하기 때문에 특히 호흡기 질환자와 어린이, 노인 등에 유해하다.

이는 황사 속에 있는 각종 중금속 성분이 눈에 들어가서 검은 눈동자와 흰 눈동자를 덮고 있는 결막을 자극해 손상을 주는 데다, 손상된 막에 세균이나 바이러스균을 침투시켜 결막염과 각막염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황사로 인한 눈병의 증상은 ‘알레르기 결막염’ 증상과 거의 비슷하다. 눈곱이 자주 끼거나, 눈의 따가움과 충혈, 심하면 안구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가능한 한 외출을 삼가고 외출하고 돌아온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청결을 유지하는 습관이 필수적이다. 황사가 심하면 콘택트렌즈 대신 가급적 안경을 착용하고, 평소 눈이 자주 시리다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좋다.

사실 봄철 황사는 아무리 주의해도 눈에 자극을 줄 수밖에 없다. 때문에 평소 손을 자주 씻고 되도록 눈 주위를 비비지 않는 등 청결 관리 습관을 생활화해야 한다.

황사에 의한 눈병은 특히 시력 교정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대목이다. 현준일 원장은 “특히 라식이나 라섹 수술을 받았을 경우 황사나 미세한 먼지가 눈에 들어가면 염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외출할 때 보호 안경을 쓰는 등 일반인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이들은 수술 후 눈이 건조해지기 쉬우니 인공 눈물을 꼭 소지하고 수시로 눈에 넣어주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한다. 만약 황사가 심해지면서 일주일 넘게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심해진다면 2차적인 결막염이나 각막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 시사저널 우태윤
- 가급적 바람이 많이 부는 봄날에는 외출을 피한다.
- 외출할 때에는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 또는 보호 안경을 착용한다.
- 외출 후에는 샤워를 꼭 한다.
- 손은 깨끗하게 씻고 눈은 되도록 손으로 만지지 않는다.
- 눈이 가려울 때 손으로 비비지 말고 냉찜질을 하거나, 찬물로 눈 주위를 씻으면 가려움증이 호전된다.
- 수영장에 갈 경우 소독 성분을 막기 위해 반드시 물안경을 착용한다.
- 안구건조증이 있다면, 수시로 인공 누액을 사용해 건조감을 줄여준다.
- 외출했을 때 흙먼지가 들어가면 인공 누액을 점안해 즉시 흘려버려야 한다.
-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고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는 것은 눈 건강의 기본이다.
- 눈 화장은 저녁에 꼼꼼히 세안해서 깨끗이 지워야 한다.
- 렌즈 착용자는 수시로 인공 눈물을 사용하고 렌즈 세척 시 전용 세정제로 깨끗이 세척한다.
- 50분간 컴퓨터나 책을 보았다면 10분간은 먼 산 보기 등 눈 휴식 시간을 갖는 것을 습관화한다.


 

 눈병 방치하다 ‘노안’ 된다 

직장인들은 특히 눈 건강에 큰주의가 필요하다. 사무실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도 모자라, 출퇴근길에 스마트폰을 코앞까지 가져다놓고 생활하는 요즘 눈 건강에 이상 신호가 발생하기 쉽다.

특히 환절기 건조한 봄날에는 눈의 심한 뻑뻑함, 가려움, 이물감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났을 때 이를 방치할 경우 만성 안구건조증으로 악화될 수 있고 장시간 첨단 기기 사용으로 눈의 피로가 가중되면 ‘노안(老眼)’도 더 빨리 찾아올 수 있다.

노안을 예방하려면 봄에 나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특히 녹황색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시금치와 같은 짙은 잎채소에는 루테인이 함유되어 있어 시력 감퇴, 백내장 등의 발병 위험을 낮춰준다.

또한 지방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당근, 토마토, 오렌지와 같은 항산화 비타민을 섭취하고 종합 비타민제와 눈물막을 보호하고 눈의 건조함을 막아주는 오메가3 지방산을 적정량 섭취한다.

만약 노안이 왔거나 의심된다면 ‘노안 라식’을 통해 손쉽게 교정은 가능하다. 노안 라식은 노안뿐만 아니라 근시, 난시, 원시까지도 한 번에 교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40~50대 직장인들은 안과 전문의에게 정밀 검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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