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색’ 인맥, 또 다른 명문의 힘
  • 이춘삼│편집위원 ()
  • 승인 2012.06.1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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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신 인맥 지도 | 부산 동래고·동아고·부산상고

(왼쪽부터) 동래고, 동아고, 부산상고. (ⓒ 부산 동래고·동아고·부산상고 제공)

부산·경남 지방의 명문고로 백중을 다투는 경남고와 부산고에 대해서는 본지 제1062호(2010.2.24), 제1063호(2010.3.3)에서 두 차례 소개한 바 있다. 고교 평준화 이후 현재는 의미가 퇴색했지만 전통적으로 부산 소재 고등학교 중에서 위 두 학교의 뒤를 잇는 명문고로 동래고, 동아고, 부산상고가 꼽혔다.

동래고는 1백14년이라는 오랜 역사를 가진 학교이다. 1898년 공립동래부학교로 시작된 이 학교는 1916년 사립 동래고등보통학교로 바뀌었다가 1922년에 다시 관립 동래고등보통학교로 환원되었다. 1925년에는 관립에서 공립으로, 1938년에는 동래공립중학교로 불리던 것이 1951년 중·고가 분리되면서 오늘날의 동래고로 명칭이 정착되었다. 1998년 부산교육청 평가에서 최우수고등학교로 선정된 적이 있듯이 내실 있는 교육을 실시하는 탄탄한 인문계 고등학교이다.

정계에서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과 김종하 전 국회부의장이 16대 국회 전반기 부의장과 후반기 의장으로서 지휘봉을 잡은 대표적 인물이다.

하금열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방송 기자 출신이다. 동래고-고려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동아방송 기자로 출발했으며, 언론 통폐합 조치 이후 KBS에 잠시 몸담았다가 MBC로 이적해 10년간 근무했다. SBS 창사 멤버로 참여해 정치부장, 보도국장, 사장을 역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SBS 정치부장으로 만난 후 오랜 세월을 함께해 ‘피만 안 나눈 형제’라고까지 불린다. 고려대 언론인교우회장을 맡고 있다.

동래고, 축구 명문고로도 유명

많지 않은 동래고 출신 검찰 인사 중에 몇몇 눈에 띄는 인물들이 있다. 검찰총장을 지낸 김도언 변호사는 부장검사 시절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 탈옥수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힌 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노태우 대통령에 이어지는 YS(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까지로 국한해 역대 검찰총장의 면면을 보면 거의 PK(부산·경남) 출신이 석권했음을 알 수 있다. 노태우 대통령 시절 김기춘(경남고-서울대 법대)·정구영(부산고-서울대 법대) 총장이 그러하고, 정권이 이양되던 시기 김두희(산청 출신, 경기고-서울대 법대)·박종철(경북고-서울대 법대) 총장이 또한 그렇다.

YS의 본격 집권기에 들어서 김도언 총장(동래고-서울대 법대)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김기수 총장(경남고-고려대 법대)은 같은 시기 법무부장관이던 안우만씨의 경남고 2년 후배이다. 동래고 출신인 김도언 총장은 경남고 동기 사이인 김기춘·김기수 씨와 함께 당시 검찰 내 PK 인맥의 대표 주자로 불렸다. 통치권자가 검찰과 국세청을 양 날개로 하여 국정을 펴나간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곽영철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는 울산지검장과 대검 마약부장, 강력부장을 지낸 동래고 검찰 인맥의 한 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상벌위원장을 맡았으며, 현재는 사외이사로 있다. 부장검사 출신의 오세경 변호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과 대선 후보 시절 캠프에서 법률고문으로 활동했다.

성악가인 엄정행 전 경희대 음대 교수가 낯익고, 연예인으로는 1994년 한국노랫말대상 심사에서 <넌 할 수 있어>로 ‘좋은 노랫말’ 부문 상을 받은 가수 강산에씨와 능청스런 연기가 특기인 탤런트 변우민씨가 있다.

동래고는 유명 축구 선수들을 다수 배출한 축구 명문고로 유명하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 중 1960년대 김호, 1970년대 김호곤, 1980년대 박성화 선수가 있다. 세 사람 모두 명수비수 출신인데, 이들 중 김호 선수는 1994년 미국월드컵 대표팀 감독, 김호곤 선수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지냈으며 박성화 선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김호 감독은 대전 시티즌 감독을 마치고 일선에서 은퇴했고, 김호곤 감독은 울산 현대호랑이 감독을, 박성화 감독은 중국 다렌스더 축구 감독을 지낸 다음 지난해 12월부터 미얀마 축구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다. 김호·김호곤 감독은 같은 통영 출신으로, 통영중-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사이이다.

동아고, 동문에 고위 관료 다수 포진

바야흐로 동아고 전성시대이다. 동아고는 1951년 개교한 부산 지역의 명문 사립고이다. 정부가 최근 내년도 예산 편성 지침을 발표하면서 부산시 고위 간부들이 동아고 출신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동아고 동문들이 경남고와 부산고의 위세를 뛰어넘을 정도로 현 정부 요직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한 음식점에서 열린 부산 출신 중앙 부처 고위 공무원 초청 시정 설명회에서도 동아고 동문 파워는 단연 두드러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청와대와 중앙부처 고위직은 모두 20여 명. 이 가운데 동아고 출신 차관급 이상으로 행정안전부장관을 지낸 이달곤 청와대 정무수석을 비롯해 북핵 전문가인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서필언 행정안전부 제1차관, 김태석 여성가족부 차관이 자리를 함께했다. 그 밖에 부산시의회 교환 근무 경험이 있어 지역 사정에 밝은 이정화 국회사무처 심의관도 동아고 출신이다.

동아고 출신으로 유기준(새누리당·부산 서구)·김한표(무소속·거제) 의원이 국회에 들어가 있다. 경남중-동아고-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변호사 활동을 하던 유의원은 17대 국회에 처음 들어간 뒤 이번까지 3선에 성공하며 부산의 정치 1번지라는 서구에서 자리를 굳혔다. 김의원은 한국외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행정학 박사.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을 통해 경위로 들어가 거제경찰서장을 지냈고 18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후 19대 총선에서 역시 무소속으로 나가 꿈을 이루었다. 거제생존전략연구소를 이끌며 밑바닥을 다졌다.

지자체장으로는 나동연 양산시장(새누리당)과 김동진 통영시장(무소속)이 있다. 나시장은 나오연 전 의원과 6촌 간이다. 동아고와 동국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한독엔지니어링 등 기업을 경영한 나시장은 양산시의원을 거쳐 5회 지방선거에 나가 시장에 당선되었다.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이 대법원장 산하 제3기 양형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되었고, 민정당 시절 매스컴에 자주 오르내렸던 이세기 전 체육부장관은 한중친선협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이 동아고와 동아대 법과를 다녔다.

부산상고,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배출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대 국회 시절 통일민주당 소속으로 함께 지냈다. 그러나 1990년 3당 합당 당시 신상우 의원은 YS를 따라 갔지만, 노무현 의원은 3당 합당을 비판하면서 다른 길을 걸었다.

이런 두 사람을 대선의 격랑 속에서 한 배를 타게 만든 것은 ‘부산상고 동문’이라는 연결 고리였다. 노후보는 53회 졸업생으로 신의원에게는 10년 차이 나는 후배이다. 신의원은 노후보의 외아들 노건호씨의 결혼 주례를 섰다. 신의원과 한때 야당 총재를 지낸 이기택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은 43회 동기이다. 대선 기간 동안 3만여 부산상고 졸업생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기회이다”라며 똘똘 뭉쳐 노후보를 도왔다.

우리나라 근대식 교육기관의 시초는 아펜젤러가 1885년에 설립한 배재학당이었다. 그 다음으로 같은 해 생긴 학교가 경신학교이다. 배재, 경신 다음에 1896년 문을 연 학교가 부산의 개성학교이다. 이 학교는 1909년 공립학교로 정식 개교했다. 이후 부산공립상업학교, 부산진상업학교, 부산제2공립상업학교, 부산공립상업중학교로 바뀌었다가 1950년 부산상고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부산상업학교는 한국 제1의 ‘실업사관학교’라는 별칭에 걸맞게 경제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들을 많이 배출했다. 부산상고는 시류의 변화에 맞춰 2004년 옛 이름을 찾아 개성고등학교로 개칭하며 인문계로의 변신을 꾀했다.

이기택 전 민주당 대표가 4·19 혁명 하루 전 4월18일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장으로서 고려대생의 시위를 주도한 것과 노무현 의원이 3당 합당에 반기를 들고 제 갈 길을 간 것은 일제 강점기부터 이어져온 부산상업학교의 저항 정신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은 함양에서 태어나 부산상고를 졸업하고 조선식산은행 포항지점으로 발령받았다. 아이디어가 풍부했던 그는 은행원 생활을 정리하고 포항에서 삼일상회를 열어 수산업과 운수업에 뛰어들었다. 당시는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만큼 포항의 수산업이 번성하던 시절이었는데, 그는 경비행기를 띄워 어군을 추적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큰돈을 벌었다.

그는 포항제일교회 교인들이 어렵게 꾸려가던 포항영흥학교를 1935년에 인수해 교사를 새로 짓고 교직원을 모집해 스스로 교장으로서 학교를 중흥시켰다. 광복 후 국가에 헌납한 이 학교는 지난해 개교 100주년을 맞았다. 광복 후 주일공사를 지낼 당시 김회장이 6·25가 발발하자 맥아더 사령관을 찾아가 서울과 경주를 폭격에서 제외해달라고 간청한 일화가 유명하다.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경남중-중동고-한양대)가 김회장의 차남이다. 

7선 경력에 정통 야당인으로 일관한 정해영 전 국회부의장은 부산상고를 마친 후 연탄공장을 차려 부산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석탄왕’으로 불린 적이 있다. 대를 이어 정재문 전 의원(경기고-미 UCB)이 5선을 기록하면서 국회 외무통일위원장을 지냈다.

김학렬 전 경제부총리는 3공화국 시절 박정희 대통령을 도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입안하는 등 경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한 경제 관료로 평가받았으며, 꼬장꼬장한 성격과 남다른 자부심으로 인해 숱한 일화를 남겼다.

부산상고 출신 중에서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심복으로 굳게 자리를 지켰던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동래고 출신 인사들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강갑출 부산대 철학과 YTN라디오 대표이사
강산애 경희대 한의예과 중퇴 가수
곽영철 서울대 법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장
김광부 홍익대 도안과 한국광고사진가협회 이사장
김도언 서울대 법대 전 검찰총장
김성규 연세대 세라믹공학과 효성D&P 대표이사 사장
김영수 고려대 법학과 경찰청 혁신기획단장
김정석 고려대 법대 경찰청 차장
김종하 서울대 정치학과 16대 국회부의장
김종호 서울대 법대 서울서부지법 부장판사
김호곤 연세대 체육학과 울산 현대호랑이 감독
김호원 부산대 경제학과 특허청장
문병권 육사  서울 중랑구청장
박관용 동아대 정치학과 16대 국회의장·21세기 국가발전 연구원 이사장
박기선 부산대 화공과 LG필립스LCD 사장
박상우 고려대 행정학과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
박성화 고려대 행정학과 미얀마 축구 대표팀 감독
박승환 부산대 법학과 한국환경공단 이사장
박청원 부산대 경제학과 방위사업청 차장
박한용 고려대 통계학과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박현태 서울대 법대 전 KBS 사장
배광복 고려대  통일부 통일정책협력관
배영환 연세대 상학과 삼화고속 회장
변우민 중앙대 연영과 탤런트
서형수 서울대 법대 사회적기업가학교 교장
선용 중국 중화함수학교 문사과 국제청소년문화교류회 회장
손정무 한양대 건축과 삼환기업 대표이사 사장
손정식 부산대 독어교육과 KBS 울산방송국장
송봉명 부산대 정치학과 속리산고속 대표이사 사장
신동렬 성균관대 경제학과 성문전자 회장
신임수 부산대 전자과 일진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엄정행 경희대 음대 성악가
여인홍 서울대 농학과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오정석 경상대 축산학과 한국사립초중고법인협의회 회장
유영민 부산대 수학과 포스코ICT 사업총괄사장(COO)
이돈희 서울대 교육학과 전 교육부장관
이동성 부산대 부산시 소방본부장(소방감)
이삼웅 육사 기아차 생산·국내판매담당 사장
이상문 해사 전 해병대 사령관
이상태 육사 전 국방대 총장
이일주 서울대 법대 창원지법 부장판사
이재륜 동아대 법학과 KT서브마린 대표이사 사장
임인규 서울대 법대 국회사무처 사무차장
조남풍 육사 글로벌전략개발원 원장
차춘수 부산대 화학과 쌍용에코텍 대표이사 사장
최덕주 중앙대 축구 국가대표팀 수석코치
최석문 서울대 법대 부산지법 동부지원 부장판사
하금열 고려대 독문과 청와대 대통령실장
하성민 성균관대 경영학과 SK텔레콤 대표이사 총괄사장
허신구 부산대 상과 GS리테일 명예회장

동아고 출신 인사들
이름 출신 학교 직책
금동근 서울대 불어교육과 동아일보 파리특파원
김기준 서울대 법대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
김길출 중앙대 경영학과 한국주철관공업 회장
김동진 연세대 경제학과 통영시장(무소속)
김수병 연세대 교육학과 부산MBC 사장
김정길 부산대 정외과 전 행정자치부장관
김태석 부산대 경제학과 여성가족부 차관
김한표 한국외대 행정학과 국회의원(무소속·거제)
나동연 동국대 무역학과 양산시장(새누리당)
민병오 부산대 조양모방 회장
박재현 고려대 중앙일보 사회2부장
박종우 연세대 전기과 제일모직 대표이사 사장
배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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