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름답던 습지는 온데간데없고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09.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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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중 최대 규모인 낙동강 현장

칠곡보 ⓒ 시사저널 전영기
지난 9월17일 경상도 지역에 태풍 산바가 지나갔다. 강풍이 몰아치고 100여 mm에 달하는 비가 내렸다. <시사저널> 취재진은 태풍이 지난 다음 날인 9월18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를 시작으로 주요 4대강 시설을 둘러보았다. 낙동강 지역은 4대강 사업 중 최대 규모이다. 사업비만 해도 9조7천억원으로 다른 지역의 네 배에 달한다. 수중보도 여덟 개가 설치되어 있다. 강줄기를 따라 자전거길도 뚫려 있다.

낙동강 살리기 1공구는 을숙도 지역이다. 취재진은 이른 아침 낙동강 지역의 최남단이자 낙동강 하굿둑 상단부인 을숙도(옛 일웅도 지역)를 찾았다. 이곳은 원래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고, 갈대와 수초가 무성하며 어패류가 풍성한 곳이다. 1966년에는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런데 자연 습지의 모습은 완전히 변해 있었다. 국토해양부는 을숙도 상단부를 ‘습지형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공사를 한창 하고 있다. 이로 인해 강 상류 쪽 습지는 온데간데없었다. 갈대와 수풀이 무성했던 습지는 그 흔적만 조금 남은 채 예전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습지를 흙으로 메운 후 나무 수백 그루만 심어놓은 상태였다.

그나마 식재된 나무 수십 그루가 태풍에 휩쓸려 쓰려져 있었다. 나무 밑둥이 훤히 보일 정도로 볼썽사나운 모습이었다. 강과 맞닿은 곳은 흙더미로 뒤덮여 있었다. 공원 조성 사업에 투입된 한 인부는 “지금은 나무만 심어놓은 상태여서 공원이라고 할 수 없다. 조성 공사가 끝난 후에 얼마나 자연 생태를 보존할지 지켜보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을숙도에서 맥도생태공원 쪽 방향으로는 제2  하굿둑 공사가 한창이었다. 강 수로를 막은 후 포크레인과 트럭 수십 대를 동원해 흙을 퍼나르고 있었다. 하굿둑을 건너면 4대강 살리기 제2 공구인 맥도 생태공원과 만난다. 낙동강 강변을 따라 조성된 이 공원은 습지나 연못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을숙도 ⓒ 시사저널 전영기
수변공원 등 관리 상태 좋지 않아

하지만 취재진이 찾았을 때는 공원이 완전히 물에 잠겨 있었다. 축구장도 물에 잠겼고, 공원 부대 시설도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원 상류로 한참 올라가서야 자연 습지와 만날 수 있었다. 국토해양부는 낙동강은 홍수를 방지하기 위해 수로에 쌓인 퇴적토를 준설하는 중이며, 공사가 끝나면 하천 수위를 1.12m 낮추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낙동강 상류 쪽으로 올라가면 여덟 개의 보와 차례로 만난다. 함안창녕보를 지나 합천군 청도면과 창녕군 이방면 사이 낙동강을 가로질러 가면 합천창녕보가 나온다. 보의 형상은 우포늪의 상징인 따오기를 형상화했다. 9월 말 완공을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래서인지 보 옆의 공도교에는 공사 장비와 자재가 널브러져 있었다. 이곳의 수변공원도 물에 완전히 잠긴 상태였고, 마을 주민들은 강둑에 앉아 침수된 공원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한 주민은 “보가 건설되기 전에는 수변 광장이 물에 잠긴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왼쪽)칠곡보, (오른쪽)합천창녕보. ⓒ 시사저널 전영기
합천창녕보는 지난 8월에 내린 집중호우로 3번 수문 상단에 있는 철재 난간 일부가 휘어져 문제가 되었다. 당시 환경단체 등은 수문 전체의 ‘뒤틀림 현상’일 수 있다며 정밀 조사를 촉구했다. 현재는 정상적으로 보수되어 있었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에는 낙동강에 설치된 8개 보의 중간쯤인 칠곡보가 있다. 칠곡보 디자인은 지세를 다스려 안정을 기원하는 철우 이야기(가산바위 전설)처럼 낙동강 물길을 다스리는 또 하나의 철우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칠곡보의 상징 조형물인 ‘푸르네마루’는 물의 다스림을 통한 문명의 비상과 도약을 상징한다.

강을 따라 이어지는 수변공원은 침수되지 않은 채 원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데 수변공원이나 통합관리센터 등의 주변은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수변공원의 경우 어린이 놀이터만 설치해놓고 인근에 자전거도로를 만들어놓았을 뿐이다. 통합관리센터 주변의 화단 등에는 잡풀이 무성한 채 관리가 안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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