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도, 박근혜 '화려', 문재인·안철수 ‘평범’
  • 안성모 기자 (asm@sisapress.com)
  • 승인 2012.09.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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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3인의 가족 및 친인척 가계도

본격적인 대선 정국에 접어들면서 대통령 후보의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후보들마다 집안 환경과 살아온 이력이 다르다 보니 외부로 알려진 가계도의 규모와 내용도 차이가 크다. 집권 여당 후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가계도는 화려하다.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18년간 최고의 권좌에 앉은 만큼 친인척 중에는 유력 인사들이 즐비하다. 반면, 야권 후보인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가계도는 상대적으로 평이하다. 친인척은 물론 직계 가족에 대해서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을 정도로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 참석한 박근혜 후보와 동생 박근령씨, 박지만·서향희 씨 부부(오른쪽부터). ⓒ 시사저널 사진자료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박정희 전 대통령 일가, 화려한 면면만큼이나 ‘관리’ 필요성도 내부에서 제기돼

결혼을 하지 않은 박근혜 후보에게 가장 가까운 가족은 여동생 박근령 한국재난구호 총재와 남동생 박지만 EG 회장이다. 하지만 자매지간인 근령씨와의 관계는 별로 순탄치 않다. 근령씨는 1982년 류찬우 풍산그룹 창업주의 아들 류청씨와 결혼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이혼했다. 이후 2008년 10월 근령씨가 열네 살 연하인 신동욱 전 백석문화대 교수와 재혼하면서 박후보와의 관계가 더 악화되었다. 신 전 교수는 2009년 5월 인터넷을 통해 박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퍼뜨린 혐의로 구속되어 징역형을 살고 있다.

반면에 박후보와 지만씨 남매는 가깝게 지내고 있다. 지난 2004년 열여섯 살 차이가 나는 서향희 변호사와 결혼해 이듬해 아들 세현군을 얻었다. 박후보는 잃고 싶지 않은 것 세 가지 중 하나로 ‘세현이’를 꼽을 만큼 집안의 장손인 조카를 끔찍이 아끼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조카에게 불러주기 위해 자장가를 연습했다”라고 밝힌 적도 있다. 최근에는 지만씨 부부와 관련한 갖가지 의혹이 불거지면서 박후보 주변에서도 “관리가 필요하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의 친분이 대표적이다. 특히 박후보의 올케인 서변호사는 삼화저축은행 법률고문을 맡아 로비에 연루되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현 정권의 ‘만사형통’에 빗대어 ‘만사올통’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박후보에게는 배다른 언니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첫 번째 부인 김호남 여사와의 사이에서 낳은 박재옥씨이다. 재옥씨는 한병기 전 유엔 주재 대사와 결혼했다. 한 전 대사는 3공 시절 공화당 국회의원을 지내는 등 박 전 대통령의 총애를 받았다. 현재 헌정회 이사를 맡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딸 한유진씨와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 부부의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박후보는 친가와 외가에 걸쳐 사촌 이내 친척만 50명이 넘는다.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은 5남2녀 중 막내였고, 어머니 육영수 여사는 1남3녀 중 셋째였다. 그 이상의 촌수까지 따지면 100명을 훌쩍 넘어선다. 친가 쪽에서는 4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재홍 전 민자당 의원이 박후보의 사촌 오빠이다. 지난 1998년 국민회의에 입당해 화제가 되기도 한 그는 정계에서 물러난 이후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 역시 사촌 오빠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사촌지간인 박재홍 전 의원과 13대 총선에서 맞붙는가 하면 15대 총선 때는 공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친박연합’이라는 정당을 만든 뒤 3천5백만원을 받고 시의원 공천을 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최근 야당에서는 그가 만든 단체인 ‘녹색전국연합’이 박후보의 사조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 전 회장의 누나 박영옥씨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부인이다. 박후보에게 사촌 형부인 김 전 총재는 올해 2월 새누리당 명예고문직을 사퇴하고 탈당했다.

박후보의 둘째 삼촌인 박무희씨 일가는 근래 비극적인 일을 겪었다. 2011년 9월 북한산 등산로에서 박씨의 손자 박용수씨가 사촌지간인 박용철씨를 망치로 때려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이들은 박후보의 5촌 조카들이다. 인기 가수 출신 방송인 은지원씨는 박후보의 고모 박귀희씨의 손자이다.

외가에서는 육인수 전 의원이 박후보의 외삼촌이다. 어머니 육여사의 오빠인 육 전 의원은 5·16 쿠데타 이후 교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해 6~10대 국회에서 내리 5선을 지냈다. 육여사의 언니인 육인순 혜원학원 설립자는 남편 홍순일씨와의 사이에 3남5녀를 두었는데 사위들의 이력이 막강하다. 맏사위는 농수산부 장관을 지낸 장덕진 전 의원, 둘째 사위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 셋째 사위는 유연상 전 영남대재단 이사장, 넷째 사위는 경수종합금융 회장을 지낸 정영삼 한국민속촌 회장, 막냇사위는 대한선주협회장을 지낸 윤석민 전 의원이다. 모두 박후보의 이종사촌 형부들이다.

문재인 후보와 부인 김정숙씨, 아들 문준용씨. ⓒ 시사저널 박은숙
■ 문재인 민주당 후보
남동생은 외양 어선 선장, 사위는 미국에서 로스쿨 준비 중

제1 야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된 문재인 후보는 지난 1981년 대학 2년 후배인 김정숙씨와 결혼했다. 서울 종로에서 태어난 김씨는 숙명여중과 숙명여고를 졸업한 후 1974년 경희대 음대 성악과에 입학했다. 새내기이던

1학년 때 ‘법 축전’에서 친구 오빠의 소개로 문후보를 처음 만났다. 최근 문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 책 <정숙씨 세상과 바람나다>를 출간해 출판기념회를 갖는 등 남편의 대권 도전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문후보 부부는 1남1녀를 두었다. 아들 준용씨는 건국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뒤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1년 광주비엔날레에 <마쿠로쿠로스케 테이블>이라는 작품을 출품한 미디어 아티스트이다. 유튜브에 올린 석사 졸업 작품으로 4개국 초청 전시회를 여는 등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병역은 논산훈련소 조교로 현역 복무를 했다.

준용씨는 한때 취업 특혜 의혹을 받았다. 지난 2007년 초 노동부 산하 고용정보원에 취업하면서 뒷말이 나왔다. 당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은 문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임할 때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었다. 준용씨는 2010년 고용정보원을 퇴사했고, 현재 대학 강사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딸 다혜씨는 2010년 3월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에서 평범한 가정 출신의 직장인과 결혼식을 올렸다. 문후보측이 청첩장을 돌리지 않아 하객은 의외로 적었다고 한다. 현재 한 아이의 엄마인 다혜씨는 당초 아버지의 대선 출마를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후보의 대선 출마 선언 행사에 다른 가족은 다 참석했는데 다혜씨만 참석하지 않았다. 문후보가 현재 살고 있는 서울 구기동 30평대 빌라가 다혜씨의 집이라고 한다. 다혜씨 부부는 문후보의 경남 양산 집에 내려가 살고 있다. 남편은 현재 미국 로스쿨 입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후보의 부모는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인 ‘솔안마을’ 출신이다. 아버지 문용형씨는 당시 명문이던 함흥농고 출신으로, 흥남시청 농업계장을 지냈다. 한국전쟁 중이던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때 고향을 떠나 경남 거제로 피난을 갔다. 이후 어려운 생활이 이어졌다. 아버지는 포로수용소에서 노무 일을 했고, 어머니는 거제에서 달걀을 싸게 사다가 부산에 건너가 파는 행상을 했다. 문후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얼마 전 가족은 부산 영도로 이사했다. 아버지는 문후보가 군대에서 제대한 직후인 1978년 59세로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강한옥씨는 지금 부산 영도에서 살고 있다. 문후보의 형제는 2남

3녀이다. 누나 재월씨와 여동생 재성씨는 주부이고, 남동생 재익씨는 외양 어선 선장으로 주로 해외에 체류하고 있다고 한다. 막내 여동생 재실씨는 어머니와 같이 부산에 살고 있다.

문후보의 처가에 대해서는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다. 장인·장모가 서울 동대문 광장시장에서 한복집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후보가 결혼할 당시에는 장인이 강화도에서 목장을 하고 있었다고 한다. 문후보는 올해 초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1980년 계엄 공포령 위반으로 처가 식구들 앞에서 경찰에 구속된 사연을 밝힌 적이 있다. 당시 처가 식구들과 함께 장인이 하고 있는 강화도 목장에 갔다가 돌아오는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괴한들이 권총을 들이대면서 ‘문재인 꼼짝 마’ 하면서 잡아갔다는 것이다. 장인의 고향이 강화군 불은면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부인 김정숙씨의 형제 관계도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언니가 패션디자이너라고 한다. 문후보와 결혼할 때 언니가 웨딩드레스를 해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안철수 후보와 부인 김미경 교수. ⓒ 시사저널 사진자료
■ 안철수 무소속 후보
남동생은 한의사로 대체의학 연구, 여동생은 치과의사 남편과 부산에서 생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안철수 후보는 지난 1988년 서울대 의대 1년 후배인 김미경 교수와 결혼했다. 김교수는 전남 순천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초등학교를 다녔다. 이후 중·고등학교와 대학은 서울에서 나왔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성균관대와 삼성서울병원에서 15년 동안 병리학 교수이자 전문의로 활동하다가 나이 마흔에 의사 가운을 벗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2002년 워싱턴 주립대 법대에 입학했고, 2005년 스탠퍼드 법대 특별 연구원으로 뽑혔다. 캘리포니아 주와 뉴욕 주의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2008년 귀국한 김교수는 카이스트에서 교수로 지내다가 2011년 모교인 서울대로 자리를 옮겼다. 한때 안후보와 김교수의 서울대 채용을 두고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안후보 부부는 슬하에 외동딸을 두고 있다. 딸 설희씨는 중학교 1학년 때 어머니 김교수와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간 후 그곳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대학원 석사 과정을 졸업했고, 전공은 수학과 화학이다. 현재 스탠퍼드 대학 박사 과정을 앞두고 있다. 김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에 대해 “전자제품 만지는 것을 좋아한다. 게임도 둘이 같이한다. 부자간인지 부녀간인지 모를 만큼 성격도 남자 같다”라고 밝혔다. TV에 가족사진이 공개되면서 ‘학력’과 함께 ‘미모’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후보의 아버지 안영모씨는 49년 동안 부산 범천병원을 운영했다. 일제 강점기 때 6년제 부산공립공업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 의대로 진학했다. 의대 졸업 후 경남 밀양에서 7년간 군의관으로 근무하던 때 안후보를 낳았다. 제대 후 1963년 11월 부산의 대표적 빈민촌인 범천동에서 병원을 개업했다. 병원이 적자를 면치 못하더라도 봉사활동으로 생각해 왔다고 한다. 안후보에게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면서 인터뷰 등이 끊이지 않아서 올해 5월 병원을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박귀남씨는 이화여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박씨는 항상 아들에게 존댓말을 썼다고 한다.

안후보에게는 남동생과 여동생이 각각 한 명씩 있다. 경희대 한의대를 나온 남동생 상욱씨는 현재 서울에서 한의사로 일하고 있다. 오랫동안 대체의학과 자연 요법에 관해 연구해왔으며, 환경 친화적인 한약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고 한다. 상욱씨는 안후보가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으면서 자신에게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자 “정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다. 형이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선거운동을 도울 생각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동생 선영씨는 결혼해서 부산에 살고 있다. 남편은 치과의사이다.

안후보의 처가는 전남 여수에 있다. 장인 김우현씨와 장모 송복자씨는 수산물 판매점이 즐비한 중앙동 해안가에 살고 있다. 김씨의 본적은 서울이지만 여수에서 자리 잡은 지 오래되어서 이 지역 유지로 통한다. 한때 양조장 등 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1990년대 중순부터 여수로터리클럽 총재를 두 번이나 지냈다. 올해 4월 선거에 나선 조충훈 순천시장의 캠프를 방문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3층 규모의 상가에 살고 있으며, 인근 시골에서 소일거리로 농사를 짓고 있다. 한 여수시의원은 김씨에 대해 “사위인 안후보가 준 용돈도 안 쓰고 모을 정도로 검소하게 살고 있다”라고 전했다.

자녀들에 대한 교육열은 상당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자영업을 하셨다. 기억나는 것은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사오신 브리티니커 백과사전이다”라고 밝혔다. 김교수에게는 위로 두 살 많은 오빠가 있고, 여동생도 두 명이 있다. 4남매가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김교수를 포함해 세 명이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박근혜 일가, 재계 혼맥도 대단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혼맥을 통해 국내 재계의 유력 집안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박상희씨의 막내딸 설자씨와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언니 육인순 혜원학원 설립자의 둘째 딸 홍소자씨가 대표적인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박후보의 사촌 언니인 설자씨는 벽산그룹 김인득 창업주의 둘째 아들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과 결혼했다. 김회장의 형 김희철 벽산그룹 회장은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누나 영자씨와 결혼했다. 허씨 남매의 할아버지는 허만정 LG그룹 창업주이다.

박후보의 이종사촌인 홍소자씨의 남편은 한승수 전 국무총리이며, 딸 상은씨가 김진재 전 의원의 아들인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과 결혼했다. 한나라당 부총재를 지낸 김 전 의원은 11~16대에 걸쳐 내리 5선을 했으며, 아들인 김의원이 지역구를 물려받았다. 김 전 의원은 국내 최대 고무업체인 동일고무벨트 창업주이기도 하다. 현재 최대 주주가 김의원이다. 김의원의 삼촌 김형수 전 한국맥도날드 대표의 부인 박유아씨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딸이다. 박씨와 남매지간인 박성빈씨는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후계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부인 정지선씨의 자매인 정지윤씨와 결혼했다. 박후보 집안의 혼맥이 얽히고설켜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인연을 맺고 있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경우, 문씨 일가와 안씨 일가를 중심으로 해서 유력 집안과 연결되는 혼맥은 거의 전무한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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