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병이 범인일 수 없는 이유’ 4가지
  • 정락인 기자 (freedom@sisapress.com)
  • 승인 2012.10.0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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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이 김일병을 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이다.

첫째,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 유일한 증거는 자백뿐이다. 김일병이 범행에 사용한 총이나 수류탄 고리에도 지문이 없었다. 사건 정황상으로 보면 김일병의 지문은 총기 곳곳에 묻어 있어야만 했다. 2005년 7월5일 국방부과학수사연구소가 낸 감정서에는 ‘범행 증거물(탄창, 수류탄 손잡이)에서 지문이 현출되지 않았다’라고 되어 있다. 

둘째, 김일병의 범행을 목격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 군 수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김일병은 GP를 종횡무진하며 총을 쏘고, 내무실에 들어와서는 수류탄을 투척하고, 자동으로 총을 난사했다. 그런데도 소대원 누구도 김일병을 보지 못했다. 생존 사병들도 수류탄 폭음과 총소리만 들었다고 진술했다.

셋째,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판단 불능’으로 나왔다. 검시관의 소견을 보면 더욱 의아하다. 피검사자 조건 적합 여부에는 ‘사건의 파장과 달리 너무나 차분하였고, 마치 타인의 행위를 진술하는 듯하였고, 피검사자의 정신·심리적 상태가 어떠한지 의심의 여지가 있어 본 검사관도 황당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행동 징후도 마찬가지다. ‘혼자 있을 때도 전혀 불안해하거나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계호병들과 자연스럽게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에서 과연 이번 범행을 저지른 피검사자인지 의문이 갈 정도였다. 검사가 끝나고 검사실을 나서면서도 웃는 등 본 검사관이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넷째, 김일병의 범행 동기도 석연치 않다. 국방부는 “김일병이 평소 선임병들로부터 잦은 질책과 욕설 등 인격 모욕을 당한 데 앙심을 품고 선임병 등을 살해했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생존 소대원의 진술서 등에 나타난 소대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김동민을 괴롭혔다는 질책 사병들도 모두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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