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와 ‘다중인격 장애’의 실재 여부 두고 논란 많아
  • 표창원│경찰대 교수 ()
  • 승인 2012.10.3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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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붙는’ 미신적 현상을 빙의라고 한다. 귀신이나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깃들어 그 사람을 조종한다는 빙의 현상을 믿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 잘못된 믿음을 이용하는 빗나간 상술이나 범죄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일부 부도덕한 무속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정신질환이나 불행 등의 이유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죽은 조상의 영혼이나 나쁜 귀신이 빙의했다며, 귀신을 쫓아주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뜯어내고 있다.

‘다중인격 장애’가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57년에 출간된 소설 <이브의 세 얼굴(The Three Faces of Eve)>과 뒤 이어 나온 동명의 영화가 크게 흥행한 이후이다.

이후 다중인격 장애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학계에서의 논쟁이 이어지다가 급기야 1985년, 미국 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 기준인 ‘DSM(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 정식으로 그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그 후 다중인격 장애를 주제로 한 서적의 출간과 영화 및 드라마의 제작 건수는 급격히 증가하게 된다. 더 흥미로운 것은 이에 비례해서 정신과 의사들의 다중인격 장애 진단 건수 역시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1999년 워싱턴 주에서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인 빌 그린에게 강간당한 피해자인 정신과 의사 메리 산티니니가 그린에 대한 강간 상해 유죄 판결에 반대한다면서 “다중인격 장애를 앓고 있는 그린이 자신을 강간할 때에는 ‘타이론’이라는 다른 인격이 지배하고 있었다”라고 공개 항의해 주 대법원이 재심을 결정한 웃지  못할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까지 미국에서는 24개의 주만이 다중인격 장애를 형사 책임이 면책되는 ‘심신 상실’의 사유로 인정하고 있었는데, 워싱턴 주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러한 다중인격 장애가 실제로 존재하느냐에 대해서는 정신의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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