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 갇힌 지지율을 어찌할꼬…
  • 윤희웅│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 ()
  • 승인 2012.11.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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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6개월째 지지율 정체 현상에 ‘고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현재 대선 후보 여론조사 다자 구도에서 부동의 1위이다. 흔들림이 없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지난 4월 총선 직후인 5월과 지금을 비교해볼 때 박후보의 지지율이 올랐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새누리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었고, 이후 적극적인 대선 행보를 보였으며, 사실상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지지율은 그대로이다. 양자 구도에서도 야권 후보들에게 밀리는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후보 확정 후 이른바 광폭 행보를 보이면서 다소간 확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이내 원래 수준으로 돌아갔다. 과거사에 대한 인식 논란이 불거지면서, 그리고 중도층에 소구력이 있는 인물이 대선 출마를 밝히면서 확장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좀 더 쉽게 캠페인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보수층을 중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민주화와 관련한 이슈 주도력은 약화되었고,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의 갈등설이 나돈다. NLL 국면에서는 안보를 과도하게 강조해 남북 화해 협력의 방향을 선호하는 중도층의 요구에 부합하지 못했다. 가장 보수적인 정당이라고 인식되어온 선진통일당과 전격 합당했다. 잘 언급하지 않았던 성장에 대해 강조하는 모습도 최근 눈에 띈다.

보수층 지지율 지키기에 급급한 탓 커

이러한 모습은 박근혜 후보의 대선 전략이 변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애초 국민 대통합에 의한 최대 승리 전략에서 보수 연합을 통한 최소 승리 전략으로 말이다. 다시 표현하자면, ‘100% 대한민국론’에 의한 대세 승리 전략에서 51% 대 49%의 현실적 승리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비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민 대통합의 구호는 아직 간간이 들려오기는 하지만 광폭 행보 시기의 ‘통합’이라는 단어의 위력은 상당히 약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변화는 보수층에서도 지지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도에서 나타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보수층 중 70~80% 정도만 박후보에게 지지를 표출하고 있다. 여전히 20~30%는 스스로 보수라고 하지만, 박후보에게 충분히 마음을 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대 선거 경향을 보면, 어차피 선거 막판에는 자신들을 타깃으로 한 선거운동이 없더라도 보수층은 한군데로 모이곤 했다. 아무리 정통 보수 후보라 하더라도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보수층의 지지가 100%로 나오지는 않는다.  

즉, 박근혜 후보로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서 중도층 확장이 여전히 필수적이라는 얘기이다. 당장 중도층 확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 할지라도 계속해서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중도 성향의 이탈층 흡수에 제약이 생길 수밖에 없다. 보수층만 지키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전략은 이번 선거에서 상당히 위험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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