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세청, 오리온그룹 계열 스포츠토토 압수수색
  • 김지영·이규대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3.03.05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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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 측 “서미갤러리 탈세 의혹과 관련” 밝혀

3월5일 국세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스포츠토토 건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3월5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오리온그룹 계열사인 스포츠토토 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포츠토토 핵심 관계자는 “국세청 직원 7명이 5일 오전 9시경부터 본사 사옥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며 “서미갤러리 탈세 의혹과 관련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으로 지난 2010년 불거졌던 오리온그룹과 서미갤러리의 유착 의혹이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당시 국세청은 오리온그룹에 대한 전방위 세무조사를 벌여 수십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기소된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은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형을 받았다.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는 당시 고가의 그림 거래로 오리온그룹 비자금 세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이와 관련한 혐의는 법정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조 아무개 전 스포츠토토 대표로부터 판매 위탁받은 그림을 담보로 저축은행 등에서 수십억원대의 불법 대출을 받은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형을 받고 풀려났다.

이번 스포츠토토 압수수색이 홍 대표가 무혐의 처분 받은 ‘오리온 비자금 세탁 의혹’과 관련된 것인지 주목된다. 최근 불거진 홍 대표의 탈세 의혹과 오리온그룹 관련 여부도 의문이다. 국세청은 지난 2월 서미갤러리 법인 및 홍송원 대표 등을 조세 포탈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인 국세청 직원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국세청이 서미갤러리와 거래한 오리온그룹 계열사인 스포츠토토 본사를 압수수색함에 따라 파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고가의 미술품을 거래하면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08년2월1일, 서울 가회동 서미갤러리에서 열린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공개에서 홍송원 대표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연합뉴스

홍송원 대표는 스포츠토토가 압수수색 당한 직후인 3월5일 오후 6시경,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스포츠토토가) 압수수색 당한 것을 몰랐다. 지금 (기자로부터) 처음 듣는다. 손님들하고 같이 있어서 길게 통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기자가 ‘국세청이 서미갤러리와 관련해 스포츠토토를 압수수색했다고 하던데…’라고 하자 “어디에서 그러느냐? 나는 스포츠토토가 압수수색 당한 것도 몰랐다”고 밝혔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조사를 나온 것은 맞지만 지난해 받기로 돼 있던 정기(세무) 조사로 알고 있다. 그쪽(국세청)에서 (압수수색 사유를) 얘기해준 게 없기 때문에 우리도 특별히 얘기할 게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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