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목장 하겠다는데…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3.04.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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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태민 목사 사위 정윤회씨 등 대통령 측근도 요주의 인물

대통령 친인척을 집중 관리할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은 지난 3월23일 공포된 대통령실 직제에 따라 대통령이 임명하는 행정부 소속 고위 공직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단체 등의 장 및 임원은 물론, 대통령의 친족 및 대통령과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 역시 비리 첩보를 수집하거나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대통령과 관계되는 모든 인물이 관리 대상이다.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 정윤회씨(작은 사진)는 ‘살아 있는 권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 연합뉴스
정씨 이름 파는 사람 많아

친인척은 아니지만 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는 인물들 중 눈에 띄는 사람은 고 최태민 목사의 사위인 정윤회씨다. 정씨는 박 대통령이 1998년 재·보궐 선거를 통해 정계에 입문할 때부터 2004년 한나라당 대표를 맡을 때까지 ‘비서실장’으로 불리며 박 대통령을 근접 거리에서 보좌했다. 현재 박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측근 실세로 불리는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과 함께 지난해 사망한 고(故) 이춘상 보좌관까지 이른바 ‘보좌진 4인방’을 구성한 장본인이다. 이 때문에 정씨가 ‘문고리 권력’을 통해 박 대통령에게 아직까지도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정씨가 지난해 4·11 총선을 앞두고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18대 대선에서는 서울 강남에 사무실을 내고 박 대통령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최필립 전 이사장 후임으로 새 정수장학회 이사장에 선임된 김삼천 전 상청회장과도 가까운 사이라는 소문이 정가에 떠돌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씨의 이름을 팔면서 박 대통령의 후광을 입으려는 사람들이 새 정부 출범 이후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한 경찰 고위 관계자는 “ㅇ기업 ㅂ회장의 경우 사석에서 정씨의 이름을 거론하며 자신이 이번 정부의 실세 중 한 명이라고 떠들고 다닌다. 한 단계 내려가면 이번에는 ㅂ회장의 이름을 팔고 다니는 사람들이 나온다. 박 대통령의 관리가 워낙 엄격해 실제 친인척들은 문제 될 게 없을지 몰라도, 측근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서 사고가 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씨는 현재 강원도 평창에서 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원도 정선이 고향인 정씨는 박 대통령 보좌관을 그만둔 2004년부터 평창군 도사리 일대의 땅을 사들였다. 지금까지 매입한 땅이 24만㎡(7만평)에 이른다. 정씨와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온 친박계 인사 ㅎ씨는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정씨에 대한 온갖 이야기들이 돌아 한동안 미국에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 박 대통령과 연락하지 않은 지도 꽤 오래된 것으로 안다. 일각에서는 (정씨의) 평창 땅 매입이 2018년 동계올림픽을 노린 투기라고 보지만, 말 목장을 만들기 위해 샀다고 한다. 정씨의 딸이 실제로 승마선수”라고 말했다.

먹을 것이 많은 곳에는 파리가 꼬이기 마련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핵심 친인척 주변에 온갖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브로커다. 이 브로커들을 중심으로 갖가지 사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사조직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무시하지 못할 지하 권력으로 크게 된다. 사정기관에서는 이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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