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가족 돈벌이는 ‘땅 짚고 헤엄치기’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3.05.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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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ITM·OCI상사·한화에스앤씨 등 내부 거래로 ‘쑥쑥’

30대 그룹 오너 자제들이 상당량의 주식을 보유한 회사 가운데, 이름은 생소하지만 성장세가 두드러진 곳이 적지 않다. 주로 그룹 내 일감을 몰아주는 내부 거래를 통해 몸집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설립된 지흥이 대표적이다. 지흥은 LG전자 구본준 부회장의 장남 구형모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LCD 광학필름 제조회사다.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된 후 유상증자를 거쳐 자본금이 31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형모씨가 모든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지흥은 2010년까지만 해도 1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나 2011년 75억원, 2012년 84억원대의 순이익을 냈다. 매출액도 2011년 740억원에서 지난해 1260억원으로 뛰었다.

GS그룹 4세들이 설립한 정보기술 계열사 GS ITM도 그룹 내 계열사들의 소프트웨어 공급 및 시스템 구축을 도맡으면서 4년 새 매출과 순이익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GS ITM이 계열사 내부 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1312억원으로 전체 매출액 1823억원의 72%나 된다. GS그룹 설립자인 고 허만정 회장의 3남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 허서홍씨가 22.70%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4남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손자인 선홍씨는 지분 12.70%로 2대 주주다. 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장남 윤홍씨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 준홍씨가 각각 8.40%, 7.1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간 내부 거래를 통해 몸집을 부풀린 기업으로 한화에스앤씨(S&C) 역시 빼놓을 수 없다. 한화에스앤씨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 동관·동원·동선 씨가 10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스앤씨는 네트워크 구축 및 컨설팅서비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로 지난해 내부 거래 비중이 50%를 넘었다.

2011년 8월31일 30대 대기업 총수들이 대한상의에서 열린 ‘공생 발전을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오너 일가 100% 지분 보유 기업 급성장

CJ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보유한 CNI레저산업도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골프장 조성 및 운영업과 콘도미니엄 운영업, 부동산 개발과 투자 및 관리업을 하는 회사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녀 경후씨(20%)와 아들 선호씨(37.89%), 이 회장(42.11%) 등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다. 2007년까지만 해도 영업손실이 4억원 수준이었지만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키운 뒤 지난해 매출액 143억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했다. CJ 지주사 및 CJ제일제당·CJ CGV·CJ건설 등 CJ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실적을 올리고 있다. 주식회사 OCI상사도 OCI그룹 이화영 회장(64.29%)과 외동아들 우일씨(35.71%)가 지분 모두를 갖고 있다. OCI상사는 화학제품과 원료의 수출입을 대행하는 업체로 그동안 OCI·유니드·유니온 등 그룹 계열사와의 내부 거래를 통해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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