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맹희 재판 비용 200억 출처는?
  • 김진령 기자 (young@sisapress.com)
  • 승인 2013.05.2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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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CJ 비자금’으로 의심

CJ그룹 비자금 수사와 관련해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장남인 이맹희씨와 3남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이에 유산을 놓고 벌어진 법정 싸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항소심으로 이어진 이 송사는 4조원대에 달하는 엄청난 소송 가액이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 별다른 수입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이맹희씨가 200억원대에 가까운 변호사 선임 비용과 인지대를 어떻게 마련했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는 것.

지난해 2월 이맹희씨측은 이병철 회장이 생전에 제3자 명의로 신탁한 재산(주식)을 나눠가져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에는 이병철 회장의 둘째 딸 이숙희씨와 차남 이창희씨의 며느리 최선희씨 등이 가세했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서창원 부장판사)는 지난 2월1일 이맹희씨 등이 이건희 회장과 삼성에버랜드를 상대로 낸 주식 인도 등 청구 소송에서 일부 청구를 각하하고 나머지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번 소송의 쟁점이 됐던 이병철 회장의 차명 주식이 상속 재산에 해당하는지와 상속회복청구권의 제척 기간(시효 소멸 기간)이 지났는지 등에 대해 사실상 이건희 회장측의 논리를 받아들였다. 이맹희씨 등이 청구한 주식은 상속 재산이 아니고, 상속 재산이라고 하더라도 상속회복청구권 제척 기간이 끝났다는 것이다.

1993년 7월의 이맹희씨 모습. ⓒ 우먼센스
이맹희씨, 소송 가액 96억으로 줄여서 항소

이맹희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2월15일 서울고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다만 소송 가액을 줄였다. 2월22일 서울고법(원장 조용호)은 이 사건을 서울고법 민사14부에 배당했다. 민사14부 재판장은 대법원장 비서실장을 지낸 윤준 부장판사(52·사법연수원 16기)다. 그는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주심은 견종철 부장판사(45·사법연수원 25기)가 맡았다.

이맹희씨측은 지난 3월22일 재판부에 준비 서면 제출 기한 연기 신청서를 제출한 데 이어 3월27일 새롭게 꾸민 변호인단에 대한 소송위임장을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4조849억원이던 1심 소송 가액을 96억원으로 크게 낮췄다. 당연히 인지대도 1심의 128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5000만원대다.

이맹희씨의 항소심 변호인은 1심 때와 달라졌다. 법무법인 화우 소속의 김남근·차동언·최유나 변호사와 수원지법 판사로 근무하다 올해 개업한 박재우 변호사 등이 새로 투입됐다. 1심 때는 12명에 달했던 변호인단 규모보다 줄어들었다.

이건희 회장측도 항소심 재판부에 소송 위임장을 제출했다. 이 회장의 2심 변호인은 법무법인 태평양의 강용현(전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장상균 변호사(전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법무법인 세종의 윤재윤(전 춘천지방법원장, 서울고법 부장판사)·오종한 변호사, 법무법인 원의 홍용호(전 서울지방법원 판사)·유선영 변호사 등 6명이다. 항소심 첫 심리는 이르면 7~8월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재판에 드는 비용. 삼성 쪽에선 이건희 회장이 ‘개인 돈’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이번 재판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반면 CJ 쪽에선 이맹희씨가 이재현 회장의 부친이기는 하지만 ‘이번 재판과 CJ는 무관하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즉, 이맹희씨의 개인적 일이지 CJ가 재판 비용이나 변호사 선임에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때문에 수십 년간 뚜렷한 경제 활동이 없었고 상속에서도 배제돼 있던 이맹희씨가 200억원대의 재판 비용을 어떻게 마련했는지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CJ 비자금 사건과 이맹희씨의 재판 비용 출처를 연관 짓는 시각도 있다. CJ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이맹희씨는 경제력이 없기 때문에 1심 재판 비용을 누군가 대줬을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이 이 부분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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