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언론 자유 위협하고 있다”
  • 조현주 기자 (cho@sisapress.com)
  • 승인 2013.12.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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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기자 통화 내역 조회’ 본지 보도 후폭풍…정치권·언론·기자협회 등 경찰 비난 쏟아져

‘경찰이 취재원 색출을 위해 시사저널 기자의 휴대전화 통화 및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시사저널 편집국 직통전화 통화 기록까지 샅샅이 조회했다’는 본지 보도(12월3일자)가 나간 이후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뿐 아니라 여러 매체가 “경찰이 언론 자유를 위협한다”며 경찰의 과잉 수사 행태를 비난했다. 민주당은 12월3일 논평을 통해 “기자 통화 내역도 마음대로 까보는 나라가 자유민주주의인가”라며 경찰의 무리한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김정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경찰이 청와대 비서관의 대기업 인사 개입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 기자의 휴대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편집국 직통전화 등을 무차별적으로 조회한 것은 언론의 정상적인 취재 보도 활동을 위축시키는 것”이라며 “이대로 가면 무서워서 누가 언론에 제보하겠으며 마음 놓고 언론인과 통화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겠는가. 관계 당국은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일체의 감시 활동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12월3일자 시사저널 기사. 오른쪽은 12월6일 한국기자협회의 ‘시사저널 기자에 대한 무차별 수사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
“경찰의 명백한 과잉 수사, 사생활 침해”

언론의 비판도 거셌다. 경향신문은 ‘경찰, 기자 통화·문자 내역 뒷조사’(12월4일자) 기사에 이어 12월5일자에서는 ‘언론 자유 위협하는 경찰의 취재원 색출’이란 제목의 사설까지 게재했다. 그만큼 이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와 무관한 취재원을 파악하려 한 것은 명백한 과잉 수사이자 사생활 침해다. ‘취재원 보호’ 원칙이 기자 윤리의 핵심임에 비춰볼 때 언론의 자유를 심대하게 위협하는 행태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청와대 비서관이 아닌 일반인이 고소한 명예훼손 사건에서도 이러한 방식으로 수사를 해왔는가”라고 비판했다. 한국기자협회보는 12월4일자에 ‘청와대 신동철 비서관 명예훼손 사건 취재원 색출 논란’ 기사를 실었다. 여기서 기자협회보는 “검찰 기소가 결정되기 전 무리한 기록 조회라는 점에서 언론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며 “과잉 수사로 인한 외부 압력 의혹 및 취재원 보호 권리 침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언론 비평 매체인 미디어스, PD저널 등도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한국기자협회도 12월 6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시사저널 기자에 대한 무차별 수사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올려 “청와대 직원이 시사저널 기자를 상대로 고발한 명예훼손 혐의를 수사한다는 구실로 해당기자의 휴대전화, SNS 등 통신 내역을 무차별 조회한 경찰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기자협회는 이와 관련해 “경찰이 기자가 생명과도 바꾸기 힘든 취재원 색출에 골몰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자유 침해”라며 “경찰이 무모하게 기자의 통신 내역부터 뒤진 것은 권력 핵심부의 압력이 있거나 과잉 충성했거나 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본지는 지난 8월8일 인터넷판을 통해 ‘신동철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이 KT와 KB금융지주에 인사 청탁 및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신동철 비서관은 본지 기자 3명을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그런데 경찰이 이번 명예훼손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과는 무관한 취재원 색출을 목적으로 본지 기자의 전화 통화 내역 전반을 정밀 조회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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