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극성부리는 나쁜녀석 내 몸에서 쫓아내고 싶다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4.01.1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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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치 어려운 천식·비염…면역력 강화 치료법 개발

천식과 비염에는 유독 알레르기라는 명칭이 따라붙어서 알레르기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익숙하다. 알레르기란 과민 반응을 의미하는데, 천식은 숨구멍(기도)이, 비염은 코 내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게다가 두 질환은 발생 원리도 비슷하다. 그래서 비염 치료만을 위한 연구는 따로 없고, 천식을 치료하는 연구 결과에 따라 비염 치료 효과도 노리는 방향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강혜련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과 비염은 생기는 원리가 같은 질환이어서 천식 치료에 대한 연구를 확장하면 비염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천식 환자는 기도에 염증이 생겨 숨구멍이 좁아지는 탓에 쌕쌕거리는 숨소리(천명)를 낸다. 호흡에 지장이 생기고 가래가 나오는 기침도 심해진다. 천명, 호흡곤란, 기침이 천식의 3대 증상이다. 이런 증상으로 병원에 가면 일반적으로 폐 기능 검사를 받는다.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는 대체로 폐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강혜련 교수는 “과거에는 가래를 뱉어 검사하거나 폐 기능을 측정해서 천식을 판정했는데, 기관지에 염증이 있는데도 폐 기능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진단되는 단점이 있다”며 “이런 점을 해소하기 위한 진단법(산화질소 검사)이 개발돼서 지금은 환자가 숨을 내쉬기만 하면 천식을 판별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시사저널 임준선
반려동물·스트레스도 천식·비염 원인

비염은 코 문제라서 심한 재채기, 콧물, 코 막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런 증상으로 이비인후과에 가면 코 내부를 내시경으로 보면서 구조적인 문제를 살핀다. 정승규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코 안에 염증·물혹이 생겼거나 좌우 코의 경계를 이루는 벽(비중격)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면 코 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며 “이런 경우는 수술로 교정하면 좋아진다”고 말했다.

요즘은 입원하지 않고 레이저로 수술받을 수 있다. 그러나 수술로 알레르기 비염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는 없다.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이나 비염을 치료하려면 그 원인을 밝혀내서 그것을 피해야 한다. 환자는 원인을 찾기 위해 설문지 작성, 피부 반응 검사, 기관지 유발 시험, 혈액 검사 등을 받는다.

알레르기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 물질은 집먼지진드기다. 바퀴벌레 배설물, 곰팡이, 꽃가루 등도 공기 중에 떠다니다가 환자의 기도나 코를 자극해 증상을 일으킨다.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도 원인이다. 땅콩·달걀·새우·우유 등 특정 음식물도 자극 물질이다. 찬 공기, 담배 연기, 향수, 운동, 스트레스, 특정 약물(아스피린 등)에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 이런 원인 물질을 찾아 피하는 방법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런 물질을 100% 제거하기란 어렵다.

따라서 증상을 완화하는 약이 많이 개발됐다. 알레르기 천식과 비염 치료제로는 먹는 약과 흡입하는 약이 있는데 요즘은 흡입제가 유행이다. 입이나 코로 흡입한 약이 직접 기관지나 코 내부에 작용한다. 천식 약 중에는 기관지의 염증을 억제하는 약이 있다. 약효는 좋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식욕이 좋아져 체중이 증가하고, 얼굴이 붓고, 고혈압·당뇨·골다공증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런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최근 개발된 것이 흡입제다. 최동철 삼성서울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 약은 효과가 천천히 나타나지만 오랫동안 지속된다”며 “증상이 있든 없든 지속해서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먹는 비염 약에도 졸림증 등 부작용이 있었다. 코에 뿌리는 약이 나와 그런 문제가 해결됐다. 알레르기 비염에는 먹는 약과 뿌리는 약을 동시에 사용한다. 정승규 교수는 “증상이 없어지고 1주 정도 지나면 코에 뿌리는 약만 사용하고 그 후 1~2주간 증상이 안 생기면 약 사용을 중단한다”며 “그러나 언젠가 다시 증상이 나타나므로 그때는 다시 두 가지 약물을 사용하는 방법을 반복한다”고 설명했다.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경우 많아

두 질환에 공통으로 ‘만성’이라는 말이 붙는데 이는 약을 사용하면 증세가 호전되지만 약효가 떨어지면 증세가 다시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완치할 약이 없어 평생 증상을 완화하며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학계는 알레르기 질환을 세분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천식을 하나의 질환으로 봤지만 앞으로는 천식을 원인에 따라 다양한 종류로 나누는 것이다. 관절염을 류머티즘과 퇴행성 등으로 구분하는 것과 비슷하다. 특정 환자에게 맞는 표적 치료제가 개발되고 높은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강혜련 교수는 “약을 사용해도 효과가 없는 환자는 전체의 5~10%이다. 이런 환자를 위해 최근 10년간 염증 물질만 목표로 타격하는 표적 치료제를 개발해서 사람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했는데 그 결과는 좋지 못했다. 하지만 천식이 심한 환자에게 이 약은 증상이 더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면역력을 강화하는 치료법도 개발됐다. 원인 물질이 확실한 경우, 그 물질을 피부에 반복적으로 주사해서 기관지의 감수성을 약화시키는 방법이다. 예방주사처럼 몸에서 항체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근본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하지만 3년 이상 매주 또는 매달 주사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천식과 비염을 완치할 수 없다고 해서 증상을 방치하면 심각한 상태로 치달을 수 있다. 특정 물질이 아닌 일반 물질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체질로 변한다. 즉 찬 공기, 운동, 담배 연기, 향수, 매연 등 일반인에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환경에도 천식이나 비염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다. 강혜련 교수는 “한번 알레르기 염증이 생기면 원인 물질을 피하더라도 다른 자극 물질에 의해 또 발생하기 쉬운 몸 상태가 된다”며 “알레르기 질환은 면역체계의 세포에 기억돼 있다가 비슷한 자극 물질에 반응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두 질환은 환경 영향도 받지만 유전의 산물이기도 하다. 쌍둥이 중 한 명이 천식이면 다른 한 명도 천식이나 비염을 앓을 가능성이 크고, 부모 중에 비염 환자가 있으면 자녀가 천식이나 비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현대 의학으로는 누가 천식에 걸릴지 예측하지 못한다.

유전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어느 정도 예방은 가능하다. 가족 중에 천식과 비염 등의 알레르기 환자가 있다면 임신 시기부터 조심할 필요가 있다. 천식·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은 임신부의 영양 상태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임신부의 영양 상태가 너무 좋으면 그 영양분이 태아의 머리로 우선 공급되면서 면역계의 발달에 영양 공급이 줄어들어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아이가 태어나면 생후 6개월까지 모유를 수유하고 이유식은 되도록 늦게 시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다음 호에는 방광암 편이 이어집니다.

 


ⓒ 시사저널 박은숙
편강한의원은 천식·비염을 잘 치료한다고 소문났다. 서효석 원장은 감기, 비염, 천식, 중증 폐 질환이 모두 폐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폐를 튼튼하게 관리하면 비염과 천식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만명 이상의 환자를 치료했다는 서 원장은 폐 건강을 유지하는 핵심은 입 안쪽과 목구멍에 있는 편도라고 강조했다.

 

천식과 비염은 폐와 어떤 관계가 있나.

감기가 심해지면 비염이 된다. 이를 감기가 뿌리를 내렸다고 말한다. 이것이 더 심해지면 천식이고 천식이 몇 해 이어지면 중증 폐 질환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를 알레르기 질환이라고만 생각하니 치료가 어렵다. 문제는 폐에 있다. 만병의 근원이라는 감기, 스트레스, 열, 흡연 모두 폐와 관련이 있다. 즉, 폐가 건강해야 장수할 수 있다.

천식과 비염은 완치가 어려워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한데 어떻게 보는가.

폐의 세포가 한번 죽으면 그만이고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여긴다. 나는 폐 세포가 재생된다고 본다. 그 기간이 1년 이상으로 길 뿐이다.

폐를 어떻게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나.

우리 몸에는 세 가지 시스템이 있다. 신경계, 혈관계, 임파계다. 임파계는 우리 몸의 면역력을 담당한다. 온몸에 퍼져 있는 임파선(림프샘)에서 가장 큰 것이 편도선이다. 이를 건강하게 유지하면 폐는 자연히 튼튼해진다. 편도가 강하면 나빠진 폐 세포도 건강을 되찾을 수 있다. 폐렴구균 등이 폐로 침범하지 못하도록 편도가 막는 역할을 한다.

어떤 방법이 유용한가.

한의학에서 편도를 건강하게 관리하면 청폐, 즉 폐를 청소하는 것으로 본다. 편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법은 두 가지다. 편도에 도움이 되는 약재를 일정 기간 먹는 것과 운동으로 폐를 청소하는 것이다. 폐 건강에 좋은 운동은 등산이다. 일상생활에서 사람은 폐의 6분의 1만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좋지 않은 것들이 쌓인다. 등산으로 숨을 헐떡이면 폐 깊숙한 곳에 있는 찌꺼기를 배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이 폐를 깨끗이 하는 진공청소기와 같다면, 편강탕은 청소기로 처리하기 힘든 찌든 때를 지우는 역할을 한다.

한 가지 약재로 여러 질환을 모두 치료한다는 것인가.

환자에 따라 조금 넣고 빼는 재료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약재는 같다. 편도선염은 2개월 정도 약을 복용하면 95% 정도 완치율이 나온다. 비염은 3개월 동안 약을 먹어야 하는데 70% 정도 완치된다. 천식은 4개월에 75%, 아토피는 6개월에 60% 완치율을 보인다. 중증 폐 질환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3%인데, 6개월 이상 내가 만든 약재로 치료받은 2만명 가운데 사망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결과를 연구 논문으로 발표해야 의학계에서 널리 사용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인정받지 않겠나.

한의원에서는 CT나 MRI를 사용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그러니 환자의 치료 과정을 관찰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 손발을 묶어 놓고 한의학은 연구 결과가 없으니 치료법을 믿지 못하겠다고만 한다. 그래서 개로 실험 중이다. 개는 사람이 걸리는 병에 대부분 걸리는 동물이다. 건국대 수의학과가 연구 중인데 이르면 올해 6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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