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지방선거] 인천, 경기 - 수도권 판 흔드는 ‘서울시장-경기지사 빅딜설’
  • 조해수 기자 (chs900@sisapress.com)
  • 승인 2014.01.2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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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불출마로 경기는 무주공산…송영길에 박상은·이학재 도전장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항상 수도권이었다. 이번 선거도 다르지 않다. 서울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대결 구도 속에 ‘안철수 신당’이 뛰어들었다. 경기·인천 지역 역시 ‘3자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을 내세워 인천을 수성하고, 내친 김에 경기까지 쓸어 담는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앞세워 거물급 중진 인사들의 출마를 독려하고 있다. 창당 선언과 함께 전면전을 선언한 안철수 신당은 지방선거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하며, 서울에 이어 경기·인천의 판세를 안갯속으로 몰아가고 있다.

▲ 경기도지사 출마 예상자
■경기도지사

새누리당 김문수 지사가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3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경기도지사 자리는 무주공산이 됐다. 역대 선거마다 경기는 서울과 함께 수도권으로 묶이며 선거의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막상 역대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서울과 경기 결과는 다소 달랐다. 서울은 역대 선거에서 여야가 3승 3패로 호각지세를 이뤘지만, 경기는 1998년 한 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새누리당의 승리였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경기도지사만큼은 절대 내줄 수 없는 자리인 것이다.

새누리당의 중진 차출론에 ‘응답’한 인물은 4선인 원유철 의원(평택갑)과 정병국 의원(여주·양평·가평)이다. 흥미로운 점은 둘 다 친박이 아닌 비박(非朴) 의원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김 지사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친박 프리미엄’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결국 김 지사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따라 경선은 물론 본선 승패가 갈릴 것이다. 두 후보 모두 김 지사와 인연이 있다. 원 의원은 김 지사가 처음으로 경기도지사에 당선됐을 때 정무부지사를 맡았다. 정 의원은 (김 지사의) 운동권·상도동계 후배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새누리당이) 경기도지사 수성에 성공한다면, 김 지사의 당내 입지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친박계 핵심인 유정복 안전행정부장관(김포)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이 “개각은 없다”고 밝혔기 때문에 유 장관의 출마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유 장관을 대신해 친박계인 3선의 한선교 의원(용인병)이 경기도지사 도전을 타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들어서는 서울시장 출마가 예상되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중 한 명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조정될 것이라는 설도 있다. 원 의원과 정 의원 모두 안심할 수 없는 카드라는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3선의 김진표 의원(수원정)과 4선의 원혜영 의원(부천 오정) 그리고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4선의 김영환(안산 상록을)·이종걸(안양 만안) 의원과 3선의 박기춘 의원(남양주을)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그러나 서울과 마찬가지로 경기 역시 안철수 신당이 최대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경인일보의 신년 특집 여론조사에 따르면, 가상 정당 지지도에서 안철수 신당이 31.5%의 지지율로 새누리당(43.9%) 다음으로 높았다. 민주당(12.5%)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다. 안철수 신당에서도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이계안 새정치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송호창 무소속 의원(의왕·과천)을 비롯해 정장선·이용경 전 의원 등이 잠재적 후보군이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경우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신당의 히든카드로 거론된다.

여기에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이 결국 ‘서울시장-경기도지사 빅딜’에 합의할 것이라는 얘기도 끊이지 않는다. 안 의원이 박원순 시장과의 관계를 고려해 서울시장은 민주당 후보로 단일화하고, 대신 경기도지사는 안철수 신당 후보로 합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민주당 경기도당 관계자는 “현재의 여론조사는 안철수 신당 후보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다. 일단 후보가 정해지면 지지율 거품이 빠질 것이다. 지방선거는 다른 선거와 달리 인물이 가장 중요하다. 민주당에서는 중진급 의원이 이미 출마 선언을 했기 때문에 단일화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밖에 정의당에서는 심상정 원내대표(고양 덕양갑)와 김성현 경기도당위원장, 조성찬 안산 지역위원장이 출마 예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인천시장 출마 예상자
■ 인천시장 

인천광역시에서는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송영길 시장에 맞서 여야 인사 10여 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송 시장은 현역 프리미엄에 힘입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 후보군에는 3선의 신학용 의원(계양갑)과 재선의 문병호 의원(부평갑)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사실상 경선 없이 송 시장의 본선 진출에 무게 추가 쏠리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민선 광역단체장 체제 이후 역대 인천시장은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새누리당에서는 송 시장을 잡기 위해 중진급 인사들이 대거 거론되고 있다. 일단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송 시장에게 석패한 안상수 전 시장이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재선의 박상은(중·동·옹진)·이학재(서·강화갑) 의원, 인천 최대 자치구인 부평에서 20여 년간 정치 활동을 한 조진형 전 의원도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이학재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을 정도로 핵심 친박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 의원은 현재 인천시당위원장까지 맡고 있어 송 시장에게 가장 강력한 대항마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현 정권 실세로 불리는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남을)는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름이 거론된다. 홍일표 의원(남갑)도 후보군에 포함된다.

인천 역시 안철수 신당의 영향권 안에 있다. 특히 이번 선거의 경우 2010년 선거와 마찬가지로 10% 내 박빙의 차이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당 측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신당 측 후보가 확정돼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하게 되면, 송 시장의 재선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신당 후보군으로는 박호군 전 인천대 총장, 박영복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성진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도 출마 의사를 밝혔다. 역대 인천시장 선거에서 진보 정당의 지지율은 미미하지만, 김 위원장의 경우 2006년 선거에서 9.3% 득표율을 올려 주위를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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