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가 승마협회 좌지우지한다”
  • 김지영 팀장·안성모·조해수 기자 ()
  • 승인 2014.04.0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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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서 전 승마협회 전북 회장·박화조 전 전남 부회장 본지 단독 증언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측근인 정윤회씨는 지난 10여 년간 공식 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정씨와 가깝게 지낸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들이 청와대에 입성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데 반해, 박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 불려온 정씨에 관한 소식은 이렇다 할 게 없었다. 정치권에서는 정씨가 여전히 ‘박심(朴心)’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이다.

 

이런 와중에 시사저널은 올해 3월25일자에서 ‘박지만 “정윤회가 나를 미행했다”’ 기사를 단독 보도했다. 박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 회장이 지난해 말 정체불명의 사내로부터 한 달 이상 미행을 당했는데 미행을 지시한 인물로 정씨가 지목됐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정씨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기사가 보도된 후에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정씨는 “누군가 나를 음해하려는 것 같다”는 말도 했다.

 

 

정윤회씨, 박근혜 대통령의 오랜 측근으로 알려진 정윤회씨의 딸이 3월18일 열린 제3회 정기룡장군배 전국승마대회에서 코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시사저널 임준성

시사저널 기사가 나간 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정씨와 관련된 제보가 들어왔다. 그중에는 대한승마협회를 둘러싼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정씨와 정씨의 부인 최순실씨가 승마협회 운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는 게 골자였다. 최씨는 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고 최태민 목사의 다섯째 딸이다. 정씨가 박 대통령을 보좌하게 된 데도 이런 인연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회씨 부부의 딸 정 아무개양은 현재 승마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 19세로 고등학교 3학년생이다. 오는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노리는 유력 선수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외부 평가와는 별개로 승마협회 내부에서는 정 선수가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을 앞두고 여러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종서 전 승마협회 전북 회장 ⓒ 시사저널 임준성

시사저널은 사실 확인을 위해 승마협회 관계자들을 다방면으로 접촉했다. 그중에는 최근 협회 임원직에서 물러난 박종서 전 승마협회 전북 회장과 박화조 전 승마협회 전남 부회장도 있었다. 지난 3월31일 취재진은 전북 전주에 위치한 승마협회 전북지부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두 사람은 매우 지친 모습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의 뜬금없는 감사를 받은 탓에 육체적·정신적으로 탈진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 승마협회는 모종의 세력에게 휘둘리고 있고 바른말을 했던 우리는 희생양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여기서 주목되는 부분은 이들이 지목한 승마협회를 좌지우지하는 세력의 일원으로 정윤회씨의 이름이 거론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춘계대회 심판진 경찰 소환조사

 

승마계에서 정씨의 이름을 듣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니었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이 다가오면서 정씨의 이름은 승마협회 안팎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정씨의 이름이 본격적으로 회자된 것은 지난해 4월 경북 상주에서 열린 춘계승마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씨의 딸도 마장마술 부문에 출전했다. 정 선수는 네 살 때부터 승마 교육을 받았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국내 최고의 마장마술 지도자로 불리는 서 아무개씨의 지도를 받았다고 한다. 정 선수가 타는 말도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유명한 말이다. 일각에서는 이 말 가격이 1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말의 아름다운 동작과 표현을 겨루는 마장마술에서는 선수 못지않게 말의 역량도 중요하다. 선수와 말의 비중이 50 대 50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정 선수는 이 말을 타고 경기에 출전했다. 그런데 점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한다. 박화조 전 부회장은 “점수가 나온 뒤 정 선수 측에서 심판진에 크게 화를 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실 그 전부터도 심판 문제가 있기는 했다. 그룹끼리 이권에 따라 채점이 이뤄지거나 자신이 가르친 선수에게 점수를 더 많이 주는 그런 일이 종종 있었다. (그래서) 그냥 항의 차원에서 끝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2개월여가 지났을 때 난데없이 경북경찰청 상주경찰서에서 당시 심판들을 전부 소환해 조사했다고 한다. 박종서 전 회장은 “마장마술은 심판 3~4명이 점수를 준다. 당시 경찰은 이들 심판진의 커넥션 혐의를 조사했다고 한다. 채점에 혹시 이권이 걸려 있었던 게 아닌가를 조사한 것이다.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은 당시 소환조사를 받았던 심판진 중 한 명으로부터 좀 더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심판은 승마계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원로 인사다. 그는 “2013년 5~6월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조사할 게 있으니 출두하라는 것이었다. 채점 때문에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난생처음 있는 일이었다. 경찰서에 가서 ‘어떻게 수사를 진행한 것이냐. 누가 고발을 한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경찰관이 ‘인지수사를 한 것이다’고 얘기하더라.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경찰이 할 일이 없어 승마 경기 점수를 조사하고 다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경찰관이 아무 말도 못하더라. (경찰 조사 결과) 당연히 아무런 혐의도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종서 전 회장과 박화조 전 부회장은 경찰 수사 배후에 모종의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주목하는 인물은 박 아무개 전 승마협회 전무이사다. 박 전 전무는 지난 2008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돼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치르고 나온 인물이다. 이 사건으로 당시 승마협회에서는 ‘승마협회와 관련된 업무에서 범법 행위를 저지른 인사는 향후 10년간 협회의 임원 및 분과위원 등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한다’는 지침까지 만들었다. 그런데 박 전 전무는 어찌된 일인지 출소한 후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담당 준비위원에 임명됐다. ‘범법행위자 10년간 자격 정지’라는 승마협회의 새 조항을 만들게 한 장본인이 별다른 제약도 없이 승마계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그러자 승마협회 내부에서도 박 전 전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이 생겨났다고 한다. 박화조 전 부회장은 “박 전 전무로서는 강력한 ‘뒷배’가 필요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2013년 춘계대회 사건은 박 전 전무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당시 대회 관계자들로부터 들은 얘기를 종합해보면, 문체부 쪽에서 조사를 하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 박 전 전무가 관여됐던 것 같다. 박 전 전무가 정 선수 부모를 부추겨서 심판진을 군기 잡기 식으로 조사한 것 아니겠느냐. 정 선수의 어머니가 최(태민) 목사 딸이고 아버지는 예전에 박 대통령을 보좌한 사람이다. 이런 배경 없이 갑자기 경찰 조사가 진행될 수 있겠느냐”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승마협회 현직 고위 인사도 “박 전 전무가 저지르고 다닌 모든 행동이 승마계를 블랙홀에 빠뜨리고 있다. 인천 아시안게임 관련 사업도 마찬가지다. 수도권매립지공사 측은 아시안게임 승마장을 지으면서 승마협회를 대변하는 사람을 박 전 전무로 알고 있을 정도다. 박 전 전무가 혼자서 이런 짓을 할 수 있겠는가. 박 전 전무 뒤에 대기업과 정(윤회)씨가 있다는 것은 승마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전무는 시사저널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찰의 심판 조사와 관련해 “당시 점수에서 피해를 본 학부모들의 성토가 있기는 했다. 협회에 연락해서 심판 못 보게 해야 한다는 말도 나왔다. 항간에는 별소리가 다 있었다. 청와대를 찾아갔다는 얘기도 나왔는데 상식적인 얘기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씨와의 친분에 대해서는 “정 선수가 어릴 때 사촌언니를 따라 말을 타러 서울승마훈련원에 왔다. 그때 원장을 맡고 있어서 알게 됐다. 그 후로는 대회에서 몇 차례 인사한 정도다. 근래에야 권력을 가진 분인 줄 알았지 그전에는 사업하는 분으로만 알았다”고 밝혔다(상자 인터뷰 기사 참조).

 

박화조 전 전남 부회장 ⓒ 시사저널 임준성

승마협회 감사, 모종의 힘 작용했나 

 

박종서 전 회장과 박화조 전 부회장은 그동안 “박 전 전무가 승마협회에서 전횡을 휘두르고 있다”며 계속 문제제기를 했다고 한다. 박화조 전 부회장은 “박 전 전무에게 (우리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7월 갑작스럽게 전남·전북 승마협회에 대해 감사가 진행된 것도 이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박종서 전 회장은 “어느 날 전북 체육회에서 ‘서울에서 (전북) 승마계에 문제가 있느냐’라는 식으로 전화가 온다고 하더라. 검찰에서도 (전북 체육회에) ‘박종서가 누구냐’라고 묻더라는 것이다. 조금 있으니까 전북 승마협회가 사용한 지출 내역 모두를 전북 체육회에 올리라고 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대한체육회 지시 사항이라고 했다. 그런데 문체부에서도 (지출 내역을) 올리라는 게 아닌가. 이때부터 본격적인 찍어 내기 감사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전북 승마협회 감사에는 문체부 소속 서기관이 직접 나섰다고 한다. 박종서 전 회장은 “문체부뿐만 아니라 대한체육회에서도 직접 내려왔다. 어이가 없어 웃음만 나왔다. 먼지 털이 식 감사로 걸린 것이 전북과 도쿄 승마계가 맺은 자매결연이었다. 해마다 오고 가고 하는데, (도쿄로) 전지훈련 가서 임원·선수 8명이 3박 4일간 620만원을 썼다. (감사하면서 하는 말이) ‘이 돈 가지고 어떻게 일본 갔다 왔느냐’는 것이었다. 결국 선수 한 명하고 임원이 이 돈 일부를 썼다며 경고 처분을 내리더라. 말문이 막힐 뿐이었다”고 말했다.

 

감사 도중 담당 문체부 간부들 교체

 

박종서 전 회장은 감사가 진행되던 도중 문체부 관계자로부터 잊지 못할 말을 들었다고 한다. 당시 담당 과장이 박 전 회장에게 “도대체 청와대에 누가 연결돼 있는 거냐. 위에서 압력이 대단하다. 도대체 무슨 사정이 있는 것이냐”고 되물었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의문은 감사가 한창 진행될 무렵 문체부 담당 국장과 과장이 한꺼번에 자리를 떠났다는 점이다. 담당 국장과 과장은 박근혜정부의 핵심 체육 정책인 ‘스포츠비전 2018’과 체육단체 운영 실태에 대한 전면 감사를 주도해온 인물이었다. 정부 고위 공직자들이 한꺼번에 교체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지적이다.

 

이 같은 인사를 두고도 뒷말이 무성했다. 박종서 전 회장은 “그 과장은 감사를 진행하면서 현 승마협회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승마협회를 흔들고 있는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올린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경질된 것이다. 그 과장의 경질로 누가 가장 이득을 보게 될 것인지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은 해당 과장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다. 시사저널은 이 과장에게 “승마협회 감사와 관계된 일로 물어볼 것이 있다. 이번 인사에 모종의 힘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있다”고 하자 그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할 말이 없다. 다시 연락하지도 말고 찾아오지도 마라. 정말 할 말이 없다”며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

 

인천 아시안게임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나서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승마 종목도 마찬가지다. 정씨의 딸인 정 선수도 여러 언론을 통해 유력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정 선수의 훈련을 돕고 있는 신 아무개 코치는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회관에 있는 대한승마협회. ⓒ 시사저널 최준필


승마협회, 대표 선발 룰 왜 바꾸려 했나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른 얘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승마협회 간부는 “정 선수가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것이라는 말이 파다하다. 하지만 그렇게 확신할 정도는 아니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정 선수의 경우 말이 거부하는 바람에 경기장 밖으로 나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실력은 차치하고 정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기 위해 승마협회 차원에서 룰을 바꾸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화조 전 부회장은 “국내 대표선수 선발전이 엄연히 존재한다. 여기서 입상하지 못하는 선수는 외국에서 자격증을 받아오면 선발되도록 룰을 바꾸려 했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승마협회 이사회에 이런 내용이 올라왔다. 결과적으로는 이사회에서 반대해 이 안건은 무효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정윤회씨는 시사저널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이런저런 말이 많았는데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다. 승마협회가 아주 말이 많은 곳이라는 것을 벌써부터 알고 있었다. 그래서 승마협회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으려고 한다. 아예 피해 다닌다. 지금 회장이 누군지도 잘 모른다. 경기장에서 인사 한번 했다. 뒷말이 나올까 봐 심판 점수에 이의 신청 한 번 안 했다. 우리 애가 오히려 피해를 볼까 봐 늘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딸 승마 성적에 대해 항의한 적 없다” 
 정윤회씨 전화 인터뷰


정윤회씨는 4월4일 시사저널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승마협회와 관련해 그동안 별의별 말들이 다 있었다. 지난해부터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했는지는 확인해보면 다 알 수 있다. 전혀 관여한 적이 없다. 아주 복잡하고 말이 많은 곳이라 근처에도 안 간다”고 밝혔다.

 

정씨는 “딸 문제이기 때문에 확실하게 하고 있다. 우리 애가 이번에 인천 아시안게임에 나가보려고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그런 애에게 누가 될까 봐 걱정돼 늘 조심한다”고 강조했다.

 

박 아무개 전 승마협회 전무이사와 아는 사이인가.


그렇다. 우리 애가 초등학교 때 처음 말을 탄 뚝섬 서울승마훈련원의 원장이었다. 거기서 문제가 있어서 나간 것으로 안다. 그때 일로 감옥에 갔다 오고 승마협회 관련 일은 안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가끔 경기장 가면 올 때가 있더라. 그래서 인사 정도 했다. 승마협회에 아는 사람이 없다. 우리 애가 다녔던 승마훈련원 원장들을 아는 정도다.

 

지난해 4월 경북 상주 춘계승마대회에서 딸의 점수가 낮게 나왔다. 이후 경찰 조사가 있었는데.


여러 번 얘기가 나왔던 것이다. 그때 한 선수가 특혜를 받아 경찰에서 조사를 한 거다. 심판이 너무 편파적이어서 전체가 다 분개했다. 나는 우리 애 성적에 대해 한 번도 항의한 적이 없다. 그런데 그렇게 얘기를 하더라. 그래서 승마장 가도 조심스러워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거다. 성적표 다 조사해봐라. 외국인 심판이 점수 많이 주고 한국인 심판이 점수를 더 안 준다.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 내가 승마협회에 뭐라 한다고 점수를 많이 주는 것 아니다.

 

박 전 전무가 관여된 것은 아닌가.


박 전 전무는 거기에 관련이 없다. 승마협회에 관련이 안 돼 있으니까. 그런 얘기가 왜 나오는지 모르겠다.

 

지난해 7월 문체부에서 지역 승마협회 감사를 했다.


“승마협회만 한 게 아니라 전체 체육회를 다 하지 않았나. 나는 잘 모르지만 들리는 소문으로는 감사를 하는데 내가 또 뭘 어떻게 했느니 하는 얘기가 있더라. 내가 바보도 아니고 그런데 끼어서 얘기 나오게 하겠나. 그건 말이 안 된다. 모든 사회 조직에는 파벌이라는 게 있다. 박 전 전무가 승마협회 일을 안 해서 잘 모르는데 하나 인정하는 부분이 있다. 승마협회 원로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승마를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 낙후된 부분에 대해 열정을 갖고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 그뿐이다.

 

문체부에 압력을 넣었다는 주장이 있다.


감사를 하도록 시켰다면 누가 지시했는지 조사하면 다 나올 거다. 문체부에 아는 사람도 없다.

 

문체부 간부가 감사를 직접 내려왔다고 하는데.


그때 승마협회에 사건이 하나 있었던 걸로 안다. 투서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투서도 내가 했다는 얘기가 나와서 알고 있다. 나중에 내부에서 다른 사람이 한 것으로 판명이 났다. 투서가 올라오니까 승마협회를 감사한 것으로 안다.

 

감사를 담당했던 문체부 간부가 외압으로 경질됐다는 얘기가 있다.


내가 문체부까지 쫓아가 압력을 넣겠나. 그때 투서 내가 넣었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말 같지 않아서 대응도 안 했다. 나중에 내부에서 투서를 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지역 회장 몇 명이 징계를 받았는데.


그런 것까지는 관심이 없다. 승마협회 회장도 잘 모른다. 경기장에서 인사는 한 번 했다. 승마협회 사람들 아예 아는 사람이 없다. 가까이하지 않으려고 한다. 또 무슨 얘기가 나오니까 아예 피해 다닌다. 지방 승마협회장은 전혀 모르고 알 이유도 없다. 그런데 왜 그것까지 날 물고 들어가나.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얼마 전 승마협회 이사회에서 국가대표 선발 방식을 바꾸려고 하다가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건 모르고, 아는 바로는 1년 성적을 가지고 국가대표 뽑는다. 우리 애가 국가대표가 되니까 사람들이 재조사해보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혹시 ‘빽’으로 누른 것 아니냐. 답답한 게 이거다. 우리 애가 나 때문에 손해를 보는 부분들이 있다. 다시 점수 확인해봐라 그래서 다시 점수를 확인한 걸로 안다. 그래도 우리 애가 국가대표 4위 안에 들어간 거다. 국가대표 올해 6월까지다. 아시안게임 때문에 선발전 치러야 한다. 지금 국가대표는 큰 의미가 없다.

 

승마 실력에 대한 얘기가 여러 곳에서 나오더라.


실력은 1년 동안 합산을 하는 것이다. 우리 애가 나이가 어린 반면에 잘한다. 나는 심판들과 인사도 안 한다. 말 나올까 봐. 외국인 심판 1~2명 들어온다. 점수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얘기할 수 없다.

 

과천 승마 연습장에서 훈련을 받는 것은 마사회의 특혜 아닌가.


뚝섬의 경우 실내 승마장이 없다. 겨울에는 바닥이 얼어서 말을 타지 못한다. 그래서 승마협회에서 요청을 한 거다. 국가대표는 다 마사회에서 탈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권력 가진 분인 줄 근래에 알았다” 
박 아무개 전 승마협회 전무이사 전화 인터뷰


대한승마협회에서 전횡을 한 당사자로 지목된 박 아무개 전 전무이사는 “감사에서 비리가 적발돼 사임한 몇몇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박 전 전무는 “지난해 9월 암 수술을 받고 투병 중에 있다. (승마협회 일에) 관여할 처지가 아니다”고 밝혔다.

 

정윤회씨 부부와 잘 아는 사이라고 들었다.


서울승마훈련장 원장을 맡고 있을 때 초등학교 들어갈 무렵인 (정윤회씨) 딸이 사촌언니를 따라 말을 타러 와서 알게 됐다. 그 뒤로는 대회에서 몇 번 본 정도다. 근래에야 그렇게 권력을 가진 분인 줄 알았다. 금시초문이었다. 그냥 사업을 크게 하는 분인 줄 알았다.

 

지난해 경북 상주에서 춘계승마대회를 치른 후 상주경찰서에서 심판진을 불러 조사를 한 적이 있다. 이 대회에서 정씨의 딸이 낮은 점수를 받아 정씨 부부가 화를 많이 냈고 이 때문에 경찰 조사가 진행됐다는 얘기가 있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런 말을 한 사람 데리고 와라. 항간에는 학부모가 어떻게 했다느니, 청와대가 어떻게 했다느니 별의별 소리가 다 나왔다. 하지만 아무 일 없는 것으로 끝났다. 다만 심판 한 분이 자기 선수에게 점수를 너무 많이 줬다. 피해를 본 학부모들이 성토를 했다. 협회에 연락해서 심판 못 보게 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그랬다.

 

지난해 7월 지역 승마협회에 대한 감사가 진행됐는데, 여기에 정씨 부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열 명 중에서 한두 명이 그런 소리를 하는데, 감사에서 비리가 적발돼 사임한 분들이다. 개혁을 당한 사람들이 그런다고 들었다. 정씨 부부는 전혀 아니다. 승마장 와서 큰소리도 안 한다. 가만히 앉았다가 가는 분들이다. 승마협회에 관여하지 않았고 승마협회에서 들어줄 이유도 없다.

 

감사를 진행하던 문체부 간부들이 외압으로 경질됐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해 봄에 한 분이 찾아와서 승마협회 발전을 위해 뭐가 필요하냐고 묻기에 소년체전에 승마 종목을 넣어야 한다고 얘기해줬다. 문제점도 말했다. 전 체육회의 문제인데 솔직히 한 번 회장 하면 평생을 한다. 그랬더니 적더라. 그 다음에 연락이 와서 관련 내용을 반영해 청와대에 보고를 했고 전체적으로 감사를 하겠다고 했다.

 

정씨의 딸이 국가대표로 뽑힐 것이라고 하는데 실력이 어느 정도인가.


그만한 실력을 갖고 있다. 항간에서 얘기하기를 압력을 넣어서 이 선수에게 심판이 점수를 높게 줬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 실력이 괜찮다. 사실 7위 이내 선수들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누가 1위가 될지 모른다.

 

과천 승마 연습장에서 훈련을 받는 것은 마사회에서 특혜를 준 것 아닌가.


확인해보니까 승마협회에서 장소 협조를 요청했더라. 대표선수가 훈련하도록 마구간을 빌려달라고 한 것이다. 정식 절차에 의해서 한 건데 내가 가서 그랬다는 전화가 왔기에 소설 참 잘 쓴다고 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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