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 펀드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 정은호│금융투자연구원 대표 ()
  • 승인 2014.08.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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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노믹스’로 수익률 안 높아져…실물경기 회복이 관건

기업 순이익을 배당으로 돌리도록 하겠다는 소식이 들리자 배당률이 보통주보다 높은 우선주는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배당주 펀드에는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이래저래 배당이 핫이슈가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유행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우리는 2007년의 경험을 통해 ‘지금 반짝이는 펀드’가 결코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유행하는 배당주 펀드는 대부분 2000년대 중반에 설정됐다. 2002년에 출시된 ‘베어링고배당’ 펀드부터 안정적인 고배당을 지급하는 우수한 기업에 투자해 꾸준한 수익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10년 이상의 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신영자산에서 운용하는 ‘신영밸류고배당’으로 2조원이 넘는 규모를 가지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안정적으로 고배당을 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배당주 펀드는 우선주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배당에 대해 우선권이 있으면서 보통주보다 배당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배당이 화두가 되면서 우선주가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펀드 투자에서의 ‘쏠림 현상’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배당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면 신규 자금으로 기존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지속될 수 있느냐다. 지금까지 운용돼온 배당주 펀드의 수익률 추이를 보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배당주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이해하기 어렵다. 실제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률이 높아진 것도 아니고, 기업소득 환류세가 도입되었을 때 배당이 얼마나 많아질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배당에 대한 기대로 우선주 가격은 충분히 올랐지만 실제 우선주에 대한 배당률은 보통주보다 1% 높은 것이 평균이다. 보통주 주주보다 1%만큼 배당을 더 받을 수 있는 권리라는 것이 하루에 4~6%씩 올라가는 우선주의 가격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을까.

배당주 펀드는 다른 주식형 펀드에 비해 월등한 수익률을 제공하는 콘셉트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영고배당’펀드의 경우 지난해 보유한 종목을 통해 얻은 평균적 배당 수익률은 2.24%에 불과하다. 지난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의 배당 수익률 1.8%와 비슷한 수준으로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배당이 많아지면 펀드 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배당은 이익의 처분 과정일 뿐 기업의 가치는 이익 창출 능력에 있다. 물론 안정적으로 배당이 많아지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펀드에 대한 투자는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와 다르다. 더 긴 호흡으로 바라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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