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인천아시안게임] 박태환 vs 쑨양 “내가 세계 최고 물개”
  • 기영노│스포츠 칼럼니스트 ()
  • 승인 2014.09.0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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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대·유연성-쉬천·마진, 양학선-김희훈, 손연재-덩썬웨 대결 주목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같은 종합 스포츠 제전의 하이라이트는 육상이다. 육상 중에서도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를 가리는 100m 결승전이 메인 이벤트다.

4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육상은 9월27일부터 10월3일까지 인천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리는데, 한국 육상이 9월28일 과연 8명의 인간 탄환만이 설 수 있다는 100m 결승 라인에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육상 100m에서 금메달은 한 개도 없이 1982년 뉴델리대회 은메달(장재근), 1978년 방콕대회 동메달(서말구) 2개만 있을 뿐이다.

100m 결승전에 나갈 가장 유력한 한국 후보는 한국신기록 10초23을 보유하고 있는 김국영이다. 김국영은 2010년 6월7일 대구에서 열린 제64회 전국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서말구 선수가 갖고 있던 10초34를 0.11초나 앞당긴 10초23의 한국신기록을 세워 1억원의 포상금을 받았다. 이번 대회 김국영의 라이벌로는 지난해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9초99의 아시아신기록을 기록했던 카타르의 세뮤얼 프란시스, 10초00의 기록을 갖고 있는 중국의 장페이멍, 2012 런던올림픽 때 16강까지 진출했던 중국의 수빙창, 지난해 라쿠난고등학교 3학년 때 10초01을 기록해 아시아를 놀라게 했던 일본의 기류 요시히데 등이 있다. 김국영은 “아시아 정상권 선수들과 0.2~0.3초 안팎의 기록 차는 있지만 당일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손연재, 김국영, 김국영 ⓒ 연합뉴스 덩썬웨, 세뮤얼 프란시스, 쑨양 ⓒ Ap 연합
김국영이 주축이 된 400m 계주팀은 지난 7월 한·중·일 친선대회에서 38초74의 한국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육상의 강태석 감독은 “중국과 일본이 38초대 초반까지 끊을 것 같은데 우리도 0.3~0.4초를 단축하면 두 나라와 메달 색깔을 다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400m 계주에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때 동메달을 딴 게 유일한 메달이다.

김국영, 100m 한국신기록 10초23 보유

수영에서 한국의 박태환과 중국의 쑨양 그리고 일본의 하기노 고스케 등이 벌이는 3파전은 이번 대회 최고의 빅 카드다. 세 선수 모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세계 정상권 기량을 보유하고 있다.

박태환과 쑨양은 2012 런던올림픽 자유형 200m에서 공동으로 은메달을 땄고, 자유형 400m에서는 쑨양이 금메달, 박태환은 은메달을 차지했다. 세계 수영계의 떠오르는 태양 하기노 고스케는 런던올림픽 개인혼영 4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지난해 바르셀로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개인혼영 200m와 자유형 400m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지난 8월23일 호주 골드코스트 아쿠아틱센터에서 벌어진 2014 팬퍼시픽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박태환이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인 3분43초15로 1위를 차지하면서 2위에 그친 하기노 고스케(3분44초56)를 1초41이나 앞섰다. 그 대회에 중국의 쑨양은 출전하지 않았다.

올림픽·아시안게임 등 종합 스포츠 제전 첫날은 대개 400m 경기로 스타트하지만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는 이전 대회와는 달리 이번 수영 종목 최대 빅 이벤트로 꼽고 있는 200m를 첫 경기로 조정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단·복식과 단체전에서 남녀 2개씩과 혼합복식을 포함해 모두 7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 배드민턴 경기는 9월20일부터 29일까지 계양체육관에서 펼쳐진다. 한국 배드민턴은 7종목 가운데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는데, 이용대·유연성 조와 김기정·김사랑 조가 중국의 쉬천·마진 조와 치열한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이용대·유연성 조는 아시아게임 직전에 발표된 8월 세계 랭킹에서 1위에 올라 있지만, 컨디션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이 있다.

체조에서 ‘도마의 신’으로 불리는 양학선은 팀 동료 김희훈과 북한의 리세광 등의 도전을 받게 된다. 북한의 리세광은 2006 도하아시안게임 도마에서 금메달을 딴 후 세계적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리세광은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고 있고,  런던올림픽에는 북한 체조가 출전 정지를 당하는 바람에 나오지 못했다. 리세광은 비록 체조선수로는 환갑 나이인 29세지만, 잔 실수만 줄인다면 아시아권에서는 양학선을 무너뜨릴 유일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양학선이 ‘양학선2(도마를 옆으로 짚은 후 세 바퀴 반 비틀기)’를 성공시킨다면 금메달이 무난하지만 만성 허리 통증을 안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김희훈은 지난해 일본 도요타컵 기계체조대회 도마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사격에서 신데렐라로 부상한 김장미는 25m 권총과 10m 공기권총에서 세계 랭킹 1위 중국의 이실링과 금메달을 다투게 될 것 같다. 이실링은 런던올림픽에서 첫 번째 이벤트로 치러진 10m 공기권총에서 금메달을 땄고, 김장미는 25m 권총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사격은 김장미 대 중국 이실링

사격은 거의 모든 종목에서 한국과 중국이 아시아 정상을 다투고 있다. 지난해부터 결선에 새로 도입된 서바이벌 방식과 9월3일부터 스페인에서 시작되는 세계사격선수권대회가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10일간 세계대회를 치르고 불과 일주일 만에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듬체조의 손연재는 예비 대회로 치러졌던 지난 8월 소피아 던디월드컵 개인종합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라이벌들의 기를 죽여 놓았다. 인천에서 손연재와 대결할 중국의 덩썬웨는 던디월드컵에서 개인종합 7위, 우즈베키스탄의 엘리타베타 나자렌코바와 자밀라 라크마토바는 각각 8위, 12위에 머물렀다.

손연재는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때 동메달에 그쳤지만 이번 대회는 금메달을 놓치는 게 이변이라고 여겨질 정도로 압도적이다.

남자 역도 62kg급 북한의 김은국과 중국의 첸리준 선수의 승부도 볼 만하다. 두 선수는 지난해 폴란드 세계선수권대회 합계에서 1kg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김은국은 런던올림픽에서 합계 327kg을 들어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지만, 폴란드대회에서는 7kg이나 모자란 320kg에 그치며 은메달에 머물렀다. 중국의 첸리준이 김은국보다 불과 1kg 더 무거운 321kg을 들어 금메달을 획득했다. 과연 이번 대회에서 김은국이 설욕할 것인지, 아니면 첸리준이 2연승을 올릴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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