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챙기고, 꿈 키우고, 버려진 아이 도와요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4.09.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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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어린이재단 공동 주최 쉘위워크 페스티벌…9월28일 남산에서 열려

 숨이 찰 정도로 빨리, 오래 걸으면 심장 박동이 빨라져 심장 기능에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일상에서의 걷기는 신체 활동량을 늘려 각종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걷기는 특히 뼈 건강에 좋다. 뼈는 살아 있는 조직이어서 끊임없이 소실되고 재생되는데, 걷기 운동이 부족하면 뼈 재생 기능이 퇴화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동훈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뼈가 약해지는 것을 예방하려면 적절한 자극이 필요한데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운동법은 걷기”라며 “걸을 때 뒤쪽으로 밀어주는 다리 허벅지 근육에 의도적으로 힘을 주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2013 쉘위워크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담소를 나누며 걷고 있다. ⓒ 시사저널 포토
청춘에 꿈 심어주는 토크콘서트

걷고 싶지만 첫발을 떼기가 어렵다면 의미 있는 걷기 행사에 동참해 함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시사저널이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마련한 ‘쉘위워크(shall we walk)’ 행사에 참가해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남산 둘레길을 걸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 행사는 9월28일(일) 서울 남산 일대에서 진행된다. 국립극장에서 출발해 N남산타워를 돌아오는 4.5㎞ 구간이다. 완주자에게는 기념품과 봉사 시간 4시간 확인서도 주어진다.

무엇보다 이 행사가 뜻깊은 이유는 이 행사를 통해 모인 기부금을 불우한 아동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행사에서는 걷지 못하는 10세 이하 장애 아동을 위해 사용했고, 올해는 버려진 아기들을 위해 쓰일 계획이다. 베이비박스(baby box) 등에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보육시설이 포화 상태이고 양육비도 부족해 기부와 후원이 절실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걷기 행사 전에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국립극장 청소년하늘극장에서 토크콘서트(talk concert)가 열린다. 송해림 아나운서가 사회를 맡는 이 토크콘서트의 주제는 ‘꿈’이다. 한재권 박사(로보티즈 수석연구원), 한성원 오피스앤 대표, 이힘찬 작가(<감성제곱-모두가 그렇게 사랑을 한다> 저자), 전중훤 HP 전무가 각각 20~30분씩 꿈 이야기를 펼친다. 한 박사는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동생을 위해 로봇을 만들기 시작했던 사연을, 한 대표는 젊은 CEO가 되고자 했던 꿈을, 이 작가는 감성의 힘을 강조할 예정이다. 전중훤 전무는 “다문화 가정 아이는 나이가 들수록 꿈을 접는 경우가 많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인천 송도에 있는 한국뉴욕주립대에는 모잠비크·우간다·방글라데시 등 빈곤국에서 온 학생들이 있다. 나라는 가난하지만 미래를 향한 꿈으로 공부하는 학생들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일대일 멘토링으로 맺어줘 꿈을 잃지 않도록 하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는 청소년을 생각하면, 국내 젊은이들이 꿈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베이비박스 속 버려진 아이들에게 희망을

토크콘서트 내용을 여러 사람과 나누면서 걸으면 행복감도 두 배로 충전할 수 있다. 게다가 참가자들이 낸 참가비는 전액 불우한 이웃을 위해 기부되므로 보람까지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기부재단 초록우산 후원으로 열린 쉘위워크 행사에서 모인 기부금은 걷지 못하는 10세 이하 장애 아동을 위해 사용됐다. 시사저널과 어린이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 쉘위워크 행사에서 모은 기부금은 버려진 아이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버리는 아이가 적지 않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어서 외국에서도 사회 문제로 대두했다. 그래서 미국·독일·일본 등 세계 20개국에 베이비박스가 등장했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키울 수 없는 부모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도록 만든 70cm 크기의 상자다. 국내에서는 2009년 이종락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가 처음으로 운영하기 시작했고, 올해 5월 경기도 군포에 있는 새가나안교회에 두 번째 베이비박스가 설치됐다. 넉 달 동안 이 교회의 베이비박스에 놓인 어린 생명은 18명이다. 일주일에 한 명꼴이다. 베이비박스에 담긴 아이는 경찰 조사와 병원 진료를 받은 후 아동복지센터를 통해 보육원으로 보내진다. 지난 한 해 300명 가까운 아이가 베이비박스를 거쳐 보육시설로 옮겨졌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버리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아이를 버리는 부모의 죄책감을 덜어줄 우려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없으면 아이의 생명이 버려지고 인간답게 살 권리도 사라지게 된다. 이런 아이를 돌보는 보육시설에 대한 도움이 절실한 실정이다. 시사저널이 개최하는 쉘위워크 행사에 참가하면 강연을 듣고, 걷기 운동도 하면서 버려진 아이의 생명도 구하는 일석삼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제훈 어린이재단 회장은 “버려진 아이를 누군가는 돌봐야 하고 제2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대중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올해 쉘위워크 페스티벌을 통해 후원자들의 마음이 어려움에 부닥친 아이에게 희망이 되어주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 염정아
베이비박스 캠페인이란 무엇인가.

버려지는 아기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시설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치를 벗어났고, 아기 보육과 양육에 필요한 비용도 부족하다. 이런 아이들에게 건강한 보육 환경을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 어린이재단은 ‘베이비박스 후(後)’ 캠페인을 통해 아이들이 버려진 이후에도 건강하고 적절한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양육비용 모금과 후원자 모집을 하고 있다.

이 캠페인의 홍보대사가 된 계기는.

2011년부터 어린이재단 홍보대사로 활동하면서 국내외 빈곤 아동의 가슴 아픈 현실을 지켜봤다. 올해 시작한 어린이재단의 베이비박스 캠페인 설명을 듣고, 배우이기 이전에 사랑하는 두 아이의 엄마로서 책임감을 느꼈다. 미약한 힘이나마 많은 사람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고 버려진 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홍보대사가 되기로 했다.

이번 시사저널 쉘위워크 행사에 참가한 동기는.

쉘위워크는 단순한 걷기가 아닌 베이비박스에 버려진 아이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행사다. ‘베이비박스 후 캠페인’의 홍보대사로서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

쉘위워크를 위해 시민들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2012년에 버려진 4명의 아이를 시작으로 2014년 현재까지 500명 가까운 아이들이 버려졌다. 따뜻한 부모의 품이 아닌 차가운 상자 속에 있는 아이들의 버려진 이후를 도와줄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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