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리더] 야권 안희정, 여권은 원희룡 선두
  • 감명국 기자 (kham@sisapress.com)
  • 승인 2014.10.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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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남경필·나경원·이정희·안철수 뒤 이어

시사저널이 매년 10월 창간 기념호를 맞아 실시하고 있는 ‘차세대 리더’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가장 치열한 경합 속에 순위 변화를 보여주는 분야가 바로 ‘정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젊은’ 새 인물 발굴에 의미를 둔 탓에 조사 대상을 만 49세 이하 인물로 제한했다. 하지만 올해 조사부터는 ‘차세대’에 좀 더 주목하기 위해 50대(만 59세)까지 조사 대상 폭을 넓혔다. 향후 10년 후, 20년 후 대한민국을 이끌어나갈 실질적인 차세대 인물이 50대에 폭넓게 포진돼 있다는 점 때문이다.

안희정,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1위

그런 의미에서 올해 조사에 가장 주목된 인물은 박원순 서울시장(58)과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52)였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에 있는 까닭에서다. 실제 10개 분야(정치·경제·법조·NGO·종교·문학·문화예술·대중문화·과학·스포츠) 전문가 1500명이 꼽은 정치 분야 차세대 리더 1위는 박원순 시장(10.6%)이었다. 안철수 전 대표(6.9%)는 3위에 올랐다.

그러나 분야별 그룹 중 정치 전문가(150명)들은 안희정 충남도지사(49)를 1위로 꼽았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다. 지목률 37.3%로 지난해(25%)보다 크게 올랐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야권의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2년 연속 1위에 선정돼 영광스럽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임감으로 마음이 무거워진다”며 “젊은 정치인들과 미래의 정치인들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좀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받아들인다”라고 밝혔다(78쪽 인터뷰 기사 참조).

2위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50)가 꼽혔다. 16.0%의 지목률을 나타냈다. 원 지사는 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의원 시절이던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5위에 머물렀다가 올해 2위로 올라섰다. 역시 지난 지방선거에서 제주지사에 당선돼 차기 대권 주자로 재도약한 결과로 풀이된다. 

안 지사는 10개 전 분야 전문가 조사에서는 8.7%로 박 시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원 지사는 6.8%로 4위에 올랐다. 반면 정치 전문가 조사에서 박 시장은 14.7%로 3위, 안 전 대표는 4.0%로 7위에 올랐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차세대 리더라는 개념을 받아들일 때 정치 전문가들은 ‘세대교체’와 ‘새 정치’에 더 의미를 부여하는 반면, 비정치 전문가들은 당장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박 시장이나 안 전 대표는 오는 2017년 대선의 유력한 후보들이기 때문에 차기 정권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높은 지목률을 이끌어낸 듯하다. 하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좀 더 미래지향적인 경향에서 정치의 세대교체를 원한다. 안 지사나 원 지사 등에게는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와 욕구가 더 높은 지목률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치 전문가들이 기대하는 세대교체의 범주에서 남경필 경기도지사(49)가 차지하는 비중도 클 수밖에 없다. 역대 경기지사는 서울시장과 더불어 차기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 남 지사 역시 6월 지방선거 당선으로 안 지사, 원 지사와 더불어 ‘잠룡’으로 급부상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9.3%의 지목률로 4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3위(10%)였다. 여야로 나누어 조사를 실시했던 2012년에는 여권 1위에 오른 바 있다. 취임 직후 도정에서 여야 협의의 연정을 추진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이목을 끌었으나, 최근 아들의 군 폭행 사건 등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 일러스트 신춘성
‘4말 5초’ 세대, 여야 걸쳐 두터운 층 형성

7·30 재보선으로 원내에 다시 복귀하며 3선 고지에 오른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51)도 본지 조사에 꾸준히 랭크되고 있는 여권의 차세대 리더다. 지난해 10위권 밖으로 잠시 밀려났으나, 올해 조사에서 다시 공동 5위(6.7%)로 복귀했다. 여권에서는 이들 외에도 이정현 의원(56)과 김세연 의원(42)이 공동 8위(2.7%)로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지낸 이 의원은 지난 7월 재보선에서 여권의 불모지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는 현재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다. 당내 소장파의 대표 주자 격인 김세연 의원은 현재 ‘경실모(경제민주화실천모임)’ 대표를 맡고 있고, 국회 ‘선진화법’을 주도하는 등 여당 내에서 강한 개혁 성향을 나타내고 있다.   

야권에서는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45)가 나 의원과 함께 공동 5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12%의 지목률로 2위에 올랐으나, 원외의 한계와 통합진보당의 지지율 하락 등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55)는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인영 새정치연합 의원(50) 역시 지난해에 이어 공동 8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은 여야로 나누어 조사한 2012년 야권 정치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장하나 새정치연합 의원, 김상민 새누리당 의원 등 20~30대 젊은 정치인들의 신장세가 두드러졌으나, 올해는 이 같은 현상이 다소 주춤해졌다. 반면 486의 핵심이랄 수 있는 ‘4말 5초’(40대 말, 50대 초) 세대가 여야에 걸쳐 두터운 층을 형성하며 조만간 정치권의 중심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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