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펀드에 돈 넣어볼까
  • 조재길│한국경제신문 기자 ()
  • 승인 2015.01.0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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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재테크 전망…배당주·ELS도 유망

2015년 청양의 해에도 재테크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예·적금 금리는 여전히 쥐꼬리 수준이다. 1000만원을 1년짜리 예금에 가입한 후 만기 때 찾으면 세후 이자가 20만원도 안 된다. 주식과 부동산에도 돈이 몰리지 않으면서 갈 곳 없는 부동자금만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글로벌 자산 시장에서 변동성이 커지겠지만 국내 배당주와 해외 주식, 지수연계증권(ELS) 등 주식과 관련된 투자처는 상대적으로 빛을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14년 코스피지수가 지지부진했던 가장 큰 원인은 기업 실적 악화였다. 수출에 주로 의존해온 대기업의 순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일본 ‘아베노믹스’의 영향이 컸다. 엔저(低)가 가속화하면서 해외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코스피가 번번이 2000선 돌파에 실패했던 배경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도 상당수 손실을 봤다. 그나마 선방한 상품은 중소형주 및 배당주펀드였다. 특히 배당주펀드의 경우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 배당소득세 감면 등 배당 투자 유도 정책을 꾸준히 펴고 있어서다. 한국거래소 역시 2014년 10월 신배당지수를 발표하면서 여기에 편입된 종목의 강세를 이끌었다.

2015년 증시가 1월2일 오전 10시 개장했다. ⓒ 시사저널 구윤성
선진국·중국 증시 주목하라

유가증권 시장의 대장주인 삼성전자·현대차·한국전력 등도 연초부터 배당을 확대하거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줄줄이 발표하고 있다. 실적 악화에 따른 주주 불만을 잠재우려는 목적에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을 필두로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배당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종목 중에서도 시중금리보다 높은 시가 배당률을 보이는 기업이 적지 않다. 주식 투자 차익이 비과세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가가 1년간 현재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은행에 맡길 때보다 훨씬 큰 이익이 된다는 얘기다. 피제이메탈·한국선재·대창스틸·서원인텍·디지털대성·제이티 등이 2014년 상대적으로 배당을 많이 한 종목들이다.

주식 직접 투자가 부담된다면 배당주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배당주펀드는 하락장에서 비교적 덜 떨어지는 점이 매력이다. 신영밸류고배당펀드,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펀드는 지난해 배당주펀드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인컴펀드는 배당주펀드와 비슷한 성격이지만 고금리 해외 채권에도 분산 투자한다는 점이 다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보다 이자나 배당 등 정기적인 수익을 추구한다. 안정적인 투자 성향을 갖고 있는 은퇴자 등에게 추천할 만하다.

요즘은 투자 시장의 운동장을 넓게 써야 한다. 글로벌 변동성이 워낙 커져서다. 일례로 미국 증시의 장기 지표를 분석해보면, 한국에 비해 더 가파르게 올랐으면서도 표준편차는 작은 특징을 보였다. 미국 주식에 투자했을 때 손실을 적게 보면서도 수익을 더 많이 낼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올해는 미국 경기가 정상 궤도에 안착하면서 뉴욕 증시가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2015년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3%대로 예상하고 있다. 10여 년 만에 최고치다. 미국이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올여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전 세계 자금을 빨아들이면서 증시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한승호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6월께로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근본적으로 금융위기의 원인이 치유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달러 강세와 함께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50% 안팎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중국 증시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중산층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소비주나 중국 소비재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 하반기 중국이 금융 시장을 더욱 개방할 예정인데 증시엔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지 않고 있는 데다 구조 개혁이 진행 중인데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거품 우려가 나올 만하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상황을 거의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분산 투자가 해답

기대 수익이 높다면 손실 위험도 크다. 재테크 시장에서 변치 않는 원칙이다. 그나마 위험을 낮추면서 ‘플러스 알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은 장기·분산 투자뿐이다. 매달 고정 수입을 얻는 직장인이라면 이런 투자 습관을 꼭 가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소비 욕구를 억누르고 돈이 생길 때마다 좋은 주식을 조금씩 사놓으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며 “실천 의지의 차이가 노후 삶의 질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분산 투자는 변동성이 부쩍 커진 투자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주식 종목에 대한 분산뿐만 아니라 재테크 수단 자체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주식·예금·채권·외환 상품 등으로 다변화하라는 것이다.

파생형 금융상품인 ELS도 대안 중 하나다. 이종혁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올해는 주식이 가장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되겠지만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때문에 위험을 낮출 수 있는 ELS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에선 차별화가 심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3법’ 시행으로 서울 강남권 아파트에 활기가 돌 전망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가 일제히 완화됐기 때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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